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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머린
이사카 고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강동원 주연의 영화 <골든 슬럼버>의 원작 소설가로 알려진 이사카 코타로는 실은 그 전에도 이미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의 이어 차세대 일본 미스터리 작가로 <고백>의 미나토 가나에, <왕과 서커스>의 요네자와 호노부, <골든 슬럼버>의 이사카 코타로가 언급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그는 동시대의 인간과 사회에 문제의식에 주목하며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주제거리 (예를 들면, <마왕>은 일본의 극우주의와 파시즘에 관한 이야기)를 기상천외한 아이디어와 소소하지만 매력적인 에피소드나 임팩트있고 위트있는 대사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작가이다. 이번에 소개할 <서브 머린>은 그의 인기작<칠드런>의 후속편이라 한다. 과연 이사카 월드 팬들이 가장 손꼽아온 <칠드런>이후의 이야기는?
“무토 씨는 솔직히 어떻게 생각하세요?”
“뭐가?”
“일하다 보면 다양한 범죄자를 만나잖아요.”
“범죄자라기보다는 사건을 일으킨 소년이지.”
“그렇죠. 그런 녀석들 세상에서 사라지면 좋겠다는 생각 안 해요?
남에게서 소중한 것을 앗아 간 놈들을,
반성한다는 이유로 용서해도 되는 겁니까?
열심히 사는 사람들한테 몹쓸 짓을 한 녀석들은 더 엄벌을 받아야 한다고,
속으로 생각하진 않으세요?
차로 사람을 친 놈은 똑같이 치여 봐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인간이 정말 갱생될 수 있을까요? 내가 피해자였다면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타나오카의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 어린 시절 양친을 교통사고로 잃었고, 친척 손에 자랐다. 그나마 마음을 준 절친한 친구는 오래전 차 사고로 잃은 데다 그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피해자이기도 하다. 헌데, 이런 다나오카는 무면허 교통사고의 가해자가 되고 만다. 현재 19로 미성년인 그는 운동중인 한 행인을 무면허 차로 덮처버린 사고. 과연 그는 가해자인 것일까? 숨겨진 피해자인 것일까? 가정법원 소년사건 담당 조사관 진나이 무토는 이 다나오카 유마라는 소년이 뭔가 사정이 있는 듯한 낌새를 느끼는데... 과연 비밀 스러운 사연의 간직한 소년의 비밀은?
이사카 고타로의 특유의 유머가 발랄하고 따뜻하게 그려진 소설이다. 실상 소년법에 관한 주제로 많은 작가들이 작품을 써왔고, 미성년자의 범죄에 대한 면죄부가 타당한가 그렇지 않은가, 소년의 법죄는 사회의 책임인가 개인의 책임인가?에 대해 많이 고민해온 독자에게 둘중 어느 한가지 편향된 이야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고 그만의 코믹하면서 휴머니즘 가득한 이야기로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이야기하지만 사회파로써의 면모를 잃지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면서도 어둡거나 진지한 분위기가 아닌, 인간애 있는 캐릭터와 감동과 유머를 갖춘 대사가 매력적인 소설을 찾는다면 <서브머린>을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