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메로네 - 테일 오브 테일스
잠바티스타 바실레 지음, 정진영 옮김 / 책세상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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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모든 동화는 이 책에서 시작되었다

백설공주, 헨젤과 그레텔, 잠자는 숲속의 미녀

세상 모든 동화의 매혹적인 최초 버전, 어른들을 위한 잔혹 동화

영화 [테일 오브 테일즈] 원작

 

영화 테일 오브 테일즈의 원작 소설. 이 소설은 어른들을 위한 잔혹 동화라는 수식어가 모든 것을 표현해 주는 소설이다. 우리가 어릴적 알고 있던 아름다운 동화는 그리 아름답지 않고 사실은 어른들을 위해 만들어진 기괴하고 폭력적이며 선정적인 이야기들의 모음이란 충격적인 사실을 소개한다.

 

지중해의 셰익스피어라 불러진 17세기 이탈리아 작가 잠바티스타 바실레가 구전되는 민담을 모아 집대성하고 바로크 양식을 가미해 나폴리 방언으로 집필한 것이 바로 이 펜타메로네이다. 제목의 뜻은 5일간의 이야기로 닷새 동안 열명의 이야기꾼이 10가지의 이야기를 왕궁 청중 앞에서 들려주어 총 50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5일동안의 이야기가 시작됬는지 그 시작을 이야기 하면 이렇다.

 

옛날 옛적 발레 펠로사(울창한계곡)에 왕이 있었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딸, 공주가 있었는데

그녀의 이름은 초차였다. 왕의 딸은 예언자 자라투스트라나 우는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처럼 단 한 번도 웃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직 이 외동딸만을 보며 살아가던 왕은 초차공주를 웃게 만들기 위해 광대, 굴렁쇠 묘기자, 곡예사, 가수, 저글러, 차력사, 춤추는 개, 도약하는 원숭이, 술 먹은 당나귀, 무녀 루차 등을 불러왔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초차공주를 웃게 만들진 못했다. 명의의 의술로도 그녀의 입꼬리는 올라가지 않았다.

 

결국 왕은 결정적인 시도를 하게 되었다. 왕궁 대문 앞에 커다란 기름 분수를 만들라고 지시를 내린 것이다. 분수를 지나가는 행인들은 기름이 튈까 폴짝폴짝 펄쩍펄쩍 깡충깡충 가진 동물들처럼 뛰어 다니면 공주가 웃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분수가 완성되자 초차는 격자창 앞에서 시무룩히 분수를 내다보았다. 그리고 어느 날 한 노파가 항아리를 들고 분수에 오더니 스펀지에 기름을 적셨다 짜는 방식으로 항아리에 기름을 채우기 시작했다.

 

헌데 이때 왕궁의 시동 하나가 돌을 던졌고 그 돌에 노파의 항아리가 깨져버리고 말았다. 노파는 걸쭉한 욕설을 마구 퍼부으며 길길이 날뛰기 시작했다. 시동 역시 지지 않고 되바라지게 욕설로 대답을 했다. 노파와 시동은 그렇게 서로 개싸움을 벌여댔다. 이 모습을 본 초차공주는 깔깔대고 웃기 시작했다. 드디어 왕의 오랜 염원이 이루어진 샘이다.

 

하지만 초차공주의 웃음에 노파는 격분했다. 그녀가 자신을 놀린감으로 여긴 탓이였다. 노파는 캄포 로툰도(둥근들판)의 타데오 왕자가 아니면 절대 남편을 맞지 못할 것이다 라고 공주에게 저주를 내린다. 타데오 왕자는 요정의 저주로 도시 성벽 외곽의 무덤에 누워있고, 그를 깨우기 위해서는 무덤 갈고리에 걸려 있는 물통에 사흘 동안 자신의 눈물로 그 물통을 채워야만 한다는 것이였다.

 

공주는 결국 왕의 보물창고에서 금화 한 줌을 챙겨 왕궁을 몰래 빠져 나간다. 걷고 또 걸어간 끝에 요정의 성에 다다르고 요정에게 자신의 사연을 들려주었다. 요정들은 연민으로 공주에게 세가지 선물 (호두,,개암 한 알씩과 소개장)을 주고 각자 똑같은 충고를 했다. “이것을 소중히 간직했다가 아주 절실한 순간에 깨뜨리거라라고. 초차는 받은 선물을 간직한채 다시 여행길에 오른다.

