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비서들 - 상위 1%의 눈먼 돈 좀 털어먹은 멋진 언니들
카밀 페리 지음, 김고명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 상위 1%를 모시는 흙수저 비서들이 꾸미는 부의 재분배 프로젝트!

티나 폰타나는 빈곤한 집안의 이탈리아 이민자 2세로 태어났다. 별볼일 없는 그저그런 집안. 흔히들 말하는 태생부터가 흙수저다. 하지만 심성이 착하고 바른생활을 해온 그녀는 누구보다 정직하고 열심히 살아왔다. 정직하고 열심히 공부만 한 덕에 명문이라 불리는 뉴욕대 영문과에 입학했고 대학이 흙수저를 금수저로 바꿔줄 희망을 꿈꾼 어떻게 보면 훌륭하고 어떻게 보면 순진한 그런 여자가 티나이다. 차근차근 알바를 걸쳐 소개를 통해 겉보기엔 훌륭한 직장을 얻었고 그 직장은 세계 굴지의 언론사 회장이자 억만장자인 로버트의 비서 자리이다. 이제 그녀는 금수저가 되었을까? 허나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도 않다. 겉보기엔 대단한 직장을 다니는 티나는 명문대학을 나왔지만 6년째 발전 가능성 없는 단순 업무만을 반복하며 10년째 학자금 대출을 갚고 있다. 대출금에 원룸 월세를 생각하면 연애는 사치고 낙이 있다면 퇴근 후 인터넷으로 드라마를 보는 정도인 일명 건어물녀이다. ‘이러려고 명문대를 갔나?’ 싶을 무렵. 그녀의 인생에 ‘우연’이란 이름의 ‘유혹’ 혹은 ‘기회’가 찾아 온다.

어느 날 출장으로 인해 상사의 비행기티켓을 결재하는 일이 생긴다. 헌데 회사 법인 카드가 한도가 찼고 결국 자신의 카드로 대신 결제하게 된다. 회사에 결제 내역을 올리고 기다리는 데 이 환급 과정에서 회사 자금 2만 달러가 그녀의 수중에 떨어진다. 그녀의 연봉은 약 4만불, 학자금 대출은 2만 달러가 남았다. 눈먼 회삿돈 2만 달러. 소심한 원칙주의자 티나는 몇 날 며칠을 고민한다. 그리고 결국 유혹에 못 이겨 회사돈으로 학자금 대출을 갚아버린다. 영수증 조작으로 아무도 모를거라 생각했는데 경비 처리부서의 비서 에밀리에게 들켜버린다. 거짓으로 결재 올린 것을 알아버린 에밀리는 자신의 학자금 대출 7만 달러도 갚아달라고 협박하게 되고. 더군다나 상류층 출신의 금발미녀인줄 알았던 협박녀 에밀리가 사실 집도 절도 없는 신세로 이젠 티나의 원룸에 까지 얹혀살게 되는데. 이래저래 엮인 관계. 결국 둘은 불협화음 베프가 되고, 티나는 에밀리의 학자금까지 횡령하게 된다.

헌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회계팀장 마지가 이들의 범행을 눈치채고 자신의 팀 비서 한 사람의 학자금 대출 8만 달러를 갚아 달라고 강요하게 된다. 이런식으로 티나가 갚아주어야 할 비서들의 학자금 대출은 점점 늘어난다. 하루에 연봉급의 돈을 뿌려내며 써대는 악덕 재벌의 눈먼 돈을 횡령해 학자금 대출금의 빚더미에 허덕이는 여직원들의 구원투수가 되버린 티나. 그리고 흙수저 횡령 범죄 비서단. 그들의 반란은 성공할 것인가?


- 현실적이고 실랄한 사회 비판에 위트와 유머를 녹여내다! : 삼포세대를 위한 사이다 소설!

카밀 페리(작가)는 에스콰이어 편집장의 비서로 일한 여성이다. 그래서 그런지 젊은 여성의 시점과 비서라는 직업상의 이야기가 실감나게 표현되어 있다. 명문대를 나와 새 사람이 될 것 같은 비서들이 사실 새 옷을 입은 것 뿐, 겉으로는 번지르한 옷차림과 허세가 가득하지만 그 속은 학자금 대출과 저임금으로 허덕이는 여전한 빈곤층인 사실을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한번 흙수저는 영원한 흙수저. 이 책은 일류 대학을 나와도 별다를 것 없는 안타까운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된 사회현상을 실랄하게 비판한다. 삼포세대인 요즘 젊은이들이 느끼는 좌절감과 상실감 허탈감 배신감 등을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여기까지 평하다 보면 이런 의문이 생긴다. ‘헌데 이것들이 소설의 소재로 적합한가?’ 나는 소설의 목적은 단연 ‘재미’를 위한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알고 있는 팍팍한 현실을 소설에서 까지 굳이 읽고 싶진 않단 말이다. 헌데 이 소설은 다르다. 무거울 것만 같은 소재가 작가의 탁월한 위트와 유머로 명쾌하게 써져있다. 다소 칙칙하고 무거울 것만 같은 비판적 소재를 이토록 상큼 발랄하게 표현하다니! 소재와 스토리 사이의 괴리감이 전혀 안 느껴질 정도로 타당성을 가지며 제옷을 찾아 입은듯 어울리니 극찬을 할 수 밖에 없다. 암울과 우울한 세태를 비판하되 티나와 에밀리의 불협화음 우정, 티나와 케빈과의 밀당 로맨스, 재벌들에게 대적하는 ‘빈손연합’의 좌충우돌 아슬아슬 횡령기 등으로 소설의 참 목적인 ‘재미’를 멋들어지고 통쾌하게 보여준다. 2016년 삼포세대를 위한 사이다 소설이 있다면 바로 이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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