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검사 1
서아람(초연) 지음 / 연담L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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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 더 레코드><지옥도><내가 죽였다><일곱번째 배심원>의 공통점은? 추미스 공모전 당선작이라는 점이다. 이 공모전은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의 약자로, 나이나 경력에 제한을 두지않고 오로지 작품만으로 평가하며, (일곱번째 배심원은 아직이지만, 내가 죽였다를 읽고 느낀 점) 상당히 속도감 있는 전개와 압도적인 몰입감으로 독자들이 한 번 읽으면 ‘멈출 수 없게’ 만든다는 점이 특징이다. CJ와 카카오페이지 주관인 만큼 영상(영화,드라마)으로 제작될 가능성이 있는가? 스마트 폰으로 읽을 수 있는가? 에 대한 여부를 두고 작품을 꼽는지, 이 공모전에서의 ‘가독성’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번에 소개할 <암흑 검사>(전2권) 역시 두꺼운 페이지임에도 불구하고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다. 사회를 분노로 들끊게 한 13세 초등학생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그려진 추리소설이자, 현직 검사가 쓴 작품으로 연재 당시 놀라운 리얼리티로 화제를 모은 <암흑검사>. 1권을 읽으면 반드시 2권을 사게 된다는 입소문의 정체는 과연?



“그래, 전혀 상관없는 기록이지.

조금만 신경 써서 봤으면 알 수 있었을 텐데,

저 사람은 몰랐어. 류소원, 왜 그랬을 거라고 생각해?”

소원은 이건 또 무슨 선문답인가 싶어 벙찔 뿐이었다.

강한은 그런 소원을 향해 자문자답하듯 말했다.

“바로 두려움 때문이야. 두려움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거든.”

- 13세 소녀 전라로 죽음을 맞이하다. 사건의 범인은 지적장애인 지온유.

사건을 해결한 스타 검사의 눈을 멀게 한 화학 테러의 정체는?

성암지검의 검사 강한은 한 소년에게 사회봉사시간 만 시간을 부여한다. 그 소년은 길길이 날뛰며 그래피디가 예술행위지, 왜 범법행위라고 고레고레 소리를 지른다. 이런 시시껄렁한 사건은 귀찮은 뿐인 강한. 그러던 어느날, 그에게 그의 야심과 부합하는 커다란 사건 하나가 주어진다. 폐공장에서 13세 여아가 전라의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이다. 이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이는 IQ 65의 3급 지적장애인 19살 소년 지온유. 심문 시, 지온유는 고장난 라디오처럼 ‘아니오’란 말만 반복하고, 범죄의 잔인함과 뻔뻔한 부인 행각에 사회는 분노로 들끊게 된다. 결국 담당 검사인 강한은 지온유에게 사형을 구형하고, 얼마 후 폐소공포증에 시달리던 지온유는 교도소에서 자살하기에 이른다.

그로부터 1년 뒤, 지온유 사건으로 일약 스타 검사가 된 강한은 야심을 위해, 9년 사귄 동료 여검사에게 이별을 고하고, 차기 대권주자의 예비 사회가 되기 위해, 사랑 없는 약혼을 감행한다. 모든 것이 그의 뜻대로 흘러갈 것만 같던 약혼식 날. 그는 철저히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알 수 없는 의문의 염산 테러로 실명하고 만 것이다. 눈 먼 그에게 닥친 건 차디찬 파혼 선고와 검사 생명의 끝. 그를 테러한 범인으로 지목된 이는 예전 자신이 사회봉사시간 만 시간을 부여한 소년인 류소원. 하지만 류소원이 진범이 아님을 확신하는 강한은 류소원의 누명을 벗겨주고, 검사장의 조건에 따라 그를 활동보조인으로 내세워 1년 전 사건과 테러 사건의 진범을 찾기 시작하는데...

- 이젠 믿고 읽어도 될 듯! ‘추미스’ 공모전 왜 이리 재밌냐?

현직 검사가 쓴 리얼리티가 생생한 ‘오락 소설’!

‘덕후’들의 입소문은 무섭다. 아무래도 같은 장르를 반복해서 읽다보니, 비슷한 소재와 뻔한 전개를 연이어 읽게 되기에, 왠만 하면 높은 평가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헌데, 이 책은 '1권을 읽으면 반드시 2권을 구입하게 된다'는 평들이 이어졌고, 주변에서도 상당한 호평에 읽기 전부터 기대감이 남다른 소설이었다. 과연, 그 결과는?. '아, 이제 ‘추미스’는 믿어도 되겠다' 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현직 검사가 쓴 소설이라는 점이다. 도진기 변호사가 쓴 ‘고진 시리즈’나, 문유석 판사가 쓴 ‘미스 함무라비’를 재밌게 읽었다면,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작가들이 쓴 소설은 리얼리티가 다르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이 소설 역시 현직 검사가 썼기에, 대한민국에서 발생했던 전라의 여성 피해자 살인사건과 지적 장애자가 피의자였던 실제 사건을 연상케 함과 동시에, 그 당시 논란이 된 사회의 분위기, 대한민국의 검사의 현실적인 모습을 잘 보여준다. 사건의 진실보다는 화제성에 집착하는 언론, 마녀사냥을 좋아하는 대중, 편집과 아집에 사로잡힌 법 집행자, 도덕성이 결여된 채 권력에만 눈먼 정치인까지. 다양한 대한민국의 사회 분위기와 인물상을 간결한 문체지만, 섬세하고도 리얼하게 그려낸다. 

적극 추천한다! 현재 많은 논란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심신 미약 감형’ ‘소시오패스 범죄’ ‘아동 피해자 범죄’ 등을 소재로 해 의미를 부여함과 동시에, 1000페이지 가량의 방대한 분량에도 개성 있는 캐릭터와 생동감 넘치는 범죄추적, 디테일한 심리묘사로 검사를 영웅이 아닌, 인간으로 보게 되는 ‘현직 검사가 쓴’ 속도감 몰입감이 뛰어난 드라마틱한 추리소설이니까.

+@ 도진기 변호사, 문유석 판사의 소설을 재밌게 봤다면, 이 소설도 추천!

리얼리티 떨어지는 '장르 소설'에 질렸다면, 리얼리티는 있지만 오락성 풍푸한 이 소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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