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나오키 3 - 잃어버린 세대의 역습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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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방영 10부작 내내 화제가 된 일본 드라마가 있다. ‘한자와 나오키이다. 버블경제 시기에 대기업 은행에 입사하며 수많은 사회의 적과 싸우는 정의로운 남자 한자와 나오키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직장 미스터리 활극이라 볼 수 이다. 당시 누구나 겪었을 만한 회사내 부당함, 착취, 누명, 오해, 갑을관계 등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면서, 이 각박하고 비참한 회사에 마치 사표를 내던지거나, 갑에게 대항하는 상상을 한 번쯤 해본 회사원들에게는 무척 통쾌하고 속 시원한 이야기들로 화제가 되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2020년 방영을 앞두고 있는 <한자와 나오키2>의 원작소설이자, 한자와 시리즈의 세 번 책인 <한자와 나오키3: 잃어버린 세대의 역습>이다. 시리즈중 독자에게 가장 사랑을 많이 받은 3권에는 어떤 이야기로 통쾌함을 선사할까?

 

 

또 조직의 논리인가요?”

모리야마는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자네는 그런 걸 싫어하는군.”

한자와가 그렇게 말하자 모리야마는 확실하게 대답했다.

, 싫어합니다. 저희는 여태껏 그런 데 휘둘려온 세대니까요.”

그럴지도 모르지. 조직에도 휘둘리고 세상에도 휘둘리고.

하지만 때로는 그런 것과 정면으로 싸워야 할 때도 있어.

힘 앞에 굴복하기만 하는 건 시시하지 않나?

조직의 논리쯤이야 얼마든지 덤비라고 해!

이 세상에 압력이 없는 일은 없어. 일뿐만 아니라 뭐든지 마찬가지지.

폭풍우가 있으면 가뭄도 있어. 일을 제대로 하려면 그런 걸 극복하는 힘이 있어야 해.

모리야마, 세상의 모순이나 부조리에 물러서지 말고 철저하게 싸워. 나도 그렇게 해왔으니까.”

 

 

도교중앙은행 영업 2부 차장인 하자와 나오키는 은행 내 정치싸움에 휘말려, 도쿄중앙은행의 자회사인 도쿄센트럴증권의 영업부장으로 좌천된다. 그 후 도쿄센트럴증권에는 전 직장의 부장 취임 인사를 하기위해 한 번 만나게 된 하라야마 사장이 찾아온다. 하라야마 사장은 전뇌잡기집단이 창업 15주년을 맞았지만, 최근 몇 년사이 경영 환경이 눈에 띄게 안좋아졌다며, 대담한 전략을 내세운다. 바로 전죄잡기집단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도쿄스파이럴을 인수하고 싶다는 것. 세나 사장이 이끄는 도쿄스파이럴은 히라야마 사장이 이끄는 전뇌잡기 집단과 쌍벽을 이루는 IT벤처기업의 대표주자이다. 대담하지만 결코 성공하기 쉽지 않은 프로젝트. 한자와는 의심스럽고, 모리야마는 의문을 제기하지만, 결국 강력하게 주장한 모로타에 의해 히라야마 사장의 M&A을 수락해 자문을 해주기로 한다.

 

하지만 수수료는커녕 히라야마 사장의 전뇌잡기집단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도쿄센트럴증권사와의 계약을 폐기하고, 새로운 자문회사로 도쿄중앙은행을 지정한다. 갑작스레 프로젝트를 빼앗기게 된 한자와 나오키는 이 사건에 어떤 음모가 있다는 냄새를 맡게 된다. 한편 도쿄스파이럴의 세나 사장은 도쿄중앙은행의 계략으로 주식 30프로를 잃게 되고, 이를 본 한자와 나오키와 모리야마는 세나를 도와 M&A를 막기로 하는데... 과연 도쿄중앙은행과 도쿄센트럴 증권사이의 경쟁이 시작된다! 모회사와 자회사간의 대결, 과연 을의 위치인 한자와 나오키는 M&A를 막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

 

솔직히 경제나 경영관련 지식이 없고, 한자와 나오키의 2권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접하게 돼서 본인에게는 약간의 어려움은 있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의 한자와 나오키역의 사카이 마사토의 연기와 책에서 묘사하는 한자와 나오키의 싱크로율이 너무 잘 맞아떨어져서 더디게 읽혀도 몰입감이 끊기지 않고 끝까지 읽게 되었다. 또한 드라마를 재밌게 봤거나, 1권을 읽었다면 1권과 비슷한 전개와 교훈을 담고 있기에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에서는 몇권인지는 상관 없을 정도의 일관된 직진적이고 명쾌한 스토리가 이어지는데, 그 것은 치열한 자본주의 사회인 회사라는 공간에서 그 집단의 일원이 피해받은 부당함과 편취에 대해 현실감있게 그려내며, 한자와 나오키라는 진중하고 뜨거운 인물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실현한다는 것이다.

 

아마 그 스토리 라인이 주구장창 이어져도 이 시리즈가 여전히 사랑 받을 수 있는 이유는 현재 사회속에 약자로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답답하고 속상하지만 솔직하고 현실감 있게 그려낸다는 점에서 공감’ ‘이해를 끌어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직접 부당함에 대항하고 갑질에 반항하고 싶지만, 월급노예라는 현실에 입을 꾹 다물고 버틸 수 밖에 없는 독자들의 삶에 이 소설을 읽은 순간만이라도 한자와 나오키라는 인물을 통해 통쾌함’ ‘환호를 마음껏 내지를 수 있는 대리만족때문이 아닐까? 읽어보자! 2020년 일본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 시즌 2를 미리보고 싶거나, 회사 내 따돌림, 부당편취, 인격모독, 갑을관계, 도덕성을 버린 동료나 윗선의 음모와 비리를 마주하고 있지만, 돈 때문에 아침마다 발걸음을 회사로 옮길 수 밖에 없는 독자라면, 이 책을 읽는 동안만은 고단함과 우울함을 벗어저리고 해방감과 통쾌함을 맛 볼 수 있으니까.

+@  갑을관계인 힘있는 모회사와 힘없는 자회사 간의 대결이다. (한자와 나오키는 자회사)

일본의 거품 경제가 무너지고 거대한 불경기에 이은 취업 빙하기를 힘겹게 거치며 입사한 '잃어버린 세대'의 젊은 사원 모리야마, 일본의 경제 호황기에 은행에 입사해 인생도 일도 승승장구하기를 기대했지만 경제의 붕괴와 부정의를 맛봐야만 했던 '버블경제 세대'의 부장인 한자와 나오키간의 세대차이와 다른 경제배경을 두웠음에도 신뢰, 경의, 동경으로 변화하는 그들간의 관계가 3권의 매력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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