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김성한 지음 / 새움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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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덮어씌운 살인사건의 변호를 내가 맡았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서스펜스 스릴러!

법의 사각지대에 숨은 교활한 살인마를 만난다.

 

뜻밖에 너무 재미있으면 초반부터 결론을 꺼내고 싶어질때가 있다. 이 경우가 그렇다. 결론은? 욕이 나올정도로 재밌다! 평소 한국형 스릴러보다는 일본,미국,북유럽만 선호하던 내가 뜻밖에 괴물같은 작품을 만났다. ‘달콤한 인생빠르게가 아니라 미친 듯이 넘어가는 페이지에 속절없이 당해버렸다. 처음보는 작가, 익숙하지 않는 한국 스릴러. 무섭게 빠져든다는 말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꼈다. 달콤한 인생은 카카오페이지 연재 3주만에 동시구독자 3만명을 기록하며 열띤 호응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모바일 연재의 특성 때문인지 토막토막 잘린 듯 호흡이 짧은 문장과 서스펜스가 압축된 플롯은 독서를 잘 하지 않는 사람도 휙휙 넘어가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장황한 묘사와 설득력을 갖추기 위해 늘어지는 추리스릴러 때문에 벽돌책이 나오는 요새 적당한 두께의 부담 없는 달콤한 인생은 성질 급한 사람에게도 딱 환호 받을 소설이다. 어떤 이야기 인지 줄거리를 이야기하자면 이렇다.

 

억대 연봉에 화려한 인맥의 변호사 박상우. 서른여섯 살의 젊은 나이임에도 패배를 모르며 연승을 거두는 그는 한마디로 잘나가는 변호사이다. 부촌 2층짜리 그림 같은 집에, 어릴 때부터 좋아해온 아름다운 아내, 탄탄대로의 억대연봉 직장. 결혼 후 한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아 고생했지만 최근에 임신한 아내까지. 이제 곧 귀여운 아이의 아빠가 될 박상우. 모든 사람의 꿈꾸는 그야말로 달콤한 인생의 주인공이다. 헌데 그는 달콤한 인생을 살고 있음에도 더 달콤함을 원한다. 불타는 욕망을 품은 인물. 그는 아름다운 아내를 가졌음에도 술집 여자를 정부로 삼아 성욕을 충족시키고 변호사라는 직업과 남부러울 것 없는 수입을 가지고도 끊임없이 더 높은 곳을 탐한다. 너무 많은 것을 바라면 탈이 난다던데. 그 탈이라는 표현보다는 어마어마한 일이 그에게 일어난다. 그의 달콤한 인생이 쓰디쓴 인생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 날 아내가 친구들과 여행을 가게 된다. 언제나처럼 정부와의 뜨거운 밤을 보내려던 박상우. 정부와 함께 있는데 그에게 한통의 전화가 온다. 다름 아닌 아내의 전화. 날씨가 좋지 않아 비행기가 결항되었고 아내가 집에 돌아온다는 것. 박상우는 급하게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급하게 주차를 하다 바퀴로 맥주병을 밟고 이제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자신의 몸에 남은 향기를 아내가 눈치 챌 것 같아 차에서 잠시 눈을 붙이게 된다. 아내가 잠든 후 들어가려고 했지만 너무 오래 잠든 그는 급하게 차에서 내리고 우연히 어떤 남자와 시비가 붙어 객기로 싸우게 된다. 그리고 정말 재수 없게 순식간에 사람을 죽인다. 싸움도중 손에 잡힌 것으로 휘둘렀는데 그것이 아까 주차시에 밟았던 맥주병 조각이었고 상대남자는 즉사한 것. 운수가 더럽게 나쁘다는 말로는 설명이 안되는 상황. 그는 자수를 해야하나, 정당방위를 주장해야하나, 이대로 내 인생은 끝났구나 오만가지 생각에 휩싸인다.

 

그때 그런 그에게 한줄기 희망?이 보이게 된다. 때마침 그 현장을 지나가던 이웃집 소년 병호. 평범한 사람이였다면 증인이 될테지만 그에게 이 소년이 희망이 된 이유는 병호의 병 때문이다. 이웃집 소년 병호는 다운 증후군으로 지능이 고작 아혼 살 정도며 간혹 난폭해지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거다. 순간 박성호의 눈빛이 번뜩인다. 박상우는 사건현장에 자신의 흔적을 지우고 병호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기 위해 증거를 조작한다. 맥주병에 병호의 지문을 심고 병호의 옷에 혈흔을 묻히고, 병호에게 사망자의 모자를 씌워준다. 이제 살인범은 병호가 된 것이다. 결국 병호는 체포되고 모든 것을 벗어난 것처럼 보였던 박상우. 그런 그에게 뜻밖의 상황이 전개된다. 병호의 아버지가 박상우에게 변호를 의뢰 한 것이다. 이제 그는 그가 덮어씌운 살인사건의 변호를 맡게 된 것이다. 그의 달콤한 인생은 계속 달콤할 수 있을까?

 

줄거리에 소개되었듯이 초반부터 살인사건이 일어나 흥미를 끈다. 더군다나 살인사건을 덮기위해 그가 저지르는 만행이 하나둘 연결되면서 점점 분위기는 고조되며 가면 갈수록 박상우의 극악이 어느정도까지 될까 그의 악행의 끝은 어디일까 더더욱 몰입하게 된다. 살인사건의 범인을 밝히는 추리스릴러소설은 많다. 하지만 달콤한 인생은 다르다. 초반에 범인을 내세우고 그 범인의 내면에 빠져들어 그가 느끼는 불안과 긴장을 고스란히 느끼며 눈덩이 불어나듯 그가 덮고 덮는 일련의 범행들을 가슴조이며 쫓아보게 된다. 그래서 이 소설은 미스터리가 아니라 서스펜스 스릴러로 구분된다. 죽고 죽이는 연쇄살인마를 쫓는 흔해빠진 스토리가 아니고, 범인은 누구일까 골머리 앓지 않아도 되고, 복잡한 트릭 때문에 이것저것 대입하지 않아도 돼서 좋다. 이것들은 장점이 될수도 있지만 대부분이 이렇다보니 간혹 이렇게 빨리 읽히고 스릴러에만 전념하는 단순하면서도 가독성이 풍부한 소설. 목적의식이 뚜렷한 오락성 소설이 반가운데 이게 딱 그런 소설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릴러를 처음읽는 사람도 많이 읽었던 사람에게도 적극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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