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목욕탕
나카노 료타 지음, 소은선 옮김 / 엔케이컨텐츠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세상 가장 따뜻한 비밀과 뜨거운 사랑이 있는 곳.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한 가족의 비밀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따뜻한 목욕물처럼 담아낸 마을을 데우는 가족 소설.

강철 멘탈 대인배 엄마 후바타는 행복목욕탕의 주인이다. 현재는 휴업중이지만, 그 계기는 철없는 남편 가즈히로 때문이다.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유서 깊은 목욕탕이자 가업을 내팽겨치고 여자와 바람나 가출해 버린 것이다. 후바타는 고등학생 딸 이즈미와 함께 텅 빈 행복목욕탕 만큼 허전한 집을 지키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여고생인 이즈미는 아직도 엄마가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지 않으면 스스로 일어서지 못하는 엄마바라기이다. 그 나약함 때문인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며 학교생활에 부적응중이다. 이런 불행은 아무것도 아닌 매사 긍정적인 강철 멘탈 후바타. 이런 그녀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두통과 현기증으로 몸이 안 좋은 후바타는 어느 날 병원에서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뜻밖의 소식을 전해 듣는다. ‘시한부’란다. 후바타의 나이 겨우 마흔둘이다. 젊고 파릇파릇하진 않아도 죽음과는 먼 나이. 더군다나 혼자 서지 못하는 딸이 있다. 결국 후바타는 죽음앞둔 상황을 절망할 시간은커녕 평범한 사람보다 더 바쁜 삶을 계획한다. 집 나간 남편 찾아오기, 망해가는 목욕탕 일으켜 세우기, 약해빠진 딸 홀로 서게 하기, 자신의 비밀 털어놓기. 그 첫걸음으로 탐정을 고용해 남편을 찾기로 한다. 남편만 찾으면 한숨 돌릴 것 같았건만, 찾은 남편은 10년전 바람을 피워 낳았다는 딸 아유코와 함께 이웃마을에 살고 있는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후바타는 둘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남은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 정열 가득한 엄마는 다시 가족을 일으켜 세울 수 있을까?


-영화 한편 볼 이 시간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짧막하지만 의외의 감동이 있는 소설

레트로 감성의 목욕탕 소재, 시한부의 엄마, 개성넘치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가족들

한데 엮기 어려운 것들이 엮어 만들어내는 가슴 따뜻한 가족애


이 소설은 애초에 영화가 기반이 된 소설이다. 나카노 료타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상업영화 <행복 목욕탕>의 원작 소설이니 말이다.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시나리오가 기반이 된 소설이라 그런지 작은 크기와 얇은 두께 만큼 빠르고 편하게 진행된다. 마치 영화한편을 감상하는 것처럼. 실제 읽는 시간도 영화 한편을 볼 시간이면 충분히 다 읽힌다. 하지만 이 작은 소설이 담은 메시지는 묵직하니 가슴 한 구석을 울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소재 목욕탕 덕분에 어릴 적 아련한 기억이 떠오르고, 가족의 사랑을 가장 충만이 받은 시절인 어릴 때가 떠올라 기분좋은 가족에 관한 추억이 새록새록 샘솟는다. 그 덕에 더 따뜻한 시선으로 페이지를 바라보게 된다.

개성 넘치는 가족. 정열 가득한 시한부 엄마, 가출했지만 미워할 수 없는 서툰 아빠, 왕따를 당하는 내성적인 딸 아즈미, 친엄마에게 버림받은 반항기 딸 아유코가 만들어 내는 이야기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 만큼 엉뚱하리만큼 유쾌한 면이 곳곳에 보인다. 시한부 엄마라는 설정을 두고 있음에도 마냥 칙칙하고 무겁기만 한것이 아니라, 활기차고 유머러스한 부분이 군데군데 익살스럽게 튀어나온다. 일본영화의 특징이랄까? 전혀 상황에 맞지 않은 코드를 유발해 전혀 반대의 감정을 끌어올리는 의외성이 넘치는 전개가 이 소설에도 보인다. 이렇게 가볍게 읽히다가도 중간 중간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는 소소하고 따뜻한 장면과 결말부에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으니 책장을 덮고 난 후에는 복잡한 감동에 휩싸이게 된다. 혈연관계에 의한 책임과 의무에 의해 할 수 없이 한 집에 사는 가족이 많은 이 시대, 진정한 가족애와 일본영화 같은 개성 넘치지만 소소한 맛이 긴 듯 소설을 읽고 싶다면 추천한다. 

+@영화한편 보는 느낌으로 가볍게 읽히나 묵직한 뒷맛이 따르는 가슴따뜻한 가족애를 그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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