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세상
톰 프랭클린.베스 앤 퍼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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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결코 잊어선 안 될 일들이 있어……

검은 거래와 부패, 약탈, 총격으로 얼룩진 1920년대의 미국,

사상 최악의 대홍수가 덮치며 인내와 희망과 직업을 잃고

오직 생존을 위해 제방 위에 선 사람들의 화합과 도전의 대서사시!


1927년, 폭우는 계속되고 미시시피강은 점점 불어난다. 강 주변의 도시들이 물에 잠길 위기에 처했고 곧 제방이 무너질 거라는 불안한 예감이 하브나브 랜딩 마을을 불안과 공포로 내몰게된다. 이런 불안한 분위기 가운데 연방 밀주 단속원 햄 존슨과 테드 잉거솔이 하브나브로 파견된다. 2주전 실종된 다른 밀주 단속원들을 찾기 위해서다.

2주전에 실종된 요원들은 아내에게 증류소를 발견했다고 말했고 그 뒤에 연락이 끊겼다. 밀주업자들이 밀주을 만들다 적발되면 검은돈으로 단속원을 매수하곤  한다. 하지만 실종된 단속원들은 매수될 만한 인물들이 아니고 아내에게 성과를 알렸기에 이 경우는 매수라기보다는 살해되었다고 판단된다. 또한 수재민 구호 총 책임자이자 상무장관으로 다음 대통령으로 유력한 후버는 자신이 맡은 지역에서 사고가 나길 원치 않고 실종자들이 살해되었다고 발표해야 하는데 그때 살인범을 검거한 소식을 함께 터트려 언론의 집중을 받길 원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결국 햄 존슨과 테드 잉거솔을 일주일 기한을 두고 하브나브로 파견되게 된다.

밀주 단속원들이 실종된 마을로 향하는 햄 존슨과 테드 잉거솔. 추적추적 내리는 비속에 처음부터 순탄지가 않다. 첫 걸음부터 범죄 현장을 목격하게 된것이다. 홍수로 인해 옥수수껍질을 까는 일조차 할수없던 가난한 부부가 강도로 변해 총격전을 벌인 참담한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생존에 의한 절박함이 평범한 부부를 강도로 만들 것이다.

총격전 끝에 주인과 강도 모두 죽게되고 주인의 총에 사망한 강도부부들의 피가 흥건한 가운데 죽은강도들의 갓난아이를 잉거솔이 발견한다. 잉거솔은 고아출신이기 때문에 그 아이에게 남다른 감정을 느꼈고 7일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아이까지 데리고 다닐수 없다는 파트너의 만류에도 결국 내버려두지 못한다. 결국 잉거솔은 그 아이를 보살펴줄 사람을 찾아 나서게 된다.

이 아이는 후에 딕시 클레이라는 여인이 맡게 된다. 딕시 클레이는 제이콥이라는 어린 아이를 둔 엄마였다. 제이콥은 병이 있었고 아픈아이를 안고 외도를 일삼는 남편을 찾아 다니다 길에서 아이가 죽은 사연이 있는 여자이다. 아픈과거때문인지 아이에게 집착하고 모성애가 남다른 딕시. 하지만 모두들 몰랐다. 그녀의 이면을. 그녀는 이 지역 최고의 밀주 제조업자이며 잉거솔이 추적하는 실종된 단속원들의 실종과 관계가 있는데...

한편 미시시피 강의 굽이진 곳에 위치한 마을을 구하기 위해 제방을 쌓는 사람들과 이 제방을 파괴함으로써 다른 마을을 구하려는 사람들. 돈과 자신의 터전중에 선택해야하는 사람들. 수몰반대파와 수몰찬성파의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인근 기차역에서 다이너마이트 20킬로그램이 분실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제방폭파와 마을이 수몰될수도 있다는 불안감으로 마을은 긴장과 불안이 고조되고 햄과 잉거솔은 위험을 직감하고 실종자탐색업무를 제쳐두고 제방 파괴 공작원을 찾기로 한다. 하지만 이미 뒷거래와 부정부패로 썩어버린 마을, 아무도 믿을수 없는 그곳, 1927년 최악의 재난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1927년 미시시피 대홍수를 배경으로한 스릴러소설'이라고 정의하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담은 소설.

