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연한 고양이
최은영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82년생 김지영>란 영화가 개봉되었다. 대한민국 여성들의 관점으로 놓인 소설이 원작이다. 많은 사람들이 특히 독박육아에 놓인 여성들의 공감을 많이 불러일으킨 소설을 쓴 작가 조남주를 비롯해 한국소설의 열기가 다시 뜨거워지는 시점이다. 이번에 소개할 <공공연한 고양이>는 고양이를 테마로 한국소설가들이 쓴 작고 아담한 이야기들을 담은 단편소설집이다. 이제는 더 이상 길을 스쳐지나치는 길고양이란 존재를 넘어, 우리에게 좀 더 친숙하고 익숙한, 그리고 소중한 존재가 된 고양이를 소재로한 소설들. <쇼코의 미소><내게 무해한 사람>의 최은영, <안드로이드여도 괜찮아>의 양원영 등 정용준, 이나경, 강지영, 박민정, 김선영, 김멜라, 조예은 작가가 전하는 따뜻하고 다정한 고양이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야기는 한국소설가들이 쓴 고양이를 소재로한 단편소설들이다. 최은영의 임보일기, 조남주의 테라스가 있는 집, 정용준의 세상의 모든 바다. 이나경의 너를 부른다. 강지영의 덤덤한 식사, 박민정의 질주, 김선영의 식초 한병, 김멜라의 유메노유메, 양원영의 묘령이백, 조예은의 유니버설 캣샵의 비밀이 수록되어 있다. 그 중 가장인상깊은 소설은 임보일기이다. 어떤 사람들은 키우던 동물을 버리는데, 그 이유가 참 하찮고 당연한 것들이다. 털이 날린다고, 똥오줌냄새가 난다고, 말을 듣지 않는다고, 어리지 않다고, 귀엽지 않다고, 아프다고, 늙었다고. 그래서 버린다. 임보이야기를 하지만, 임보가 되기 전 고양이가 버림받는 과정, 그 이야기들이 가슴 아프다. 우리나라의 고양이들중 원래 고양이 수명이 10년이상인것에 비해, 버림받은 길고양이의 수명은 2~3년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읽는 내내 같은 생명이 생명의 수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 밖에도 고양이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력에서 비롯된 유메노유메’, 고양이가 생전의 세상, 사람들의 세상을 살다 떠나면 고양이 별로 떠난다는 유니버설 캣샵의 비밀’, 고양이가 죽은 뒤에 주인이 죽으면 마중을 나오지 않을까라는 묘령이백등 고양이에 대한 일반 독자들이 상상해봤을법한 상상력과 고양이도 사람 못지 않은 생명체임을 감정이 있는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임을 잊지 않게 만드는 소소하지만 따뜻한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책장속 귀여운 고양이들이 튀어나와 꾹꾹이를 하고, 개냥이처럼 애교를 부릴 것 같은 기분좋은 이야기책, <공공연한 고양이>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유명한 저자들의 따뜻한 소설을 맛보고싶을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