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좌파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김규항이 쓴 예수평전이다. 좌파면 좌파지 B급은 무엇인가? 그는 사회주의자다. 사회주의자라면 냉정히 말하면 사상은 좀 과격하지만 별 영향력은 없는 사람인 셈이다. 주류 좌파도 아닌 B급이니 우리 사회를 보는 냉정함에는 좀 더 날이 서 있다. 그가 본 혁명가 예수. 인간 예수는 교회가 가르치는 그런 예수가 아니다. 혁명을 꿈꾸는 이에게 예수는 가장 성공한 롤모델이다. 그는 분노할 때 분노하고 자기 길을 굽히지 않고 걸었으며 세상을 변화시켰다. 썩고 부패한 목사들의 설교에 분노를 넘어 이제는 들어도 그냥 졸리기만 한다면 새로 성경을 읽자. 이 책은 마르코복음(신약의 마가복음)을 기본 텍스트로한 주해서이다. 김용옥이 설명했듯 예수 본연의 모습이 첨삭없이 가장 잘 드러난 텍스트가 마가복음이다. 성경 속 행간에 숨어있는 진짜 인간 예수, 혁명가 예수를 느껴보자. 김규항의 몇 가지 평을 들어보자. " ... 콘스탄티누스는 처음엔 그런 신학 논쟁에 별 관심이 없었으나 이내 예수가 하느님의 지위를 얻으면 자신의 지위도 함께 격상된다는 점을 간파했다. 교리의 통일을 통해 자신의 통치력을 한껏 가오하할 수 있다는 점도. 그런 정치적 의도로 내려진 결정은 더 이상 다른 견해들을 용납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결정이 오늘 우리가 알고 있는 기독교 교리의 뼈대가 되었다. 그후 오늘까지 거의 모든 지식과 신앙에서 예수는 교리 속의 주인공으로 출발한다... 이성으로든 신앙으로든, 예수를 '갈릴래아에서 온 사람'으로 보느냐 '교리 속에서 온 사람'으로 보느냐 하는 것은 예수의 정체성을 선택하는 결정적인 지표가 된다. " "예수 당시 바리사이인들이 자신들이 비난받을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라 생각했듯, 오늘 바리사이인들은 자신들이 바리사이인인 줄 모른다... 그러나 그 노력은 대개 현실의 근본적인 변화가 아니라 현실의 외피를 덜 추악하게 만드는 일에 머문다. 그들은 오히려 현실이 근본적인 변화를 좇는 모든 노력들을 '비현실적'이라고 냉소한다. 그들은 'NGO', '시민운동', '개혁운동', 그리고 '실현 가능한 진보', '최소한의 상식의 회복' 따위 간판과 표어를 걸고 활동한다. " "성전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었다는 말은 성전에 대한 비판을 넘어 그에 대한 '부인'이다... 그 교회들이 이미 '교회가 아니'라, 교회를 가장한 상점 혹은 기업이라면, 그것은 비판과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부인의 대상일 뿐이다. 예수가 '그래도 성전인데'하며 침묵하던 사람들 앞에서 "강도들의 소굴"이라 외쳤듯이 우리는 '그래도 교회인데'하며 침묵하는 사람들 앞에서 "강도의 소굴"이라 외쳐야 한다. " "이를 테면 아주 많은 사람들이 '예수는 정치적 혁명이 아니라 영적인 혁명을 하려 했다'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그런 말은 '정치적 혁명' 혹은 '영적 혁명'에 대한 그들의 편협한 사고와 이해를 기반으로 할 뿐이다. " "그런 모든 해석이나 의견을 존중하더라도 절대 생략되어서는 안 되는 게 있다. 그것은 바로 예수가 예수가 '지배체제에 의해 사형당했다'는 사실이다... 비폭력주의자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예수가 비폭력주의자인데 왜 사형당했는지 대해 설명해야 한다... 사형은 커녕 1년 내내 뺨 한번 맞을 일 없이 안락하게 살아가면서 예수 흉내로 세상의 존경과 명예를 구가하는 건 예수를 팔아먹는 짓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