 

그리고 여러 바다와 강을 건너 칠년의 세월 끝에 지치고 초췌한 모습으로 왕자가 있는 캄포 로툰도에 도착했다. 그리고 왕자의 묘에 걸려있는 물통를 가져가 이틀 동안 계속 울어 손가락 두마디 정도만 남기고 물통을 모두 채운다. 그리고 두 마디를 남긴채 우느라 지친 초차는 깜빡 잠이 들이 들어 버린다. 이때 마침 지나가던 여자 노예는 그 물통을 낚아채 눈물을 몇 번 짜냈고 결국 여자노예가 물통을 다 채우게 된다.

 

저주가 풀린 왕자는 깨어났고 그 여자노예에게 감격해 그녀를 자기 왕국으로 데려가 아내로 삼는다. 잠에서 깬 초차는 비어있는 무덤을 보고 망연자실하여 죽음을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을 고치고 왕자를 찾으러 뒤늦게 왕국으로 향한다. 왕국에서는 축연이 열렸고 초차는 이제야 상황을 파악하게 된다. 그녀는 왕자가 사는 성벽이라도 보기위해 미련을 못버리고 그의 주위를 맴돌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초차는 요정들이 그녀에게 준 선물과 충고를 기억해내고 그 호두, , 개암을 깨서 노예에게 마법을 건다.

 

노예가 탐이 날만한 것들로 노예를 유혹해 노예가 그것들을 갖지 않으면 배속에 있는 왕자의 아이를 죽이겠다고 협박하게까지 만든다. 왕자는 할 수없이 노예의 험악한 요구로 노예에게 모든 것을 가져다 주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요구로 노예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듣고 싶어 안달이나 왕자에게 조르게 된다.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배속의 아이를 죽이겠다고 겁박하자 왕자는 노련한 이야기꾼 10명을 뽑아 하루에 한편씩 이야기를 하라고 명령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해 판타메로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5일 동안 열명의 이야기꾼이 이야기를 하고 이야기를 마치면 세상사를 풍자하는 유쾌한 연극을 벌이고 하루를 마무리 하게 된다. 그리고 5일이 지난 후 마지막날 초차는 자신의 이야기들 좌중앞에서 이야기한다. 노예의 속임수와 악행들을 고발해 진실을 밝힌 것이다. 그리고 결국 이야기는 아름다운 동화같이 마무리 된다. 권선징악이 대부분의 동화의 주제인 만큼 결국 만삭의 노예는 처형되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던 공주는 제자리를 찾아 왕자와 결혼하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판타메로네는 이러한 50가지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의 밖 초차공주의 이야기로 구성되어있다. 50가지의 이야기는 우리가 알고 있던 동화가 아니라 엽기적이고 그로테스크며 에로틱하다. 동심을 여지 없이 깨트리는 요소로 각 편의 이야기가 모두 반전이 있는 소설이다. 아름다움과 추함, 미의식을 향한 여인들의 끝도 없는 탐욕, 근친상간이나 부정에 의한 성욕, 남을 것을 빼앗아 자신의 배를 불리는 식욕 같이 모든 인간의 욕구가 비하와 편견 그리고 욕설과 비속어로 꾸며진 탐미스럽고 욕구에 충실한 소설이다.

 

구두가 맞지 않아 발을 자르는 신데렐라, 자는 동안 강간당하고 임신한 잠자는 숲속의 미녀, 아버지로 인해 괴물 오그리의 아내가 된 공주, 자식을 낳기 위해 용의 심장을 먹은 왕비, 왕과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스스로 살가죽을 벗기는 노파, 자신이 원하는 남편을 직접 빚어 만든 여인 등 인간의 본래 욕망에서 비롯된 가장 추악한 부분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이 소설의 매력은 인간의 가장 어두운 본성을 까발리며 엽기적이고 충격적으로 알고있던 동화를 뒤업는데에 있다. 모든 이야기가 반전 소설로 재탄생되는 소설. 동화의 진실을 알고싶은 사람에게, 반전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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