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데이
조너선 스톤 지음, 김무겸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새로운 출발을 꿈꾸는 이삿날, 장밋빛 춘몽은 순식간에 핏빛 악몽으로 변해버렸다.
그 남자의 물건에 함부로 손대지 마라! 목숨을 잃고 싶지 않다면...

“당신이 짐승을 풀었어. 그 녀석을 다시 우리에 넣지 못할 거야.”

노장 액션이라는 점, 빼앗긴 것을 되찾는 점에서 영화 <테이큰>과 <맨 인 더 다크>가 떠올랐다. <테이큰>은 소중한 딸이 인신매매 조직에게 납치되었고 딸을 구출하는 전직 요원 아빠가 그려졌다. <맨 인 더 다크>는 눈 먼 퇴역 군인의 집에 침입한 빈집털이범들이 오히려 집안에서 갇혀서 집을 탈출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테이큰>과 <맨 인 더 다크>의 공통점, 이들은 빼앗긴 것을 찾기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는 노장이라는 것, 그리고 악당들이 노장이라 얕보았다가 뒷일을 감당할 수 없었다는 점, 그런 노장에게는 ‘비밀’이 있다는 것...

이번에 읽은 <무빙 데이> 역시 이런 맥락을 가지고 있다. 앞선 영화들을 재밌게 보았다면 이 책이 기대해볼만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비슷한 맥락을 가진 무빙데이,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72살의 노인 스탠리는 40년동안 살았던 뉴욕을 떠나 산타바바라로 이사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스탠리에게는 로즈라는 부인과 자녀들과 손자소녀들까지 있고 성공한 사업가로서 남부럽지 않은 재산을 가지고 있다. 화목한 가정과 부유한 재산.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삶을 살고 있는 평범한 노인인 스탠리. 스탠리는 이사를 앞두고 이삿짐 직원을 고용한다. 녹색 유니폼을 말끔히 차려입은 이삿짐 직원들이 도착하고 직원들은 열심히 스탠리의 물건들을 화물차에 옮겨 싣는다. 스탠리는 직원들의 깔끔한 일처리와 친절함에 기분 좋은 이사를 하게 되고, 그 모습들을 바라보며 옛 정이 든 물건들과 함께 크고 작은 추억들을 회상하기도 한다. 이삿짐을 보내고 앞으로의 새 출발에 대해 설레며 40년을 살았던 텅 빈 집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다. 다음달, 아침 그 설레던 기분은 악몽과 경악으로 뒤바뀐다. 이삿짐 센터에서 짐을 실러 오게 된 것이다. 전날의 이삿짐 직원들이 도둑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스탠리는 분노와 허탈감에 시달리고 결국 복수를 다짐하며 거대한 대륙을 횡단하며 사기꾼 닉을 추격하게 되는데...

​-추격전이 속도감이라 전부라는 편견을 깬, 은밀하고 치밀한 추격전! 그리고 끔찍하고 처절한 뒷 이야기 까지...

<무빙 데이>는 재밌다! 재미가 되는 관전 포인트를 말하자면 이렇다. 첫째는 줄거리에서 드러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다. 노인과 사기꾼, 되찾으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추격과 사기가 교묘하고 음밀하게 진행된다. 액션영화처럼 빵빵 터진다기 보다는 노인의 추격적은 고요하고 치밀하다. 그래서 고조되는 분위기 또한 색다르다. 닉을 점점 조여오는 노인의 추격전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닉이되버린냥 심장이 벌렁거린다. 둘째는 노인의 정체이다. 출판사 소개글에 있음으로 스포는 아니라는 생각에 적어두자면, 노인은 홀로코스트의 생존자였던 것이다. 홀로코스트는 제 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로 '제사'라는 의미를 두고 있다. 600만명의 사람들이 ‘인종청소’라는 명목으로 대량으로 학살된 사건인데 거기서 살아남은 스탠리의 과거사가 문득문득 엿보일 때 인간의 잔인함, 폭력성, 광기에 공포스럽지만 그로 인해 무너지는 삶의 모습또한 참담하고 암울하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장점은 <무빙 데이>는 추격전이 속도감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데서 새롭고 놀랍다. 음밀하고 치밀하게 서서히 조여오는 맛이 있다. 소리없는 차가 강하다라는 옛날 CF선전이 떠오르는 소설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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