제목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 지은이 주제 마우르 지 바스콘셀로스 / 옮긴이 박동원 / 출판사 동녘
발행연도 2020년 2월 25일 / 가격 13,000원 / 만듦새 132x193(국판 변형), 양장제본 / 편집 구형민 정경윤 박소윤
분야 소설 / 동녘 출판사 제공도서
*동녘 출판사 서포터즈 활동으로 제공받은 도서
너무도 유명한 책. 이번에 오리지널 커버 디자인으로 재출간되었다. 그림체가 뭔가 그로테스크한데... 어린 시절 필독서에 꼭 포함되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내가 읽었던가? 아마 앞부분 조금 읽고 덮었던 것 같다. 동녘 출판사 서포터즈 활동 덕분에 명작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성장소설이다. 당연히 배경은 브라질, 히우지자네이루 외곽의 방구라는 작은 도시를 무대로 한다. 주인공은 다섯 살 어린아이 제제. 실직한 아버지와 여섯 살부터 공장 일을 해온 어머니를 뒀다. 누나들도 공장을 나가거나 집안일을 한다. 가난한 집안에서 만만한 건 제제다. 아버지와 형, 누나들로부터 매맞는 일상이 반복된다.
그런 제제에게 친구가 생긴다. 집 뒤뜰에 있는 라임오렌지 나무. 제제는 그에게 밍기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대화한다. 그리고 또 한 명, 포르투갈 사람인 뽀르뚜가 아저씨다. 그는 아무도 관심 쏟지 않던 제제를 사랑으로 보살펴준다. 그러나 제제는 불의의 사고로 이 둘 모두를 잃는다. 결국 제제는 심한 상실감으로 앓아 눕는다.
바로 이 지점에서 묘한 경험을 했다. 제제가 병상에 있던 중, 동생 루이스가 곁에 오는 장면이 있다. 거의 끝 지점인데 이 부분을 읽다가 어린 시절 생각이 확-하고 났다. 두 살 터울의 남동생과의 추억이 떠올랐다. 제제와 동생 루이스가 케이블카니 동물원이니 하며 허상의 놀이를 하는 것처럼, 어린 시절 나와 동생은 잠들기 전 상상으로 만들어 낸 놀이를 하곤 했다. 내 나이 열 살 즈음이었을까. 무엇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잠자리에 누워 두런두런 말로 하는 이야기를 하다가 잠들었던 기억이 있다. 잊고 있던 기억인데, 저 부분을 읽는 순간 번뜩 생각났다.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은 있다. 제제처럼 순수하고 장난기 가득했던 시절이 있을 것이다. 자라면서 그때의 감수성을 서서히 잊는지도 모른다. 끝내 그 잠자리에서 무엇을 했는지 정확히 기억해내지는 못했지만, 그 시절을 생각하며 몽글몽글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오래된 소설이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