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허락 세트 - 전3권
동화 지음, 이소정 옮김 / 파란썸(파란미디어)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동화작가 ‘제대로 사고쳤다!’
1권을 읽는다면 2,3권을 절대적으로 읽게 되는 압도적인 재미란 이런 것!
화천골의 신비로운 대서사, 랑야방의 치열한 전투, 보보경심의 아득한 로맨스를 담아내다!


정말 재밌거나 대단한 소설을 만나면 마음이 조급해져 견딜 수가 없다. 결국 재빠르게 결론부터 언급하고 싶어진다. 결론은? 재밌다를 넘어선 훌륭하다! 누구나 재밌게 읽을 소설이다. 과연 로맨스장르를 ‘누구나’ 재밌게 읽을 수가 있을까? 사실 불가능하다. 그런데 그녀가 <증허락>에서 그것을 성공적으로 보여준다.


그래, 사실 믿지 못할 것이다. 여직 동화의 작품을 보더라도 그러니. 그녀는 줄곧 로맨스에만 머물렀다. 중국의 대표 언정소설 작가 라는 타이틀 만큼 자신이 가장 잘하는 ‘연정’에만 몰두한 것이다. 물론 보보경심에서 역사적 사실을 배경에 둔 황자들의 암투극을 다루긴 했지만 약희의 시선에서 단편적으로 언급되었다. 그런 그녀가 돌연 작품의 스펙트럼을 놀랍도록 넓혔다.


이 작품에 대해 세 가지 소설과 함께 언급하자면, 과과의 화천골, 하이옌의 랑야방, 동화의 보보경심의 독자들이 만족할 만한 작품이라는 거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 대하소설(역사소설은 아니지만 역사소설 같은 긴호흡의 대서사시가 존재한다), 연정소설을 모두 압축해서 담아냈다. 그래서 누구나 재밌게 읽을 수 있다는 말이다.



-화천골과 십이국기에 비견될 놀랍고도 신비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화천골은 상상력을 자극할만한 묘한 배경을 두고 있다. 판타지적인 요소와 무협적인 요소가 만나 한국 독자들에게는 익숙하지 않는 신비한 풍광을 보여준다. 증허락도 그렇다. 증허락의 배경인 인간과 신족이 어울려 살던 '상고시대'는 중국 고대의 지리서이자 신화집인 ‘산해경’의 신화와 영수들을 등장시켜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신비한 또 하나의 세계를 그려준다. 그 신선함과 황홀함은 화천골과 십이국기와 비견될 정도로 아름답고 절묘하게 묘사되어 있다. 즉 판타지, 무협, 시대물을 걸쳐놓은 소재와 배경이 눈앞에서 찬란하게 펼쳐진다. 그것들이 여태 만나보지 못한 것들이기에 그 드넓고 신묘한 세계관이 담아내는 스토리에 눈길이 끌리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랑야방과 삼국지처럼 천하를 얻으려는 신족들의 위대하고도 처절한 전쟁이 시작된다.


랑야방은 기린지재이자 삼국지의 제갈량을 연상시키는 킹메이커 매장소의 비범함이 만들어 내는 아슬아슬한 복수극과 태자,예왕,정왕인 세 황자들의 천하를 얻으려는 욕망이 세차게 부딪치며 벌이는 암투극, 그리고 매장소와 정왕의 로맨스보다 더한 브로맨스가 감동을 일으키며 인기를 얻었다. 증허락 또한 그렇다. 황위다툼보다 더한 나라들간의 암투와 전쟁,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아름답고도 처절한 로맨스와 브로맨스가 신족이지만 인간사와 별반 다를 것 없기에 독자들의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어떤 점들이 그러한가?


증허락에서 보여주는 전쟁은 그 스케일이 어마어마하다. 삼국지를 연상시키는 헌원국, 신농국, 고신국의 영웅들이 자신의 욕망 혹은 의무에 의해 서로를 향해 칼끝을 겨누지만 이들은 그 전에 친구이고 연인이기에 그들이 만들어내는 전쟁은 위대하고도 처절하다. 헌원국의 왕녀 아형과 신농국의 대장군인 적신은 서로의 신분을 모르고 만나 운명적인 사랑을 하였으나, 로미오와 줄리엣은 우스울 정도로 책임과 의무가 만들어낸 오해와 원망의 골을 깊으니 사랑의 시작은 이미 비극의 시작과도 같다. 헌원국의 왕자 청양과 고신국의 왕자 소호는 어릴 적부터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목숨을 함께 하기로한 친우이지만 자신의 나라의 존망이 걸린 전쟁에서 적수로 만나 혈투를 벌이는 것은 어느 암투극 보다 치열하고 서글프다. 

 

-원래의 목적은 잃지 않는다.
동화의 작품 중 가장 위대한 <보보경심>과 비견될 여운 가득 한 로맨스 <증허락>

읽고나면 여운이 깊어 시름시름 앓게 되는 언정소설


동화표 로맨스는 여전했다. 스펙트럼을 넓히되 그녀 고유의 로맨스는 봄날의 벚꽃보다 풍성하고 향기롭다. 그녀의 시대극 로맨스는 현재 <보보경심> <대막요> <운중가>가 출간되었고, 전부 읽어본 본인으로선 가장 재미있는 작품으로는 <보보경심>을 꼽는다. 그런데 앞으로는 <증허락>과 함께 언급될 것이다. <증허락>은 동화표 로맨스가 아주 절절하고 애틋하게 담겨 져있다. 제목 <증허락>의 뜻 ‘이미 허락하였네’라는 말처럼 사랑하는 여인 아형에게 모든 것을 내던진 적신과 자신의 운명이라 여긴 적신에게 온 마음을 허락하는 아형의 로맨스는 맹목적이고 숭고하다. 그들의 사랑은 앞에 놓인 시련과 고난 때문에 서로 오해와 원망을 겪고, 끝내 사무치는 외로움과 그리움으로 아득하게 번져나간다. 딱 동화표 로맨스의 특징이다. 결국 결말은 여운이 참 깊다. 읽고 나면 시름시름 앓는 소설이 증허락이다. 당분간 로맨스를 읽고싶어도 읽지 못할 정도로 동화표 로맨스는 강력하다.  


+@동화작가의 작품중에서 로맨스에 충실하되 가장 많은 장르적 요소를 담고 있는 소설이다.

가장 다양하고 많은 독자들이 사랑할 거라 생각된다.

동화작가의 전작들을 모조리 구매해 읽은 본인으로써 <보보경심>만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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