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 이 문장이 당신에게 닿기를
최갑수 지음 / 예담 / 2017년 2월
평점 :

-로맨스 소설보다 더 사랑스러운 이야기
멜로 영화보다 더 공감되는 이야기
여담이지만 로맨스문학에 대한 감정은 좀 남다르다.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한 달까? 스릴러나 SF처럼 불가능한 것을 이야기 할 때 상상을 하는 즐거움은 독자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평등한 느낌이지만, 로맨스는 충분이 현실 가능한 이야기이면서도 불가능한 것들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읽다보면 손해 보는 느낌이 든다. 쉽게 말하면 정말 로맨스 소설에서 나올 법한 운명적인 사랑을 하는 사람이 느끼는 것과 사랑다운 사랑을 제대로 해보지 못한 사람이 느끼는 것은 같은 로맨스 문학을 읽어도 감흥이나 체감의 차이가 있을 것 같다는 말이다. 그래서 ‘나도 이런 사랑을 해봤으면’ 하고 설레다가도 ‘그건 로맨스소설(혹은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지’ 혹은 ‘정말 연애를 잘하는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지’ 하고 이내 씁쓸해진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로맨스’가 있다. 화려한 문학이 아닌 소소한 에세지지만 말이다. 로맨스 소설보다 사랑스럽고 멜로 영화보다 더 공감되는 이야기. 읽다보면 문장 자체가 가슴에 스며들어 추억이나 누군가의 얼굴이 문득문득 떠올라 예쁜 추억에 웃다가도 그리움에 아득히 퍼져오는 이야기. 최갑수의 <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이 바로 그런 책이다.
우리는 항상 로맨스를 꿈꾼다. 사랑은 본능과도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을 주제로 삼는 로맨스 소설이나 멜로 영화는 현실과는 다르다. 그래서 내 사랑이 초라해 보이기도 하고 하찮게 보이기도 한다. 이런 평범한 사람들의 사랑을 ‘나도 그랬어요, 당신도 나와 같지 않나요?’ 하고 그는 꾸밈없는 솔직함으로 ‘툭’하고 준비 없는 마음에 들어와 눈부시도록 따뜻한 어구로 ‘꼭’하고 끌어 앉는다.
공감은 위로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최갑수의 에세이를 읽다보면 아! 하고 탄성을 지르며 공감하면서 한줄 한줄 밑줄을 긋게 된다. 그 한 글자 한 글자를 곱씹고 곱씹어 감정이 넘쳐 흘러 가장 깊숙한 스스로의 밑바닥을 보길 원해서 인지도 모른다. 밑바닥에 다다르면 그의 문장이 더 따뜻하게 전해져 토닥토닥 위로의 손짓을 보내니까. ‘내 사랑이 틀린게 아니구나’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에 위로와 용기를 얻게 된다.
언제부턴가 내 사랑만 바보 같고 등신 같아 이내 꼭꼭 숨고 틀어박혀, 스스로를 '감정고자' 내지는 '연애불감증'을 만들고 나선 ‘난 혼자가 편해’라는 현실타협에 이르고 ‘난 혼자여도 괜찮아’ 스스로에게 거짓 위로를 한다. 그리고 실제로 혼자가 만든 외로움이 더 이상 외로움이 아닌 편안함으로 익숙해 질 때쯤 우리는 쉽게 매마르고 사랑을 포기 하게 된다.
최갑수의 책을 읽다보면 포기한 사랑을 다시 꿈꾸게 된다. 공감과 위로가 만든 위대한 결론이다. '다시 사랑해보자, 다시 여행가보자'. 마음이 크게 흔들린 것 치고는 결론은 제법 단출하다. 하지만 선뜻 결심하긴 어려운 것들이다. 현실을 내세워 핑계 삼고 도망쳐 잊어버린 것들 사랑 그리고 여행. 공감과 위로 용기가 필요한 사람에게 그리고 다시금 사랑과 여행을 꿈꾸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