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사랑법 스토리콜렉터 81
마이크 오머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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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로드는 독일 스릴러의 여왕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로 인기를 얻은 출판사이다. 냉철한 카리스마 수사반장 보덴슈타인과 직관과 감성의 소유자인 피아가 콤비를 이루며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을 풀어나가는데, 국내 독자에게는 다소 낯선 어려운 독일 인물들과 지명들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치밀한 사건 구성과 인물들 간의 관계 설정, 섬세한 문체와 재미를 넘어선 작가만의 메시지가 있어 많은 독자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밖에도 데이비드 발다치나 마이클 로보텀 작가 같이 과잉기억증후군을 가진 형사나 파킨슨병을 앓는 천재심리학자라는 불운을 가진 매혹적인 캐릭터를 창조해내 독자가 주인공에게 남다른 애정을 가지게 만들 정도의 작품들도 있다. 이런 북로드에서 새로운 작가의 작품이 출간된다.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마이크 오버의 <살인자의 사랑법>. 신예작가답게 이제껏 볼 수 없는 신선하고 독창적인 살인자의 모습과 유머와 위트를 녹여낸 분위기가 내내 암울하고 공포스러운 스릴러 소설의 분위기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모양이다. 과연, 북로드의 신작은?

다음번엔 더 나으리라. 여자가 좀 더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 방법을

찾아내고야 말리라. 하지만 우선 여자와 헤어져야 했다.

남자는 바닥에서 여자를 들어 올려 도로 의자에 앉혔다.

여자는 둘 사이의 긴장을 감지한 듯, 탁자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남자는 여자의 팔에 손을 얹고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리고 웃음 지으며 물었다.

우리 좋은 시간을 함께 보냈지, 안 그래?”

...남자는 자기가 아는 것을 죄다 떠올리려 애썼다. 그동안 본 영화와 읽었던 책들.

여자는 울 것이다. 여자는 아름다웠다. 순간, 남자는 하마터면 마음을 바꿀 뻔했다.

다시 잘해보자고, 다시 기회를 달라고 말할 뻔했다.

하지만 그래 봤자 결국 두 사람에게 상처만 남으리란 사실을 알았다.‘

 

1970년대 메사추세츠, 당시 10대 소녀인 조이 벤틀리는 한 사건에 집중하게 된다. 평범한 소녀들처럼 일생생활에서의 사건이 아닌, 그 당시 마을을 떠들썩하게 만든 여성연쇄살인사건에 말이다. 남다른 직관을 가진 소녀는 신문 기사를 스크랩하고 어른들 몰래 직접 자신만의 수사를 해내 이웃에 범인 있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어린 나이탓에 조이의 말에 신빙성이 없다 생각했고, 결국 이 사실은 안 범인은 조이를 노리고 부모가 없는 틈에 조이를 노리지만 실패하고 만다. 그 뒤 조이는 범죄자의 심리에 대한 남다른 촉을 발휘해 범죄 프로파일링을 공부하고, 결국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발군의 사냥꾼 프로파일러로 성장하게 된다.

 

그 뒤 2016. 특이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해변에서 한 여자가 실연이라도 당했는지 두손에 얼굴을 파묻은 채 울고 있는 시신의 모습. 마치 연인에게 실연당해 슬퍼하는 듯 한 모습이다. 이런 희생자들이 차례로 발생하고, 이 시신들은 하나같이 살인자의 의해 교살당한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마치 살인자와 피해자가 연인관계인 듯 한 성관계의 흔적, 마치 시신마저도 사랑하는 듯한 죽음을 뛰어넘는 사랑을 보여주려는 의도인냥 범인은 피해여성을 정성스럽게 방부처리해 박제한 사건들이다. 담당수사관인 FBI요원 테이텀 그레이는 실력있는 프로파일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 신청하게되고, 범죄심리학자인 조이 벤틀리가 파트너가 되지만 성향이 다른 두 사람은 늘 부딪치기만 하고, 더군다나 조이에게 유년시절 고향에서 벌어졌던 연쇄살인사건의 범행도구가 배달되기까지 하는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데...

 

일단 북도드답게 대중성있는 스릴러 소설이다. 사랑과 살인이라는 양립할 수 없는 독특한 소재를 가지고 변태적이고 자극적인 시체를 방부하는 살인자 캐릭터의 탄생, 그리고 그 살인자를 뒤쫓는 제멋대로 FBI 요원과 돌직구 범죄심리학자의 콤비아닌 듯 한 삐극덕 캐미스트리’, 그리고 조이의 과거사건과 함께 트라우마를 가진 캐릭터가 기억의 회상과 현실의 사건 사이를 오가며 성장하고 발전해 나아가는 모습이 인상 깊다. 문체나 진행 또한 군더더기 없어 지루할 틈이 없고, 또한 앞서 말한 유머와 위트부분은 읽다보면 영원한 불멸의 사랑을 꿈꾸는 엽기적인 살인마의 섬뜩한 로맨스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고치는 소시오패스 고양이 프레클과 고집부통 할아버지 마빈, 두 주인공인 들이박기식의 요원과 뱉어내고 보는 범죄심리학자캐릭터들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언행이 있으니 간간히 숨쉴 구간 또한 마련되어 있다. 어마어마하게 창의적이란 작품이기 보다는 대중적이지만 약간은 신선한 캐릭터로 양념을 조금친 듯한 가독성있는 스릴러작품을 읽고 싶다면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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