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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타이드 ㅣ 워터파이어 연대기 3
제니퍼 도넬리 지음, 이은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 바다 왕국에서 펼쳐지는 마법 전쟁! 역사상 가장 매혹적인 인어공주가 온다!
다크 타이드는 카네기 상 수상 작가이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인 제니퍼 도넬리의 디즈니 글로벌 판타지 프로젝트 ‘워터파이어 연대기’의 시리즈이다. 딥블루, 로그웨이브에 이은 3번째 시리즈로 절정을 향해 치닫는 골목에 자리하고 있으니 서스펜스와 스릴감이 남다르다. 타크 타이드에 대해 언급하기 전에 시리즈에 대해 언급하자면, 이 시리즈는 영 어덜트(YA) 소설계로 인어공주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흔히 인어공주를 떠올리면 로맨스의 대명사이지만 이 소설은 녹아내릴 것 같은 로맨스와 더불어 아슬아슬한 모험, 정치적 음모, 험난한 과제, 예상치 못한 반전 등으로 스릴감과 서스펜스를 더하며, 우아하고 아름다운 공주로써의 인어공주가 아니라 역경과 고난을 헤치며 성장해 여왕으로써 자리매김하는 거친 인어 공주를 표현하는 소설이다.
딥블루는 베니스 부근 아드리아 해에 있는 인어왕국, 미로마라의 패망을 다룬다. 미로마라의 인어공주 세라피나는 모계 계승으로 인해 왕위를 이어야 하며 그 여왕 계승식 중 하나인 도키미 행사를 시작하게 되는데 세라피나는 행사 전부터 여러 가지 복잡한 심경이다. 마틸리의 황태자 마흐디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마흐디와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고, 스스로 마법 노래를 부를 수 없다는 고민에 중압감에 시달린다. 그래서 일까? 불길한 꿈을 꾸고. 그리고 그 불길함은 현실이 된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이 즐거운 왕위 계승식 날 이사벨라 여왕과 아버지가 암살자에 의해 목숨을 잃고 미로마라 궁은 혼란에 빠지며 세라피나는 도망자 신분이 돼서 왕국을 떠나게 된다. 친구 닐라와 도망친 세라는 적들에게 쫓기는 가운데 꿈의 계시에 따라 정체를 알 수 없는 적과 맞서게 되고 모든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인어(링), 앞을 보지 못하지만 미래를 예언하는 인어(아바), 스스로 빛을 내는 인어(닐라), 강철 같은 의지를 가진 인어(베카), 강력한 적과 같은 마법을 부리는 인어(아스트리드), 이 비밀을 가진 인어들과 피의 동맹을 맺고 함께 왕국을 구할 방법을 찾기로 한다.
로그웨이브는 피의 동맹을 맺은 인어들이 트라호의 공격으로 뿔뿔히 흩어진 후 부적(적 오르페오의 괴물 아바돈을 죽일)을 찾아나서는 세라피나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트라호 추격과 세라피나를 죽이려는 사내로 인해 추격과 탈출을 반복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아틀란티스에서 부적의 단서를 얻고 링과 재회하여 다시 도망친 세라피나는 고향 미로마라로 향하게 된다. 한때 융성했던 왕국은 패망국이 되버렸고 그곳에서 만난 요리사 필로메나에게 트라호의 후원자였던 옴펨므가 자신을 구해주었던 아르만도를 살해했음을 알게 되고 아르만도의 유언과 같은 편지 속에 자신의 외숙부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알게 된 세라피나는 군대를 모아 돌아온다는 외숙부의 소식에 희망을 갔게 되고 외숙부를 만나러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뒤이어 밝혀지는 적의 정체에 절망하게 된다.
다크타이드는 세라피나의 임무가 더 뚜렷해지고 전쟁의 서막을 알리게 된다. 미로마라의 여왕을 죽이고 왕좌를 차지한 ‘적’과 괴물 아바돈을 풀 악의 마법사 오르페오의 계획을 막기 위해 블랙 핀 저항군의 리더가 되어 정당한 왕위를 되찾는 전쟁을 준비한다. 전쟁 준비로 인한 자금 확보를 위해 궁 지하에 위치한 귀중품 보관실에서 보물을 훔치고 고블린 종족의 족장과 협상해 저항군의 새 거처를 마련하고 인어들의 훈련소와 숙소, 먹을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등 점점 성장하며 진정한 여왕으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한편 링과 베카는 죽음의 기사들(발레리오의 부하)에게 추격을 당하며 위기를 겪게 되고 이 과정에서 아스트리드가 베카를 구하고 함께하게 된다. 어딘가 겉도는 비밀을 가진 아스트리드. 사실 그녀는 노래주문을 걸 마법 능력이 없었다. 이로 인해 오르페오와 맞설 능력이 없는 아스트리드. 또한 발레리오의 계략으로 아버지인 왕을 독살하려 했다는 누명을 쓰고 절벽 끝에 서게 된 아스트리드. 동료 베카는 이 사실을 알고 아스트리드의 능력을 되찾을 방법을 강구하게 된다. 한편 링은 죽음의 기사들의 추격 끝에 잡혀 그들의 포로가 되고 그곳에서 자신의 아버지와 재회하게 된다.
