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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살인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그녀가 죽은 밤><맥주별장의모험><어린양들의성야>의 닷쿠 다카치 시리즈의 저자이자, <인격전이의 살인><일곱 번 죽은 남자>으로 알려진 저자 니시자와 야스히코의 신작이 출간됬다. 저자는 염동력, 최면술, 텔레파시, 순간이동 같은 SF판타지적 설정과 본격 미스터리를 융합한 독특한 작품들로 ‘변칙 본격 미스터리’를 잘 쓰는 작가로 알려져 있는데, 자칫 과한 상상력이 담긴 특수한 설정 때문에 놓치기 쉬운 디테일한 추리요소를 요목조목 설득력 있게 구사한다는 것이 그의 특징이다.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일곱 전 죽은 남자>처럼 독특함과 상상력으로 승부한다기 보다는 현실성과 본격미스터리로 승부하는 작품이다. 무자별 연쇄살인을 소재로한 안락의자 탐정들의 릴레이식 추리 향연 <끝없는 살인>을 소개한다.
‘희극이지만 결코 웃을 수 없는 부조리한 희극이며,
동시에 울고 싶어도 울수 없는 비극이기도 했다.
그것은 당사자로서 정신적으로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것 이었다.‘
1997년 이십대 회사원인 고즈에는 순간적인 공격을 당한다. 누군가 그녀를 뒤따라와 덤벨을 휘둘러 정신을 잃게하고 목을 조른 것이다. 고즈에는 살해위협을 느끼고 있는 힘을 다해 저항하고, 그 사이 범인은 수첩을 떨어트리고 도주하게 된다. 그가 남긴 단서인 수첩에는 그간에 일어난 살해기록, 최근 무차별적으로 죽임을 당한 피해자들의 정보가 담겨있다. 의사 초등학생 노인 회사원등. 그 뒤 몇 년이 흘러도 유일한 생존자 고즈에는 ‘그 사건’으로 고통받은 나날을 보낸다. 대체 왜 누가 자신을 죽이려하는지, 그녀는 결국 공포와 마주하기로 하고 그 이유를 찾기위해 추리전문가모임 ‘연미회’에 참석하게 된다. 추리소설작가, 범죄심리학자, 본격미스터리전문가, 전직경찰출신의 탐정, 유명항 추리소설가까지. 과연 이들은 4년전 미제로 남겨진 연쇄살인의 진상을 알아낼 수 있을까?
각각의 인물들이 한 사건을 두고 추적해 나가는 미스터리 토론회 같다고나 할까? 한정된 자료와 미제사건을 두고 미스터리에 능력자들이 가설을 세우고 반박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책은 읽는 내내 ‘그럴수도 있겠구나’ ‘에이 그건 아니지’하는 등 마치 독자도 그 연미회 회원인냥 각각의 추리담을 재밌게 읽고 생각할 수 있다. 솔직히 범인을 발로 뛰며 증거를 찾고 탐문을 하고, 그 와중에 범인은 계속 살인을 저지른다거나 위협을 가하는 스팩타클한 묘미는 없지만, 그와는 다른 안락의자형 미스터리만의 묘미가 잘 표현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