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
존 란체스터 지음, 이순미 옮김 / 서울문화사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경제 경영 쪽에는 전혀 상식이 없던 차, 소설로 접해보면 어떨까?라는 의문에서 였다. 최근 김진명의 소설로 역사의 재미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던 차, 이 책은 돈과 부동산에 얽힌 사건에 휘말린 사람들의 위기를 소재로한 소설이라 읽게된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역사학자이기도 해서 좀 더 현실감 있는 상황을 연출해 줄 것만 같았고, <캐피탈>이란 소설이 탄탄한 구성과 섬세한 묘사로 영국 아마존 베스트 셀러에 오르며 BBC에서 드라마로 방영되었다는 소식 때문이다. 금융위기, 부동산 가격, 돈 등 현대에서도 화두에 오르는 소재를 가진 소설, 과연 현대인과 같을지, 다를지, 이 책을 소개한다.

 

 

그는 성공하고 싶었고 또 성공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다.

그리고 정말로 보너스 백만 파운드를 받고 싶었다.

여태 한 번도 그런 금액의 보너스를 받은 적이 없었지만

스스로 그 정도의 몫은 받아야 한다는 생각,

그 보너스가 남성의 가치를 증명해 준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만큼의 보너스가 필요했다.

처음에는 백만 파운드란 금액이 조금 막연하고 우스운 열망처럼 마음에 품게 되더니

나중에는 점차 각종 청구서 등 가정 경제를 제대로 굴러가게 하는 데

필요한 실제 금액이 돼 버렸다. 기본 연봉인 십오만 파운드는 아내가 옷값이라 부르기에

나쁘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두 군데 주택 담보 대출금을 갚아 나가기에는 부족했다.‘

 

피프로 로드, 그 곳에 집을 소유한다는 것은 돈을 딸 확률이 확실한 카지노에 있다는 것과 같았다. 이미 그곳에 살고 있다면 부자였고, 그곳으로 이사하려면 부유한 사람이어야만 했다. 영국은 가진자와 못 가진 자로 양분되는 나라가 돼 버렸고, 피프스 로드에 사는 사람들 역시 이런 양분화 속에 가진자가 돼 있었다. 이 곳의 주민들이 처음부터 부자인 것은 아니었다.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해 집값이 어마어마하게 뛰었기 때문이다. 그 뒤 주민들의 최대의 고민거리는 부동산 가격이었으며, 그들의 관심사 역시 집값이었고, 모이기만 하면 그와 관련된 얘기를 나눴으며, 서로 견제하듯 집을 좀 더 화려하고 크게 증축해 소란스러운 동네로 변화해 갔다.

 

이 부유한 중산층 동네인 피프스로드에 한 사람이 나타난다. 낯선 그에게는 카메라가 들려있고, 그는 이곳저곳을 배회하며 사진을 찍는다. 그 후 주민들에게 한통의 편지와 집을 찍은 사진들이 배달된다. 늙은 과부인 피튜니아, 돈이 많은 은행원 로저와 그의 쇼핑중독 아내인 아라벨라, 파키스탄 출신의 아메드와 그의 남동생 샤히드, 우스만, 세네갈 출신의 축구 영재 프레디와 그의 아버지 패트릭. 그들이 받은 편지에는 우리는 당신이 가진 것을 원한다는 문구가 쓰여있고, 처음에는 모두 무시하지만 곧이어 영상이 배송되자 주민들은 하나둘 위화감에 휩싸이기 시작하는데...

 

인물들이 많고 복잡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들이 서로 엮이는 형식이 아니라, 파편적으로 한집한집 세밀하게 들여다 보는 편이라 복잡하진 않지만 더디게 읽히는 편이다. 하지만 읽어도 괜찮은 소설이라는 것은 <캐피탈>이 리먼사태가 일어나 세계 경제 위기가 있던 시기를 배경으로 하지만, 지금의 현실의 경제위기속 특히 우리나라처럼 집값에 폭등폭락을 반복하고 경제위기가 도래한 시점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현실감있고 공감되는 풍자소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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