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랩
멜라니 라베 지음, 서지희 옮김 / 북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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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know who killed my sister
I wrote this novel for him"

- 함정에 걸려든 순간, 게임은 시작된다!

린다의 여동생 안나가 죽었다. 살인 이였다. 범인은 안나를 무참히 살해 했다왜 일까? 처음에는 강도 살인인 줄 알았다. 하지만 린다는 보았다. 범인의 얼굴를. 범인도 보았다. 린다의 얼굴을. 범인은 그저 동생의 시체를 남기고 떠났다. 왜 일까? 왜 린다만 살아남은 것일까? 왜 안나는 죽어야만 했을까? 수많은 의문을 남긴채 11년이 흘렀다.

11년 동안 많은 것이 변했을 테지만 린다의 시간만은 정지해버렸다. 물론 유명한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되긴 했지만 그날 이후 11년 동안 집밖에 나가질 못했다. 밝혀지지 않은 의문들, 여전히 뇌리에 박힌 그날의 기억조각은 매번 악몽으로 나타나 린다를 12년전으로 되돌리곤 했다. 그녀는 트라우마란 <트랩>에 걸린채 11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날 TV속에 한 남자를 보았다. 그다. 한눈에 알아볼수 있었다. 기억의 조각이 매일 같이 머리속에 부유해 결코 잊을 수 없는 얼굴이였다. 범인은 저명한 언론인으로 기자였다. 빅토르 렌첸 그가 살인범이다범인을 알아본 린다는 경찰에 알리려고 하나 당시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본인임을 알게 된다. 이제 도움을 청할 곳도 없다. 협력해줄 조력자도 없다. 오직 11년동안 은둔생활을 한 린다 자신만이 안나의 복수도 진실도 의문도 밝혀낼 수 있다.

린다는 빅터에게 공공연한 편지를 쓰기로 한다. 11년전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그날 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을... 11년동안 은둔한 작가는 살인범의 자백을 받아 내기 위해 소설이라는 <트랩:함정>을 설치하기로 한다. 과연 범인은 린다의 <트랩:함정>에 걸려 들것인가? 또한 린다는 11년 동안 자신을 괴롭힌 트라우마라는 <트랩:올가미>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제목과 꼭 닮은 소설 <트랩: 함정, , 올가미> :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솔직히 말해 요즘 대세인 죽여 마땅한 사람들같이 빠른 전개의 가독성이 있는 스릴러는 아니다. 즉 진행적인 면에서 좀 더딘 감이 있다. <트랩>이라는 제목처럼 작가는 결말을 향한 길목에 치명적인 함정을 설치하고 독자를 여유롭게 소설 속으로 인도한다. 그 여유로움이 권태나 지루함으로 변모할 때 쯤 독자는 방심을 하고 이미 소설의 글자를 그냥저냥 문자로만 읽게 될 때쯤 글자에서 스파크가 튄다. 작가의 함정이 작동해 버린 것 이다.

 

읽는 동안 초반에 <트랩>에 대한 인상은 예상 가능한 결말밝혀진 범인이라는 부분에서 독자의 심장을 뛰게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중후반에는 빠르게 박동하는 심장이 아니라 목을 서서히 조여 시야를 오그라트리는 진행으로 질식에 가깝게 느껴졌다. 그리고 질식 끝에 독자가 믿어온 사실이 희미해지고 위아래가 뒤바뀌는 시점에 엄청난 반전이 결말을 날카롭게 뚫어버린다. 결말을 보고 나서야 나는 감탄했고 인정해 버렸다. 멜라니 라베는 뛰어난 사냥꾼이라고. 그녀의 <트랩>이란 소설은 나를 사냥하기에 충분한 함정이였다고. 이 소설은 끝까지 읽어봐야 비로소 자신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함정에 걸려버렸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 작가의 위험한 선택, 스릴러 장르에 독특한 구조 [액자 소설] 

이 소설의 특별한 것은 액자 소설이라는 구조이다. 보통 대부분의 스릴러가 시간을 순차적으로 나열해 진행한다. 사건, 사고, 살인이 빵빵 터지면서 폭발적인 긴장감을 곳곳에 배치해 독자로 하여금 소설 속의 흐름을 질주하게 하기 위함이다. 반면 액자 소설은 어떠한가? 자칫 잘못하면 흐름을 깨거나 소설 전반의 흐름이 무너져 두서없는 단편을 짜깁기한 엉터리 소설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멜라니 라베는 액자 구조를 선택했다.

 

<트랩> 속에는 소설가 린다가 쓴 소설 <피를 나눈 자매>가 있다. 애초에 <트랩>을 쓸 당시의 멜라니 라베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이 액자 속 소설이라고 한다. 작가는 린다의 소설을 쓸 때 자신의 어투나 버릇을 완벽히 배제했다고 한다. 오직 소설 속 주인공인 린다로 빙의해 소설 속에 또 다른 소설을 쓰려고 부단히 노력한 것이다. 이로 인해 나는 린다의 심리에 좀 더 다각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고 작가의 힌트인 복선도 발견하며 중간에 루즈해 질 때 마다 끝까지 몰입할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이런 액자구성은 완독 후 겉소설 속소설을 따로 모아 읽으면 작가의 의도나 강조점이 보여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트랩>은 픽션임에도 리얼리티를 가진다.

<트랩>은 소설임에도 인물들에 대한 작가의 뛰어난 심리 묘사 덕분에 사실적이다’.

이 소설의 아이디어는 멜라니 라베가 친구와의 저녘 식사 자리에서 얻었는데 친구는 멜라니 라베에게 아는 작가 있고 그가 오랫동안 은둔형 외톨이로 살고 있다는 말을 했다. 여기서 영감을 얻은 멜라니 라베가 그 즉시 예전의 기자 경력을 발판 삶아 실례를 취재했다. 모든 작가가 소재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지만 기자경력을 활용한 인터뷰방식이 좀 더 많은 것을 얻었으리라 짐작한다. 또한 멜라니 라베처럼 주인공 린다는 소설가이며 범인인 빅터 렌첸은 기자이다. 멜라니 라베의 현재 삶(작가)과 지나온 삶(기자) 모두가 <트랩>안에 인물들로 살아 숨신다. <트랩>의 가장 압권인 땀을 쥐게 하는 인터뷰 장면 역시 리얼하게 그려낼 수 있는 원동력은 멜라니 라베의 삶이였으니 이보다 사실적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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