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사랑이 시작되었다
페트라 휠스만 지음, 박정미 옮김 / 레드스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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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찾아온다.

남북통일보다 어려울 것 같은 두 남녀. 우연히 얻어 걸리다?

운명처럼 얻어걸린 극과극 남녀의 로맨스!


"사실 아주 그럴듯하고 충분히 공감이 가는 설명이었다. 그는 내게 끌리지 않는다! 그건 어차피 알고 있던 사실이고, 나 역시 그에게 아무 감정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말이 나를 견딜 수 없이 화나게 만드는 건 왜일까?"


27살 이자벨레는 통제된 삶을 사는 사람이다. 정해진 스케줄이 있고 그것에 딱딱 맞게 살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여자이다. 그녀는 하루도 빠짐없이 보는 멜로 드라마가 있고, 정해진 날짜에 운동을 하고, 세탁과 청소를 한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일하는 꽃집 근처에 있는 베트남 식당에서 점심마다 누들수프를 먹는다. 일상이 시계처럼 돌아가는 그녀. 이런 그녀에게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자신이 항상 가던 베트남 식당이 문을 닫은 것이다. 질서정연한 그녀의 삶에 이 작은 변화는 못견딜만큼 괴로운 것이다. 결국 이자벨레는 베트남 식당이 문을 닫고 그곳에 새로생긴 틸스레스토랑에 가게된다. 그리고 레스토랑 메뉴에도 없던 누들수프를 주문한다. 레스토랑측에서는 대체 메뉴를 권하지만 이자벨레는 까탈스럽게 누들수프를 주문하고, 이것저것 요구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 레스토랑의 셰프 옌스는 이런 그녀가 못마땅하다. 그는 언제나 새로운 신 메뉴를 개발해 내는 셰프이다. 이것저것 시도하고 도전하는 그에게 한가지만 고집하는 이자벨레는 그야말로 이해할수 없는 여자이다. 정성 들여 만든 요리를 한방에 거부하는 이자벨레는 그에게 진상손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이자벨레는 자꾸 자신의 식습관에 관여하며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고집불통 까칠남 셰프 옌스가 진상주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서로가 못마땅한 두 사람. 이런 두 사람은 옌스의 여동생 때문에 우연처럼 엮이게 된다.


옌스의 여동생 메를레는 자꾸 말썽을 부린다. 이상할 만큼 독특한 고스족 소녀 메를린에게 옌스는 잔소리도 하고 신경을 쓴다고 하지만 바쁜 셰프생활이 이어진다. 이자벨레는 바쁜오빠와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메를레에게 관심이 필요해 보이는 것을 느낀다. 이자벨레는 메를레에게 자신의 어릴적 모습을 떠올리고 메를린과 옌스의 삶에 자꾸 관여하게 된다. 그리고 옌스가 그리 나쁜 남자가 아니라는 것, 의외로 자신과 대화가 잘 통하는 남자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는 아자벨레와 옌스. 그러는 와중에 이자벨레가 평소 꿈꿔온 완벽한 이상형이 그녀 앞에 나타난다. 부모님의 러브스토리를 들어왔던 이자벨레는 부모님이 서로 한눈에 사랑에 빠졌다는 이야기에 자신 또한 그런 사랑을 꿈꿔왔다.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이상형의 남자... 그리고 이상형과 거리가 먼 옌스... 이자벨레의 운명의 남자는 누구일까?



-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과연 사랑할 수 있을까?

여성이라면 공감가는 영화 <브릿지 존스의 일기>와  연애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소설화 한다면?


이 소설 참 현실적이다. 읽는 동안 영화 <브릿지 존스의 일기>가 떠올랐다. 르네 젤위거가 혼자 담배를 피며 All by myself 를 열창하는 장면, 연애를 잘하고 싶어 산 서재 한 켠의 연애관련서적, 남자한테 차이고 커다란 아이스크림통을 통째로 퍼먹는 폭식, 너보다 잘난 남자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하는 폭풍다이어트, 데이트전 보정속옷을 살까? 섹시한 속옷을 살까? 고민하는 장면. <브릿지 존스의 일기>는 아마 여자라면 한번쯤 해봤을만한 생각과 장면들이 줄줄이 나오는 로맨틱 코미디이다. 이 소설도 그런 현실적인 면이 나온다. 여자들이 한번쯤 상상하는 첫눈에 반하는 로맨스를 꿈꾸는 이자벨레. 그리고 이자벨레와 옌스의 만남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고 적의감으로 가득차다. 오히려 첫눈에 반하는게 아니라 '뜬금없이'우연을 가장해 찾아오는 사랑. 사랑에 운명과 우연이 있다면 우연에 더 가까운 이야기 들이 조금씩 쌓여 운명을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바로 이 소설이다. 로맨스 코미디 같이 달달한 로맨스와 적당한 위트섞인 유머, 그리고 여자의 심리를 잘 반영한 현실감있는 심리묘사까지.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게 아닐까 생각하며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 사랑을 피해온 우리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남녀가 사고처럼 우연히 사랑을 맞이하게되면서 우왕좌왕거리다 결국 행복해지는 로맨스이다. 현실감있는 로맨스 소설을 읽고 싶다면, 피식피식 웃다가 조용히 미소짓게되는 로맨스 코미디를 읽고싶다면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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