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완벽한 1년
샤를로테 루카스 지음, 서유리 옮김 / 북펌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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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면서 처음으로 누려본 완벽한 1년,
새해 첫날 벼락처럼 그를 찾아온 마법의 선물!

1월 1일, 여느 때처럼 조깅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요나단.

그는 자신의 자전거 핸들에 다이어리가 들어있는 가방이 걸려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의 삶은 변화하기 시작한다... 

요나단 그리프는 대저택과 유명 출판사를 소유한 재력 있는 남자이다. 일을 돈으로 해결하며, 삶도 돈으로 살아가는 이 남자. 남들이 보기에는 완벽한 일생을 살아가는 듯 보여도 그에게는 남다른 과거가 존재한다. 하나, 사랑하는 아내는 자신의 절친과 눈이 맞았다. 여자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충분한 재력을 가진 그가 머리 벗겨진 배불뚝이 절친에게 아내를 빼앗긴 것. 누가 봐도 자신보다 한참 모자란 절친을 왜 아내가 사랑하는지 이해 못할 노릇이다. 더군다나 아내는 새해면 매년 달콤한 초콜릿을 선물한다. 뭐하자는 상황인지. 장난하는 건가? 둘, 현재 요나단이 운영하는 출판사의 이전 사장이었던 아버지가 치매에 걸려 요양원 신세를 지게 된다. 아직 자신만의 경영철학이 없는 요나단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경영을 한다. 월급사장인 마르쿠스는 출판사 매출이 부진을 못 벗어나고 있음을 알리고, 전통적으로 순수문학을 출간해온 출판사가 이제 대중문학을 받아들여야하는지의 여부를 두고 고전을 하게 된다. 출판계와 어울리지 않는 철학전공인 그. 바지사장이였던 그에게 도전이 시작된다. 셋, 이 다이어리가 끌린 이유이기도 하다. 그에게는 어머니가 없다. 어릴적 부모의 이혼으로 어머니는 그를 떠나고, 연락이 끊어지면서 그는 어머니에 대한 결핍과 복잡한 감정을 가지게 된다. 헌데 이 다이어리의 손글씨가 떠나버린 어머니의 글씨체와 꼭 닮아있는 것. 그는 유실물센터로 가던 발걸음을 돌리게 된다. 다이어리 주인을 찾으면 어머니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이 다이어리는 ‘완벽한 1년’에 대한 계획이 있다. 요나단은 이제 그 ‘완벽한 계획’에 따라 삶을 살아가 보도록 한다. 이 일기장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면 어머니를 만난다는 기대감으로...

한편, 요나단이 다이어리를 줍게 되는 시점에서 2달전. 또 다른 주인공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녀의 이름은 한나 마르크스. 한나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랫동안 친구와 준비한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 사업이 성공 조짐을 보이고, 사랑하는 남자친구 지몬이 곧 청혼해 결혼을 할 것만 같다. 그런 그녀에게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지몬의 상황이 달라진 것. 지몬은 직장과 건강을 잃고 의욕마저 상실하게 된다. 병원에서 그에게 암선고를 내린 것이다. 한나를 너무나 사랑한 지몬은 그녀에게 짐이 되길 원치 않아 그녀를 자유롭게 놓아주기 위해 이별을 선언한다. 갑작스러운 비극적 상황. 하지만 다행이도 안나는 불행의 그림자를 이겨내는 긍정적인 정신의 소유자로 지몬을 위한 새해 다이어리를 준비한다. 다이어리 제목은 ‘당신의 완벽한 1년’. 그녀는 새로운 한 해 동안 자신과 지몬이 어디서 무엇을 할지를 작성하며 지몬과의 함께할 앞날을 계획한다. 꿈과 희망은 어떤 상황에도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한나. 하지만 지몬의 병세는 날로 심각해지고 지몬은 결국 한나가 새해 선물로 준 다이어리의 새 주인을 찾아줘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리고 1월1일. 그 다이어리는 요나단의 자전거 핸들에 걸리게 된다.

-서로 다른 시공간의 교차. 서로 다른 사고방식과 배경의 소유자인 남녀. 
우연 같은 필연의 연속. 끝내 빠져드는 운명 같은 사랑이야기.

이 소설은 요나단과 한나의 시점이 교차된다. 요나단이 한나의 다이어리를 발견하면서 삶이 변화하는 이야기와 한나가 요나단의 다이어리를 쓰게 되는 배경이야기가 교차된다. 중반까지는 다이어리의 주인이 발견되지 않아서 누가 왜 다이어리를 요나단에게 전했는지에 관한 궁금증으로 추리물처럼 급속도로 빠져들게 된다. 중반이 넘어가면 다이어리에 얽힌 이야기가 밝혀지고 비로서 가슴 아프고도 설레는 로맨스가 펼쳐진다. 서로 다른 시점의 교차 플롯이 탄탄한 짜임새를 가진다는 말이다. 또한 사고방식이 전혀 다른 남녀가 가지는 로맨스는 흥미롭다. 요나단은 걸어다니는 시계 같은 남자이다. 인생에 대한 별 생각도 없고 그저 돈으로 삶을 살아가며 정해진 계획대로 살아가는 삶에 의미가 없는 남자이다. 반면 한나는 긍정적인 정신의 소유자이며 정해진 계획대로보다는 우연에 삶을 맡기는 여자이다. 각기 다른 사고방식의 남녀가 우연히 주운 다이어리를 계기로 스쳐지나가는 풍경은 로맨스 드라마에서 나오는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만날 듯 못 만나고 끝내 만나고. 전혀 호감이 아닌 인상으로 시작되지만 급속도로 빠지는 사랑. 결국 드라마같이 사랑하고 이별하는 모습들이 펼쳐지고 그 속에서 사람의 인생과 운명을 보여준다. 한편 로맨스와 더불어 요나단의 삶의 변화도 흥미롭다. 사장으로써 성장하는 이야기와 아버지와의 관계의 변화, 새로운 친구이자 멘토인 노숙자의 등장으로 외적으로 완벽한 그가 내적으로 완벽해지는 성장기는 어느덧 꼬장꼬장한 그를 응원하게 만든다. 여러모로 볼것이 많은 소설이다. 불치병 소재가 들어가서 <미비포유>와 비교되지만 다른 느낌이다. <미비포유>가 눈물이 펑펑 쏟아지는 로맨스이고, 로맨스에 전념했다면 <당신의 완벽한 1년>은 가슴 설레는 로맨스이고, 로맨스 외에도 삶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어느 소설이든 재미는 보장되니 취향 따라 읽어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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