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이런 정신과 의사는 처음이지?

어서 와, 이런 정신과 의사는 처음이지? - 웨이보 인싸 @하오선생의 마음치유 트윗 32
안정병원 하오선생 지음, 김소희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10월

제목 만으로도 독특하다. <어서와, 이런 정신과 의사는 처음이지?> 이 책은 중국 웨이보 170만 팔로워를 가진 안정병원의 하오선생의 마음치유 트윗 에세이이다. 저자는 정신과 의사이자, 인기블로거로 특히 심리학과 정신의학에 심취해 있는데, 이 것을 독특하고 재치있는 유머로 환원한 자신의 경험담을 올리곤 한다. 저자는 자신이 10년간 경험한 것과 5년간의 정리한 것을 3년에 걸처 책으로 탄생시켰는데, 그 병원의 일상기록이자 환자들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담아낸 책이 이 책 <어서와, 이런 정신과 의사는 처음이지?>이다. 불안, 초조, 강박, 우울증, 공황장애, 식욕부진증, 폐소공포증, 안면인식장애 등 마음의 병이 있는 요즘 세대들을 위한 상상초월 대화법과 초절정 공감능력, 강력한 개그 드립이 있는 정신병 실화와 유용한 팁들이 속속들이 수록되어 있다.

정신과진료나 정신의학적인 내용을 다루다보면, 알기 어려운 용어 때문에 지루해지거나, 가지각색 심파극을 연상하게하는 환자들의 사연들 때문에 침울하고 무거워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책을 피하고 싶지만, 관련된 내용을 읽고자 한 독자에게 이 책은 나름 희소식이 될만하다. 물론 환자들의 에피소드가 슬프기도하고 웃기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저자가 말하는 약이 아닌 마음으로 치료하는 일화와 정신병을 경계하고 두려워하는게 아닌, 누구나 한번쯤 겪을 수도 있는 ‘감기’와 같은 존재로 생각하고 다룬다는 점이 독자에게는 좀 더 여렵지 않게 다가오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여러일화중에 가장 인상깊은 일화는 동쩐이라는 여자의 이야기이다. 누군가 자신의 머리에 USB 포트를 연결해 기억을 훔쳐간다고 믿는 여자 동쩐. 붕대 감긴 머리를 하고 히히 웃는 그녀는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은 후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의미 없는 질문을 툭툭 던지기도 했는데, 제일 자주 하는 질문이 바로 ‘행복하세요‘이다. 병명은 혼란형조현병. 피해망상은 물론 심하면 자신과 타인의 목숨을 위협하기도 하는 정신질환으로 동쩐이 발작을 일으킬 때마다 특효약은 바로 남편 연기다. 동쩐은 담당의인 샤오양을 줄곧 자신의 ‘돌아온’ 남편이라 믿고 있었고, 자신은 병을 치료하는 의사이지, 연기를 하는 배우가 아니라는 샤오양의 푸념에 하오 선생은 의미 있는 말을 남긴다. ‘치료는 약으로만 하는 게 아니야, 마음을 써야지.’ 이 에피소드만 봐도 그가 말하는 정신병은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는 마음의 병이다. 정신질환과 관련된 에세이이지만 무겁지 않고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와 독특한 유머코드를 가진 엉뚱한 정신과의사를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