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7 7 시리즈
케리 드루어리 지음, 정아영 옮김 / 다른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죽음에 투표하시겠습니까?" 참으로 섬뜩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한 사람을 놓고 다를 것 없는 사람들이 모여 그 사람의 목숨을 저울질한다. 이렇듯 셀7의 초반 설정은 매우 섬뜩하면서도 흥미로웠다. 7에서는 시청자가 방송을 보고 유죄와 무죄 두가지중 한가지에 투표를 한다. 그리고 이 시청자들은 그야말로 평범한 사람들이다. 법체계를 공부하지도 법전을 읽어보지도 않은 사람들이다. 어떻게 보면 국민참여재판이고 전국민은 배심원이나 다름없다. 다수의 의견으로 재판을 진행한다는 점은 자칫 민주주의의 원칙을 따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공정한 방법일까? 모든 소설이 그렇듯 공정한 사회를 두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 이 소설은 디스토피아적 소설로 부당한 사회를

 

고발한다. 즉 겉으로 보기에는 공정할 것 같은 이 제도는 그 속을 들여다 보면 부패되있고 잔인하기 그지없다. 공공연하게 까발려지는 죄인의 신상털기, 사실 보도 보단 여론을 조장하는 자극적인 뉴스 보도, 돈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ARS, 죄인의 인권보호라든지 죄를 판가름할 증거조사나 증인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국민투표, 정의실현이라는 허울 좋은 명목으로 마녀사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돈 만있으면 투표할수 있고 더 기막힌건 돈이 있는자는 몇 번을 투표해도 되며 그렇게 사형당한 사람들 중 몇십은 사실은 무죄였다는 사실이다. 소리없는 살인에 국민 모두가 책임이 있었던 것이다. 결국 이 국민참여재판이라는 탈을 쓴 사형제도는 돈 있는 자의 유흥거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였던 것이다.

 

이런 내용은 한 소설을 떠오르게 한다. 생존게임이라는 스릴러적 요소에 신데렐라 스토리를 가미하고 거기에 영웅 소설을 더한, 매우 흥행한 소설 헝거게임이 떠오른다. 페허가 된 북미의 독재국가 판엠 그리고 캐피톨이라는 수도, 돈과 자원 권력을 모두 캐피톨이 차지하면서 주변 구역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반란에 실패한 구역에서 캐피톨에게 조공으로 받치는 아이들과 이 아이들을 잔혹한 생존게임에 참여시켜 서로 죽고 죽이는 서바이벌 게임을 만들고 그것을 유흥으로 시청하는 힘 있는 자들, 그리고 그 속에서 혁명을 일으키는 소녀 캣니스...시청자의 투표로 사람의 운명을 결정하고 한 생명의 존명을 좌지우지 한다는 설정, 이런 부당한 세력에 맞서는 연약함을 벗어던진 영웅 같은 소녀라는 점이 매우 비슷하게 다가왔다.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래서 뭐가 더 재밌는데?’라고 물을 것이다. 결론은 뭐가 더 재미있다기 보다는 이야기가 같은듯하면서도 다르다는 것이다. 7은 헝거게임 같은 광범위한 배경을 오고가는 스펙타클한 모험, 생존게임에서 느껴지는 서스펜스, 상상력을 자극하는 SF적 요소, 여성독자를 겨냥한 신데렐라풍(캣니스는 승리하여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스타가 된다: 능동적 신데렐라라고나 할까?) 스토리,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로맨스의 전형적인 전유물 삼각관계, 보잘 것 없던 약자가 부딪치고 깨짐을 감내하고 혁명을 일으킨다는 영웅적 요소, 이렇게 다양한 장르의 오락거리를 복합적으로 섞은 풍부한 소설이라면, 7은 좀 더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한 집약적인 소설이라는 느낌을 준다. 7은 제목처럼 살인을 저지른 마사 허니듀가 셀1부터 셀7까지 한칸식 옴겨가면서 사형장에 도달하기를 기다리는 데 이 과정에서 오는 인물의 복합적인 심리변화와 마사 허니듀가 왜 살인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는가? 그 살인의 목적은 무엇이었는가? 라는 물음에 진실을 찾아가는 추리적 요소가 책을 붙잡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그리고 헝거게임이 액티브한 서바이벌 게임에서 오는 스릴감이 있다면 셀7은 투표에서 보여지는 인간의 잔인한 원초적인 모습, 마치 파리대왕처럼 사람의 깊은 속내에서 잠자고 있던 잔인함이 더욱 무섭게 느껴지며 그 스릴감은 섬뜩하게 온몸을 타고 오른다.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른 이 소설들은 모두 나에게는 만족감을 주었던 소설이다. 다른 사람들도 헝거게임을 재미있게 봤다면 이 소설도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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