다크 타이드는 이처럼 전작들과는 다르게 세라피나의 성장이 두드러지며 다른 동료 인어들의 과거와 비밀들이 속속들이 밝혀진다. 특히 링과 아스트리드의 이야기가 두드러진다. 배신과 음모로 인해 불안과 위기, 고난과 역경이 고조된다. 그 속에서 감춰둔 자신들의 비밀과 약점을 털고 이로 인해 성장하고 각각의 색을 찾아가는 인어들이 이제는 더 이상 철부지가 아니라 각각의 위치를 찾아 싸우는 용사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 해리포터의 방대한 판타지와 헝거 게임의 몰아치는 스릴과 인어공주의 아름다운 로맨스가 숨쉬는 소설
간만에 정신없이 질주했다. 한권 다크 타이드를 위해 전작들을 빠르게 스캔하듯이 읽었다. 생각보다 방대한 분량에 난감하기도 했고, 작가가 설정한 생소한 인어 용어가 난해하기도 했다.(다행히 뒤편에 용어사전이 있으니 복잡해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주하듯 읽었다. 그만큼 유치하지 않고 뻔하지 않고 지루하지 않는 말이다. 오로지 재미와 의미가 가독성 있게 담겨있다. 이 소설을 평하자면 해리포터의 판타지, 반지의 제왕의 프렌드쉽, 헝거게임의 스릴, 인어공주의 로맨스가 고루 담겨져 있다고 평하겠다. 꼼꼼한 인어세계의 설정과 마법이야기는 해리포터의 호그와트 마법학교 만큼 세세하고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어 판타지 장르의 목적인 상상의 즐거움을 충족시킨다. 반지의 제왕에서의 반지 원정대가 떠오르는 인어들의 피의 동맹은 고난을 함께 넘기며 뜨거운 열정으로 똘똘 뭉친 우정을 선보인다. 헝거게임에서 캣니스가 겪는 목숨을 건 사투가 떠오르는 세라피나의 모험기는 왕국을 멸망시킨 적들의 정체와 거대한 음모, 배신이 난무해 반전을 이뤄내며 스릴있게 표현됬다. 디즈니 인어공주 에리엘이 아름다운 처녀로 변신한 문어마녀와 왕자를 둔 삼각관계 로맨스는 황태자 마흐디를 사이에 둔 세라피나와 세라피나의 연적 루시아 삼각관계로 목소리를 잃은 에리엘보다 안타까운 로맨스가 그려낸다. 결국 이 소설은 인어공주라는 소재가 동화에서 비롯되 누구나 알고있고 유치할것같은 어리석은 편견은 완벽하게 깨부신 복합장르의 결정판이다.
- 재미와 의미를 두루 갖춘 남성편향적인 영웅소설의 틀을 깬 성장소설
흔히 재미가 있음 의미가 없다. 그래 장르소설을 읽으면서 무슨 의미(교훈)를 찾겠는가? 그런 내가 이 소설을 읽은 후 ‘어랏? 재미는 물론이고 의미까지 있네?’라고 생각했다. 그렇다, 이 소설은 재미와 의미를 두루 갖춘 소설이다. 철부지 같던 천진난만한 공주 세라피나가 가족과 왕국을 잃고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고 배신과 음모로 인한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며 소녀에서 여자로, 공주에서 여왕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는 잘 쓰여진 영웅소설, 성장소설 같다. 특히나 영웅소설 같은 경우 보잘 것 없던 소년이 스승을 만나 능력을 배우고 격투끝에 적을 물리처 어떤 업적에 이르게 되는데 그 과정이 다분히 남성편향적인 면모가 있다. 헌데 이 소설은 인어공주가 주인공이고 누군가에게 무엇을 배워서 이겨나간다기 보다는 스스로 자립하고 동등한 동료들과 우정을 키우며 자신의 사랑을 지키며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또한 동화로 인식된 연약하고 아름다운 인어공주가 아니라 패망한 왕국을 되찾고 일으키려는 잔다르크나 뮬란의 이미지로 비견되는 인어공주는 나약함을 벗어던지고 개척정신과 진취성향을 갖춘 용감한 용사로 그려진다. 아직 소녀임을 간직한 어른에게는 다양한 장르소설의 재미를, 남성편향적인 영웅소설로 성장소설을 거부하는 여자아이들에게는 교훈을 줄 수 있는 책이다. 두루두루 연령에 관계없이 권하고픈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