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루션 맨 - 시대를 초월한 원시인들의 진화 투쟁기
로이 루이스 지음, 호조 그림, 이승준 옮김 / 코쿤아우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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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출간된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얼마전 <요즘 책방>에서 방영한 이후로 스테디 셀러에서 다시 베스트 셀러로 급부상하긴 했다. 이 책은 7만년 전 호모사피엔스 종, 즉 태초의 인류가 어떻게 진화되었는가를 쓴 책이다. 어떤 발견을 하고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과학과 문화 역사를 개척하는 이야기들이 담긴 책이다. 이런 역사에 관한, 인류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책들은 꾸준한 인기를 가져오고 있는데, 흔히 말하는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말처럼 현대든 과거든 인류는 비슷한 방식으로 실수와 성공을 거듭하며 발전하고 있다. 때문에 진화과정을 살펴본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 일이기도 하다. 이번에 소개할 소설은 <사피엔스>처럼 인문학적인 책은 아니지만 인간의 진화과정, 그 근본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인류의 충돌과 발전, 갈등과 진화에 관한 재밌는 소설 <에볼루션 맨>을 소개한다.


 

도대체 진화하는 게 뭐가 그렇게 문제인데? 형 얘기나 좀 들어보자.”

진화는 무슨 진화.”

바냐 삼촌이 도저히 씹히지 않는 힘줄을 불에 던지며 말했다.

내가 보기에 그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행위일 뿐이야. 무슨 말인지 알겠냐?

지구상 그 어떤 동물도 산꼭대기에서 불을 훔치려고 한 적은 없었어.

너는 자연법칙을 위반한 거야. 오스왈드야, 그 사슴고기 좀 이리 줄래?”

위반이 아니라 진화라니까.”

 

북풍이 매섭게 불어올 때면 거대한 빙하가 남하하는 게 느껴지던 계절, 원시코끼리와 진화한 매머들이 육상을 활보하건 시대. 그 시대에 사는 원시인인 어니스트. 어니스트는 에드워드의 둘 때 아들로 항상 생각에 빠져있는 철학자이다. 그리고 그에게는 가족이 있다. 언제나 진화를 고민하는 과학자 아버지인 에드워드, 아버지의 성향을 이해해 보수를 주장하는 주변과 싸움을 말리는 어머니 밀리센트, 항상 이곳저곳을 누비는 여행가 이안 삼촌, 아버지의 형이자 인간은 나무위에 살아야한다는 버냐 삼촌, 부족 최고의 사냥꾼이자 형인 오스왈드, 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이복동생 알렉산더, 아버지와 함께 보수를 추구하는 동생 윌버가 그의 가족들이다.

 

어느날 아버지가 사고를 친다. 화산에서 불을 가져온 것이다. 언제나 인류의 발빠른 진화를 고민하던 아버지의 위험한 사고. 그 사고로 인해 어니스트의 가족은 맹수로부터 목숨을 지키고,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를 다른 가족들에게 보여주려 하는 과정에서 산불이 나고 만다. 그럼에도 그의 진화에 대한 열망은 마치 불처럼 끊임없이 타올랐고, 급기야 불 사용법을 다른 부족에게 알려주려고 한다. 이전부터 아버지의 행동이 불만스러웠던 어니스트는 불 피우는 방법을 자신과 가족들이 독점해야 한다며 에드워드에게 반기를 든다. 그는 불 사용법을 비롯한 진화는 자신들만의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가족들은 직간접적으로 그에게 동조한다. 하지만 에드워드는 결국 가족들 몰래 불 사용법을 다른 부족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고, 이를 안 가족들과 에드워드 사이의 불화는 심각해져만 가는데...

 

이 책은 1960년에 출간되 이후 이름을 바꾸며 6번이나 개정 출판된 고전소설이다. 읽다보면 이게 고전인가 싶을 정도로 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알고 보니 현대 트렌드에 맞는 단어와 카카오프렌즈 아빠 호조의 일러스트가 더해져 시대적 이질감을 확 줄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다소 난해할 수 있는 인류의 기원과 발전이라는 소재 아래, 진보와 보수에 관한 한 가족의 갈등을 이야기하지만, 이 소설이 이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도 여러 해 동안 개정 출간될 정도로 변함없는 인기를 끈 것은 원작 고유의 코믹함고 풍자 그 안에 담긴 의미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불의 발전은 더 맛있는 고기를 먹기 위한 유용한 도구이면서도 대형 산불을 일을킬 수 있는 위험한 도구이기도 하다. 이 소설처럼 끊임없는 도전으로 문명의 발달을 이룰지, 자연에 순응하면서 사는 게 옳은 일인지. 고심하면서 일게되는 유쾌발랄 원시인 가족의 코믹스러운 일화를 읽어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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