재미와 여운을 모두 가진 '작품성'이 돋보이는 보기 드문 스릴러 소설.

자연이 주는 재해와 사람이 만들어낸 재해, 사상 최악의 이야기가 덮처오는 소설...  


1927년 미시시피 대홍수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였다. 재난, 재해를 넘어선 모든 것의 판도를 바꾸는 ‘재앙’이였다. 27000평당 마일이 30피트까지 침수된 미국에서 일어난 가장 강력한 홍수.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더했으니 그 위력은 상상이 불가하다. 20만명이상의 흑인들이 미시시피 강 하류에 있는 집을 떠나 구호 캠프에서 오랜 시간 거주해야만 했고, 이들은 북부로 이주해 생업인 농업을 포기해야만 했다. 또한 대홍수로 인해 구호노력을 하지 않은 연방 정부가 국가적인 재난을 대처하고 피해 복구를 도울 만한 기구가 설립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었고 정부는 후에 발생할 또 다른 홍수를 방지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긴 제방 및 방수로를 만들게 된다.

1927년, 많은 사람의 목숨과 터전을 앗아가고 풍경을 바꾸었으며 인종관계와 정치 판도까지 바꿔버린 어마어마한 재앙이 이 소설의 배경이다. 자연재난속에 정치적인 술수, 수몰 찬성파와 반대파, 금주법과 밀주산업의 민낯, 제방파괴공작, 실종과 살인사건 등 자연이 만들어낸 재해와 인간이 만들어낸 재해가 마구잡이로 몰아친다. 마치 1927년 그날의 재앙처럼. 그리고 그 한가운데, 그것을 벗어나려는 인간들의 나약함과 강임함의 공존, 모든 것이 파괴되고 수몰된 후 그 땅에서 피어오른 새싹 같이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사랑으로 모든 것을 극복하는 이야기. 작가는 그날의 재앙 같은 어마어마한 소설을 써버렸다.

이 소설은 역사소설, 연애소설, 스릴러소설, 추리소설, 어떤 분야라고 딱히 말하기 어려운 모든 것이 담겨있어 어떤 장르를 좋아하던지 간에 그닥 상관이 없이 빠져들 수 있는 소설이다. 모든 장르가 실배경을 두고 억지스럽지 않게 물 흐르듯 타당성있게 표현되었기 떄문에 두서없지 않고 각각의 감정에 몰두할 수 있다. 결국 작가는 어떤 장르의 독자던간에 그 독자의 감정을 손아귀에 쥐고 이리저리 정신없이 흔들 것이다.

또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소설은 지루하기가 쉬운데 그 역사적 배경의 참담함을 너무 사실적으로 뛰어나게 묘사한 탓에 활자를 읽고 머리속에 ‘상상하는게’ 아니라 ‘그려짐’으로 그 시대를 모르는 사람도 20년대 영화 한편을보듯 쉬이 볼수있어 역사를 배경으로한 소설치고 쉽게 넘어가는 소설이다. 스토리 인물 묘사 배경 모든게 잘 고루고루 갖춰져있기에 가독성이 좋고, 스릴러나 로맨스가 공감되는 포인트가 많아 확실히 오락성도 있다. 또한 역사적 배경을 두고 철저한 고증과 조사가 밑받침 되어있기에 기본 짜임새와  탄탄한구성이 빛어낸 여운까지 있으니 작품성이 빛난다. 참 두루두루 멋진 소설이라는 평이 절로 나온다. 작가가 '미시시피 미시시피'로 골드 대거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으니 이 책도 읽어볼 수 밖에 없다. '완벽한 소설'이라는 평이 아깝지 않은 소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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