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칭 포 허니맨 - 양봉남을 찾아서
박현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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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전, 로지 윌시의 <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를 읽은 기억이 난다. 이 소설은 자선 가업가로 자신의 영향력을 키워나가는 성공한 이혼 여성 사라가 마흔을 앞두고, 런던 외곽 숲에서 목수일을 하면서 만나 사랑에 빠져버린 에디라는 남자를 추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시 만나기로 했지만 연락도 없이 사라진 남자. 그 남자를 찾는 한 여자의 이야기. 이 소설은 로맨스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내내 남자가 행방불명된 원인을 찾아가며, 로맨스와 치유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약간의 미스터리로 흥미진진하게 진행된 소설이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그와 비슷한 소재임에도 그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방식, 진행, 분위기, 결말들 전혀 달라 좀 더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뜻밖의 진실을 추적해가는 양봉남찾기 프로젝트, 과연 그 남자와 무사히 재회할 수 있을까?

 

 

우리가 알아보죠.”

뭘요?” 로미가 물었다.

그 남자가 로미 씨에게 다시 연락하지 않은 이유.”

어떻게요?”

차경이 다시 물었다. 질문은 육하원칙을 따라가고 있었지만

아무도 는 묻지 않을 것이었다. ‘어디서에 대한 답은 하담이 할 것이었다.

제주로 직접 가서요. 양봉한다는 그 사람, 양봉남을 찾아서요.”

...지금 하는 말은 술 취한 소리라는 것을 자기도 미처 깨닫지 못했다.

하지만 가끔 술은 우리에게 예상치 않은 선물을 준다.

하담의 마음속은 그 순간만은 진정한 열의와 순수한 호기심,

예술적 영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담은 엄숙하게 선언했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서칭 포 허니맨>이에요.”

   

3년 전 일러스트레이터인 로미는 제주로 향한다. 당시 합동 상품 전시회에 초대받았기 때문이다. 독립 일러스트레이터들과 업체를 연결해서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어서, 업체측에서 전시회장에서 상품 설명을 해달라는 요청 때문이었다. 이왕 간김에 제주도 구경도 하고, 맛집도 갈 요량으로. 하지만 그 곳에서 뜻밖의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녀가 제주도에 머물며 양봉을 할 상상을 할정도로 매력적인 남자를. 행사장에서 만난 그는 로미의 일러스트 팬이라고 하며, 이미 오래전부터 로미의 인스타크램을 팔로하고 있었고, 결국 로미를 만나보기 왔다는 것이다. 인상도 좋고 대화도 잘 통해서 몇 번의 만남을 가지게 된 그. 그는 제주도에서 양봉을 하는 남자로 로미에세 몇가지 나는 너에게 관심이 있다란 식의 신호를 보낸다. 한번이 아닌 두 번 만나러 온 점, 두 번째 만남에서는 더 차려입고 나온 점, 첫발에는 커피였지만 둘째날에는 아무 데서나 구입할 수 없는 선물같은 초콜릿을 전한 점, 둘째날에는 누군가에게 빌린듯한 더 좋은 차를 가지고 나왔다는 점.

 

그가 보낸 신호가 호감이라 생각한 로미는 서울로 올라온 뒤 다정한 분을 만나서 더 즐거웠던 제주라는 적극적인 호감표시용 포스트를 올렸으나, 양봉남에게는 연락도 없고 어느 곳에서도 그를 찾을 수가 없다. 결국 자신이 없었거나, 연애보다는 일이 더 중요하거나, 유부남이거나 애인이 있거나, 기억상실이라 던 가 한다는 이유 등을 추측하며, 호감을 보냈지만 더는 접근하지 않고 사라진 양봉남에 대한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는 커져만 가고, 결국 로미와 그녀의 친구 하담과 차경이 제주도로 떠나 그를 찾는 서칭 포 허니맨 프로젝트를 시작하는데...

 

이 소설은 크게 보면 한 남자를 찾 기위한 여성들의 프로젝트라 볼 수 있다. 그러나 각자가 그 큰 목적아래, 진짜 목적과 사정이 있다. 로미는 양봉남을 찾아 자신을 향한 진심을 묻고 싶고, 하담은 양봉과 제주 이민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찍을 계획이고, 차경은 화장품 회사의 신규 사업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서이다. 각자의 목적 달성과는 다르게, 여러사람이 꼬이고 수상한 사건, 거대한 산업적 음모까지 마주하게 된다. 물론, 이런 미스터리적인 측면이 있지만, 로맨스 미스터리인 만큼 세 여자의 로맨스가 현실감 있고 재밌게 쓰여있어 여성들의 연애전선에 더 집중하게 된다.

 

로미는 내향적이라 사람을 경계하지만 제주에서 자신에게 호감을 표시한 양봉남을 찾기 시작한다. 양봉남에게 호감을 표시하지만 그녀를 지켜본 스토커가 질투를 느끼며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하담은 양봉과 제주이민에 대한 다큐를 제작하다가 대학생 시절 옛 연인이었던 재웅과 재회한다. 그와 영상제작을 했던 시절을 추억하면서 감정이 되살아나고 그간의 오해를 풀며 변화가 시작된다. 차경은 박사 출신인 약혼남이 있지만 그녀를 위기에서 구해준 서퍼남의 다정함에 끌리게 되고, 약혼자가 아닌 남자와의 호감은 커져만 간다. 이 소설을 읽어보자. 정체 불명의 남성의 시점에서 스릴러적인 분위기로 시작해, 중간에 귀염발랄한 벌꿀들의 만화로 복선을 보여주며,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연애나 사회, 인간관계에 대한 대사로 몰입감을 주는 소설. 로맨스가 주 메뉴이고 미스터리는 사이드 메뉴지만 그 조화가 흥미로웠던 로맨스미스터리 <서칭 포 허니맨> 로맨스도 미스터리도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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