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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버스터 1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 “당신의 악몽을 물리친다!”
“미스터리와 SF, 사회비판.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 ‘미야베미유키’의 새로운 매력!”
미야베 미유키. 그녀에 대한 나의 애정은 남다르다. 하지만 접근하기 어려운 도도한 소설이랄까? 애정은 있는데 많이 읽지는 못한 모순된 사정을 가진다. 추리, 미스터리, 공포, SF, 판타지, 사회비판, 시대, 청소년 소설 까지 장르를 화려하게 변주하면서 써내려가는 그녀의 소설은 장르의 매력요소를 잘 파악해 거기에 맞춘 독특한 소재로 써 내려갔고 그 소설은 나에게 무척 매혹적이였다.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짧막한 호흡의 문장을 읽어와 토막문장으로 빠르게 쳐내려가는 소설에 익숙한 나는 미미여사의 긴 호흡의 세밀한 묘사 문구가 눈에 잘 익지가 않아 헤맨적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애정을 가진 이유는 독특한 소재, 다양한 장르 때문이기도 하지만 소설 속 인물을 통해 사회의 모순과 병폐를 날카롭게 파헤칠 때 인물들이 ‘사람’임을 잊지 않으며 상처받은 사람으로써 인물들을 그려내 어딘가 씁쓸하기만 묘한 여운을 주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히가시노 게이고와 더불어 일본추리소설계의 여왕으로 양대산맥으로 취급되며 미미여사라는 애칭까지 얻은 미야베 미유키. 일본 월간지 다빈치가 매년조사하는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순위에서도 에쿠니 가오리와 요시모토 바나나를 물리치고 7년째 1위를 차지할 정도니 그녀의 작품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인기작임은 틀림없다.
이런 그녀가 신간을 내놓았다. 드림버스터. 화차 이후로 오랜만에 만난 그녀의 소설이다. 사실 얼마 전 어떤 감사한 분께서 내게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을 권해주셨는데. 이참에 이 소설을 읽고 다시 그녀를 떠올려 모방범의 구매까지 이어질까? 싶었는데. 아 어려운 고민이 생겼다. 드림버스터가 나의 첫 SF소설이고 나는 추리,미스터리소설만을 고집하는데 어찌나 재밌던지. 모방범을 구매해야할지 드림버스터를 계속 구매해야할지 곤란해졌다. 그래. 결론적으로 말하면 미미여사의 신작 드림버스터! 재밌다! 딱 SF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이다. 알아보니 그녀는 게임 시나리오 작업에도 참여하고 직원들에게 온라인 게임 금지령을 받을 정도로 게임에 푹 빠진 게임페인이라고 하니 좋아하는 만큼 잘 쓰여진 것이다. 좋아하면 그일을 자연스럽게 잘 하게 된다던데. 이게 그 케이스가 아닌가 싶다.
SF 게임같은 소설 드림 버스터는 한 줄로 요약하면 악몽을 물리치는 사람들의 스펙타클한 모험기이다. 줄거리를 이야기 이렇다. 먼 옛날, 또는 먼 미래. 지구와 평행세계에 놓인 다른 위상에 존재한 행성 테-라에서 과학자들이 의식과 육체를 분리해 자유롭게 보관 이동하는 극비 실험 프로젝트 나이트 메어를 진행한다. 전쟁으로 인해 척박한 환경에 피폐해진 정신으로 고통받은 민간인들을 위해 시작한 실험으로 기억을 선별해 삭제 혹은 이동함으로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일이다. 의식의 보관 이동으로 궁극적으로는 인류의 불사화를 목표한 이 계획은 다섯 번째 실험기인 빅 올드 원의 완성으로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빅 올드 원이 폭발하고 그로인해 테라는 이상기후와 천재지변으로 쑥대밭으로 변한다. 문제는 환경뿐만이 아니였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흉악한 범죄자 쉰 명은 사형이 내려진 극악무도한 이들인데 이 폭발로 인해 그들의 의식이 어딘가로 빠져 나갔다는 것이다. 그들은 의식만 남은 존재가 되어 시공의 구멍을 통과했고 다른 세계로 도망쳤다. 그 곳이 바로 현대의 지구. 이제 범죄자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의식을 가진 지구인들을 찾아 그들의 꿈속을 통해 지배하기 시작한다. 이를 막고자 드림 버스터가 출동하게 된다. 지구인들의 꿈속에 들어온 범죄자들을 사냥하고 현상금을 받는 일명 의식 사냥꾼들을 말한다.
긴 줄거리 만큼 넓은 세계관과 초반에 복잡한 설정이 약간 어렵게도 느껴졌다. 그건 아마 내가 처음 SF소설을 접했고 평소에도 SF분야의 영화를 즐겨보지 않는 탓일거다. 상상력이 부족하달까? 그래서 초반이 좀 복잡한 것 같았는데 확실히 신선한 소재와 누구나 꿀 수 있는 꿈과 꿈속의 악몽들이 현실적인 것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며 범죄자들의 죄목들이 현재에도 존재하는 사회범죄기 때문에 전혀 억지스럽지는 않다. 기발하고 신선하고 전혀 다른맛을 처음 느낀 재미있는 소설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그 신선한 상상력이 억지스럽지 않아서 좋고 넓은 세계관이 디테일한 설정이 들어가 있어서 납득이 된다. 미야베미유키. 역시 이번에도 훌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