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꽃 1
셀레네 지음 / 스칼렛 / 2017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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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없음) 

장르: #시대물 #궁중암투 #궁중로맨스 #삼각관계 혹은 사각 관계
이우(황후): #현명여주 #능력여주 #태어날때부터 금수저 #초중반 탈탈 털리는 고생여주
희윤(황제): #나쁜남주 #개 나쁜 지존급 나쁜남자 #결국 아쉬운
희원(아친왕:황제의이복형): #다정남주 #해바라기남주 #순정남주 #할땐 하는 남주 
송소화(귀비): #순진여조 #암유발여조 #‘난 아무것도 몰라요’ 시전 #황제의 단 하나뿐인 꽃
최이란(혜비): #입체적 인물 #악인이라 단정할 수 없음 #걸크러쉬 #핵사이다 #욕망덩어리

모든 비빈에게 공평했던 기나라 황제 희윤, 늦은 밤 호숫가에서 한 떨기 작은 꽃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날부터 내명부는 파란에 휩쓸린다. 그 작고 여린 꽃은 귀비 송소화로 어리고 순진한 여인이다. 공녀들 중 가장 낮은 지위로 입궁했고 궁녀로 머물 운명이었지만 하룻밤 황제의 눈에 들어 1년도 채 안되 귀비가 된다. 황제 희윤은 뒷배가 없는 송소화에게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싶고 모든 사랑을 그녀에게만 준다. 내명부의 비빈들은 법도도 깡그리 무시하고 오로지 송소화에게만 몰두하는 황제에 대한 불평불만으로 송소화를 시기질투하고 파벌을 형성하기에 이른다. 그런 송소화의 방패막이가 되어준 것은 다름 아닌 황후 이우였다.

이우는 모든 남성이 꺾고 싶은 천하절색의 꽃 같은 외모를 지녔으며, 황후의 자리에 걸맞게 지혜롭고 올곧은 대쪽 같은 성품의 소유자이다. 오로지 황제만을 사랑했으나 황제 희윤는 그런 이우를 적대시하고 홀대하고 끝내 학대하기에 이른다. 황제가 이우를 끔찍하게 싫어한 것은 이우가 지닌 눈부신 배경 때문이 아닐까. 이우의 집안은 건국부터 이어온 일등공신가문이며 이우의 아비는 희윤을 황제로 옹립한 재상이고 오라비는 대장군이다. 황제는 황후의 집안 세력을 견제하기도 하고 비교하기도 하면서 자격지심과 아집으로 똘똘 뭉치게 된다. 그리고 송소화를 사랑하는데 미쳐, 제 옆을 지키고 선 황후 이우에게 온갖 모친 고초를 겪게 한다. 자신의 사랑을 위해 자신을 사랑해주는 이를 하염없이 희생하게 만든다.

황후 이우는 그런 황제의 사랑이 평안하도록 상처투성이로 제 자리를 지킨다. 황제의 사랑은 황후의 희생위에 세워진다. 그런 황후의 상처를 더 아프게 지켜보는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아친왕 희원이다. 황제의 자리 따윈 욕심이 없는 그저 서글서글하고 해사한 웃음을 지닌 황제의 이복형. 하지만 희윤이 이우에게 상처를 줄때마다 미치도록 후회한다. 그때 더 열심히 욕심냈더라면, 더 치열하게 싸웠더라면, 그래서 황제가 되었더라면 지금 황후 우의 옆에 있는 사람은 자신일거라고, 원하지도 않던 황제자리였건만 한 여자 때문에 그 자리에 미련이 남는다...

- 감상 : 가치있게 재밌다!

<악의 꽃> 결말부터 이야기 하자면 ‘가치있게’ 재밌다! 로맨스 소설의 구입기준이 ‘소장각’과 ‘재탕’(다시보기)인데 둘 다 충족할만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동양풍의 고전 로맨스를 좋아하는데 가장 인상 깊게 본 작품은 궁개꽃, 기란, 보보경심, 연록흔이다. 보보경심은 판타지 성향(현대인 장효가 청나라시대로 타임슬립)이 있음으로, 연혹록에는 무협 사극이라는 요소가 있음으로 제외하고 오로지 궁중 로맨스에만 몰두한 궁개꽃과 기란과 비교하자면 제법 견주어 볼만하다.

