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사회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10
심너울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무게의 중심에서 재미를 본다라는 출판사 그래비티 북스는 GFGK시리즈가 있다. GFGravity Fiction의 줄임말로, 외국SF가 점령한 서점가에 당당히 한국SF작품을 내놓은 시리즈이다. GKGravity Knowledge의 줄임말로, 우주공학에 관한 인문 교양 컨텐츠를 제공하는 시리즈이다. 이렇게 그래비티 북스는 우주과학에 중점을 둔 출판사로, 공상과학에 대한 전문성과 창의성을 갖춘 안목이 있는 출판사이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그래비티 북스의 GF시리즈의 열 번째 작품인 심너울의 <소멸사회>이다. ‘소멸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알 수 있듯, 먼 미래의 이야기이지만 고도로 발전된 과학과 기술로 인해 무언가가 사라지고 없어지는 이야기이다. 디스토피아적 세계관과 한 편의 성장소설을 결합시키며 현사회를 반추시키는 소설 <소멸사회>. 과연 무엇이 사라지고 무엇이 남을까?

 

<em>  </em>

민수는 서울 사람들 사이에 서서 자신도 또 하나의 색다른 별이 되어 빛나고 싶었다.

많은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었다.

지옥 같은 대중교통을 견디면서 출퇴근하고,

적당한 회사에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로 입에 풀칠을 하고,

개미굴 보다 살짝 나은 오피스텔에 지친 몸을 뉘고,

일주일에 한두 번은 서울에서만 할 수 있는 괜찮은 문화 활동을 즐기는 삶,

민수는 그것을 얻는 데 실패했다.‘

 

 

-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일자리로 2055.

잘 들어 주는 AI를 만들려는 스타트업을 시작하려 하는 이유는?


2040년대 지방과 도시의 격차는 커치고, 사람간의 거리는 멀어진 시대. 학생수가 100명도 되지 않은 작은 중학교. 그 곳에 다니는 중산층 서민인 수영과 민수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장래에 대해 고민 중이다. 이런 와중에 상류층 집압의 아이인 노랑이 전학온다. 노랑은 독특한 옷차림과 눈치없는 성격으로 반분위기에 섞이질 못한다. 그 아이는 보통 아이들이 가지지 않은 집안배경으로 그런 낙천적인 성격을 가진 것이니, 이질감이 느껴진 탓이다. 이런 노랑을 받아들이고 친구가 되는 수영과 민수.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민수는 묘한 불편함에 휩싸인다. 수영은 중산층, 노랑은 상류층, 자신은 하류층 경제적인 배경이 다름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캐셔로 일한 엄마가 해고된 후 최저기본소득으로 살아가는 민수, 그에게 신문기사가 되겠다는 수영과 양로원 봉사활동을 다니는 노랑은 다른 세계의 사람들만 같다.

 

2050년대 대한민국 고도의 과학기술로 인한 첨단과학의 발전으로 살기 편한 시대와 어려운 시대를 오가게 된다. 급격한 기술 혁명은 대부분의 일자리를 인공지능으로 대체하는 계기가 되었고, 대부분의 서민들은 인공지능이 대체할 가치가 없는 매우 사소한 노동집약적 엄무에 종사하게 된다. 분명 로봇의 도움으로 좀 더 편리한 삶을 제공 받지만, 그들의 일자리가 없어져 경제적 빈곤을 낳은 삶을 제공한 것 또한 로봇이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은 최소한의 기본 생필품이 제공되는 복지 카드로 살아야한다. 이 시대세 어른이 된 3명의 친구들. 수영은 3대 언론사 고시를 합격하고 기자가 된다. 노랑은 요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경험으로 말 잘들어 주는 AI를 만들 회사 에버마인드를 설립한다. 노랑은 AI가 말하기보다는 들어주는 역할을 하게 만들고, 그 이야기를 들으며 사용자의 심리 상태를 평가해, 회사에 등록한 상담사들 중 어울리는 사람을 추천하도록 만드는 인공지능 개발을 꿈꾸게 된다. 민수는 애완용 로봇을 수리해주는 사설 기사가 되는데, 그 마저도 수입이 넉넉지 않아 한강에 띄운 배에서 생활하며 공황장애 약 조차 구입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이런 민수에게 노랑은 자신과 일해보자는 제안을 하고, 민수는 제안을 받아들이는데...

 

읽는내내 학창시절부터 어른이 된 시점까지, 세월이 변해도 변하지 않은 그들의 사정이 안타까움을 유발한다. <소멸사회>2050년대를 펼쳐지는 인공지능이 도래한 한국을 보여주는데, 기술의 진보가 야기한 이중적인 모습, 편리와 편취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분명, 일자리를 대신해줘서 더 편한 삶을 누리지만, 누군가의 일자였던 만큼 누군가는 경제적 고통과 불합리한 구조속의 피해자로 남아야만 한다. 디스토피아를 잘 그래낸 소설을 읽고 싶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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