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나폴리 4부작 2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억압된 사회속에 내던저진 두명의 여인.

그녀들의 파란만장한 인생과 우정, 역사가 담긴 대서시시.

보편적이지만 특별한 두 여인의 우정, 그리고 삶!

 

나폴리 4부작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60년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둔다. 당시의 시대상은 가부장이 극에 달했고 그에 따라 여성의 권리는 바닥이었으며 지금처럼 자유롭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두 여인 릴라와 레누의 삶, 고난, 우정, 사랑 등을 이야기한 소설이 나폴리 4부작이다. <나의 눈부신 친구>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떠나간 자와 머무른자>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로 구성된 이 이야기는 두 여인의 60년에 걸친 일생에 관한 이야기이다.

 

전작 <나의 눈부신 친구>에서는 릴라와 레누 두 여인의 유년기부터 사춘기 까지의 우정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다. 이 이야기는 이어지는 이야기임으로 잠깐 언급을 하자면 이렇다. 나폴리의 가난한 동네에서 자란 릴라와 레누는 서로에게 가장 친한 친구이다. 그들은 서로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절친한 사이이지만 그들 사이에는 묘한 감정의 기류가 존재한다. 그들은 항상 함께 했기에 친우이자 라이벌이기도 했다. 경쟁관계에 놓이다 보니 우정은 존재하지만 질투심도 존재했다. 애증. 그들의 관계는 그렇게 볼 수 있다. 릴라는 타고나길 명석하고 영리해 학교에서 1등을 차지하는 모범생이다. 릴라의 비해 타고난 것은 없으나 노력으로 자신의 빈곳을 매우는 레누는 릴라를 앞서고 싶지만 항상 릴라의 뒤에 서게 된다. 또한 자랄수록 릴라는 아름다워지고 모든 남성의 시선을 독차지 하게 된다. 레누는 릴라와 자신을 비교하며 열등감과 자괴감에 빠져든다. 한편 릴라는 명석한 두뇌를 가졌으나 구두수리공의 딸이라는 경제적 빈곤과 그 당시의 가부장적인 시대상 때문에 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없다는 현실에 좌절한다.

 

이어진 <나의 눈부신 친구>에서는 두 친구가 같은 길을 걷다 다른 길을 걷게 되는 과정이다. 성인 여성으로써 두 여인은 성장하게 되는데 그 길이 판이하게 다르다. 전작에서 레누는 내적인 절망감에 시달렸고, 릴라는 외적인 절망감에 시달려야만 했다. 이어진 이야기에서도 그들의 삶은 순탄치가 않다. 전편에서 학업을 포기하고 일찍이 결혼하게 된 릴라. 릴라는 구두수선공인 아버지의 일을 도와 구두를 만들었고 그 구두를 비싼 값에 산 식료품점 주인인 스테파노는 릴라에게 반해 행복한 미래를 약속한다. 하지만 릴라의 정성과 열정이 담긴 구두는 스테파노의 사업 수단이 되어 나폴리의 마피아 조직인 카모라와 연관된 솔라라 형제에게 넘어가고, 이를 결혼식장에서 알게 된 릴라는 스테파노에 대한 배신감에 분노를 터트린다. 아름다운 신혼여행이 되어야만 하지만 릴라와 스테파노는 크게 다투게 되고 스테파노는 이성을 잃고 릴라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급기야 강간까지 하게 된다. 처음 스테파노와의 결혼당시에는 뭇 여성들이 부자와 결혼하는 그녀를 부러워 했지만 그녀는 이제 천박하고 폭력적인 남편을 둔 여자가 되었다. 경제적으로 부유하나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성향의 그녀는 남편의 억압과 남편의 폭력이 남자답다고 칭송하는 주위의 반인륜적인 분위기에 점점 자신을 잃어가게 된다. 한편 레누는 공부를 계속하면서 자신보다 늘 뛰어났던 릴라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 애쓴다. 반면 릴라는 옹졸하고 남성우월적인 동네에서 벗어나 공부를 하고 꿈을 이루는 레나를 부러워한다. 이런 가운데 레나가 짝사랑해온 니노가 등장하고 릴라는 지긋지긋한 결혼생활을 벗어나 니노와 위험한 일탈을 하기에 이르는데...

 

 

- 우정(성장) 소설도 되지만 페미니즘 소설이기도 한

 

이 소설은 여성의 우정을 이야기 하는 소설이다. 하지만 단순히 우정만을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험난한 시대와 모자란 환경에서 분투하는 여성의 삶이 아슬아슬하고도 안타깝게 드려졌다. 즉 불모지에서 극적으로 피어나는 한 떨기 꽃 같은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소설에 페미니즘 소설이라 붙인 이유는 전반적으로 불쾌감이 들 정도의 남성우월적인 시대상을 배경으로 두었기 때문이다. 릴라는 신혼여행날 남편에게 폭력과 강간을 당하지만 주위의 시선은 피해자인 그녀를 탓하거나, 그녀를 때린 남편이 남성성이 훌륭한 남자로 인정하는 태세가 그려진다. 가난과 가부장문화로 인해 뛰어난 역량을 무시당하고 학업을 포기해야만 했던 어린 시절에 이어 성인시절도 폭력과 억압이 끊이질 않는다. 하지만 릴라는 거기에 순응하지 않는다. 니노라는 남자를 만나 사랑하게 되고, 친구인 레나의 공부를 돕는다. 항상 다른 길을 모색하고 다른 인생을 그려나가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엘레나 페란테의 <홀로서기>란 작품이 있는데 남편으로부터 일방적인 이별 통보를 받고 마음에 상처를 입은 여성이 자신의 삶을 되찾아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작가성향인지 남성으로부터 상처 입은 여성의 심리와 상황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을 담담한 문체지만 엄청나게 역동적인 스토리로 풀어내는 면이 이 소설에도 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