궁개꽃이 지독한 악녀가 주인공이라 신선했다면 악의 꽃은 초반부터 냉대받는 여주 이우 때문에 신선하다. 흔한 삼각관계처럼 두남자가 한여인을 사랑하는게 아니라 처음부터 뼈져리게 아픔을 견뎌야하는 여주는 신선하다. 궁개꽃의 개리처럼 홀대받는 이우는 가엽게 여겨지며 때론 상대방역을 욕하며 몰입하기 좋다. 기란의 효열태후와 자불태후의 권력욕때문에 벌어진 궁중암투는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려고 권력을 쥐려하는 생존형 악역 이란의 투지로 사극 로맨스에 여인의 암투라는 극적인 요소를 더한다. 

물론 궁개꽃과 기란은 3권으로 좀 더 촘촘하고 장대한 서사를 구축했으니 그 점을 가만해 봐야 한다. 악의 꽃은 2권으로 궁개꽃이나 기란이 비해 좀 더 가볍고 인물들이 명확한 면이 있다. 하지만 명확하지 않은 것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남자 주인공이다.

-  견인차: 사랑에 미친 두 남자! 남주는 누구인가? 독자의 남주 찾기!

(사랑하진 않지만 놓아주진 않겠다) 천하의 나쁜남자 황제 희윤
vs (사랑을 위해 모든걸 건다) 지상 최고의 로맨티스트 애틋남자 아친왕 희원


송소화만을 사랑하나 황후 이우가 사랑한 남자 황제 희윤, 그런 이우를 바라보고 지켜주려는 아친왕 희원. 소설의 중반까지만 해도 이우와 함께할 남자주인공이 명확하지가 않다. 그것이 이 소설을 끌고나가는 힘이랄까? 작가는 황제가 후회남이 돼서 돌아갈지, 아친왕이 이우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군데군데 떡밥을 잘 뿌려 넣는다. 황제 같은 경우는 이우의 마음이 돌아설 때 끝까지 놓지 않으려는 하지만 여전히 송소화를 사랑하는 모습으로 그릇된 소유욕을 보여준다. 아친왕은 지켜보고 참아내다 끝내 이우의 손을 잡아버리는 상황이나 황제의 여인이라는 금기와 이우가 사랑하는 남자는 황제임으로 독자는 갈피를 잡기 어렵다. 결국 독자의 남주 찾기는 이 소설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 몰입도: 극과 극으로 치닫는 스토리에는 철저하게 극과 극인 인물구도가 존재한다.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황제의 사랑만큼은 갖지 못한 황후 이우,

아무것도 없지만 황제의 사랑만큼은 전부 가질 수 있었던 송소화,

두 여인이 사랑에 목맬 때 사랑보다 권력을 택한 이란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어느것 하나도 놓을 수 없었던 황제 희윤,

모든 것을 다 버리더라도 한 가지 이우만을 욕심냈던 아친왕 희원.

극과 극으로 치닫는 악의 꽃은 처음부터 확연한 인물구도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초반 몰입도가 좋다는 말이다. 가면 갈수록 누가 더 행복한 삶인지 누가 더 옳은 삶인지 가늠해보고 이리저리 재보게 된다. 각각의 인물들은 다 결핍을 지니고 있고 그 결핍이 대립구조를 가진 상대방이 너무나 쉽게 가진 것이기에 인물들은 더 애가타고 처절하다. 그것을 빼앗으려거나, 지키려거나, 버리려거나 그들의 선택을 지켜보는 독자는 극과 극인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극적인 스토리에 잠시라도 눈을 뗄수가 없다.



-  여운 : 최고의 악인은 없다. 그저 제 각기 자신의 사랑을 지키려던 것일뿐...


이 소설의 최고의 매력이랄까? 알고 보면 최고의 악인은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솔직하고 거침이 없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하고 때론 그 역할을 던져버리고 철저히 자신만의 사랑에 모든 것을 내던진다. 자신에게 상처만을 준 황제를 사랑한 황후 이우, 권력과 사랑을 모두 쟁취하고자 했지만 선택에 길에 놓였던 황제 희윤, 황제 희윤을 비롯 어느하나 놓을 수 없어 눈이 멀어 버린 송소화, 동생의 아내이자 궁궐에서 가장 고귀한 꽃을 보듬어버린 아친왕 희원, 황제의 사랑이 아닌 황제의 권력이 탐이 났던 자신만을 사랑한 여인 혜비 이란. 이들 중 특히나 악역으로 생각될만한 황제, 송소화, 이란 같은 경우도 작가는 타당성과 납득할만한 요지를 심어준다. 독자가 철저히 미워할만한 악인들에게도 동정어린 따뜻한 시선과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사랑을 지키려 발버둥치고 악해질수도 있다는 솔직하고 담대한 메시지를 담아낸다. 그렇기에 좋은 결말이지만 욕한 만큼 서글퍼지는 묘한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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