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
닐 셔스터먼.재러드 셔스터먼 지음, 이민희 옮김 / 창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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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먹지 않고는 버틸 수 있지만, 무언가를 마시지 않고는 몇일도 버틸 수가 없다. 사람의 몸은 대부분 수분으로 이뤄져있기 때문에, 물은 그야말로 생명수이다. 최근 환경오염과 더불어 그에 대한 재난영화가 많이 상영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가뭄이 불러온 대재앙을 다룬 재난소설이다. 어느 날 갑자기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이 재난속에서 어떻게 생존해야 할까? 또한 목숨이 경각에 놓인 상황, 우리는 어떤 인간성을 보여줄까? 등 다양한 질문을 하게 만드는 소설. 닐 셔스터먼의 장편소설이자 재난 소설인 <드라이>. 이 손에 땀을 쥐게하는 대재앙의 투쟁을 소개한다.



‘인체의 60퍼센트가 물이라고 말한 사람이 재키였던가?

이제 나머지 요소는 똑똑히 안다.

재와 먼지, 슬픔과 비통...

그러나 무엇보다도, 아니, 그런데도 우리를 하나로 묶어 주는 요소는... 희망이다.

그리고 환희다. 우리 안에서 마르지 않고 샘솟는 모든 것이다.‘

- 우리 미래에 충분히 있을 법한 재앙.

가뭄을 다룬 본격 재난소설, 살아남기를 선택한 아이들의 운명은?

아직 십대인 얼리사는 수도꼭지가 말라 버린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애러조나와 네바다주가 저수지 방류 협정에 탈퇴하면서 수문을 닫았기에, 캘리포니아주는 물공급이 중단된 것이다. 주민들은 아무 대비없이 이 상황을 맞이해야만 했고, 얼리사네 가족또한 다르지 않다. 당장 식수를 해결하기 위해 코스트코로 향하지만, 그 곳에서 식수를 탈환하기 위한 사람들의 행각에 공포를 경험한다. 겨우 얼음을 구했지만, 그마저 못쓰게 되자 부모님은 얼리사와 동생 개릿을 남겨둔채 물을 구하기 위해 떠난다. 해변에 바닷물을 정화하는 기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날이 지나도 부모님은 오지 않고, 이웃집 소년 캘턴은 이 위기를 기회삼아 그동안 좋아해 온 얼리사와 친해지려 그녀를 틈틈이 돕는다. 하지만 얼리사와 개릿이 켈턴의 집으로 머문 날, 그 날 밤 사건이 벌어진다. 켈턴집에는 오래 전부터 재난 상황을 대비한 물품들이 있었는데, 이를 안 이웃주민들이 워터 좀비가 되어 그들의 집을 습격한 것이다. 과연 이들은 무사히 집을 탈출하고, 부모님을 만날 수 있을까?

읽는내내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 몰린 인간의 추악함, 잔혹함을 볼 수 있었다. 물 한병으로 날을 세우는 이웃들, 갈증에 눈이 멀어 추악한 짓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 그 이기심과 폭력성 앞에 놓이 어린 주인공들. 과연 재난의 상황에서 도울 것이냐, 외면할 것이냐, 뺏길것이냐, 빼앗을 것이냐 하는 극단의 갈림길에서 윤리를 우선시해야할지 생존을 우선시해야할지는 어려운 문제이다. 이 소설은 디스토피아 장르로 작진감 넘치는 스토리에 최악의 재난 사태를 잘 묘사해 공포스러운 것이 아니다. 재난이 만들어낸 가지각각의 인간상을 보면서, 악이라 할지라도 내가 저렇게 되지 않을거란 보장이 없는 데서 비록되는 인간의 근원전인 선악에 관한 질문, 그리고 생존본능앞에서 무기력하게 쓰러져가는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하기에 무섭다. 물론 이 참사에도 희망과 구원은 존재한다. 재미도 있으면서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재앙소설,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공포소설을 읽고싶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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