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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리안 모리아티는 여성 스릴러, 심리 스릴러, 도메스틱 스릴러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작가 중 하나이다. 그녀는 감각적인 문체, 탁월한 심리 묘사, 매력적인 스토리라인으로 독자들을 매혹시켜왔는데, 리안 모리아티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함은 우리 주변의 ‘벌어질 만한’ 이야기를 ‘막장스럽게’써내면서도, 그 미친 이야기들이 우리 삶의 현실적인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소개할 <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 역시 그녀의 이런 장점이 확고하게 나타난다. 이혼, 사별, 배신, 퇴직, 등 각기 다른 사연으로 최고급 건강휴양지에 몰려든 아홉 명의 타인들, 과연 이 곳에서 그들은 자신의 인생을 달라지게 만들 열흘간의 휴양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을까? 완벽한 타인들의 베일에 쌓인 사연들,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과 그들을 사명감으로 지켜보는 한 사람은?
“지금 여러분은 산 밑에 서 있습니다. 산 정상은 절대로 도달하지 못할 것처럼 높아 보입니다.
하지만 내가 여러분이 산 정상에 오를 수 있게 도와줄 겁니다.
열흘이 지나면 지금 여기 앉아 있는 여러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열흘이 지나면 지금 여기 앉아 있는 여러분은 없을 겁니다.
...훨씬 행복하고 건강하고 가볍고 자유로워져서 평온의 집을 나서게 될 겁니다.”
훨씬 행복하게 되리라. 훨씬 건강하게 되리라. 훨씬 가볍게 되리라. 훨씬 자유롭게 되리라.
마샤의 말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축복 같았다.
저게 무슨 헛소리야. 프랜시스는 생각했지만 동시에 빌고 있었다.
제발, 그 말이 사실이 되게 해줘.
- 열흘동안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새롭게 태어나게 해드립니다!
놀라운 치유, 위험은 감수? 휴양지에 머무는 아홉명의 타인들의 미스터리
열흘동안 새로 태어나게 해준다는 최고급 건강 휴양지가 있다. 이 곳은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의 펑온의 집. 겉보기에는 일반 고급휴양지 같지만, 이 곳만의 독특한 규칙이 있다. 방문과 동시에 금지된 품목의 짐들은 압수당하고, 인터넷도 사용불가하며 휴대폰도 반납해야한다. 정해진 시간마다 먹는 건강 스무디를 제외한 음식은 금식이며, 명상과 수련만이 있다. 게다가 건강상의 이유로 아침마다 채혈을 해야만 하다니, 다소 엄격하고 외부와의 접촉이 철저하게 단절된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곳을 찾은 아홉 명이 있다. 이 아홉 명의 타인들은 성별, 나이, 직업, 가치관까지 전부 다르지만 한 가지 목적으로 이 곳을 찾아 왔다. ‘자신을 바꿔서라도 다시 태어나고 싶은 욕망’
엄청난 비용과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이곳에 온 그들에게는 각기 다른 사정이 있다. 한 때 잘나가는 베스트 셀러 작가였으나 현재는 연애사기까지 당한 돌싱녀인 로맨스 소설가 프랜시스, 얼굴뿐 아니라 전신성형을 해 성형중독에 빠진 제니퍼, 복권당첨으로 부유하지만 그들 사이는 부유하지 않은 벤 부부, 고등학생 아들의 자살을 막지 못해 죄책감에 시달리는 나폴레옹과 헤더 부부 그리고 그들의 딸 조이, 인기 스포츠 스타였던 풋볼선수지만 지금은 뚱뚱해진 중년남성 토니, 네 딸을 키우는 동안 바람 나버린 남편 때문에 자존감이 낮아진 가정주부 카멜, 해마다 건강휴양지를 여행 다니는 잘생긴 이혼 전문 변호사 라스까지. 그들은 자신을 바꾸고자 왔지만, 완벽한 타인들과 함께 생활하며 자신과 타인에게 알 수 는 의심과 비밀에 휩싸이고,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듯한 평온의 집 원장 미샤에게서 수상한 냄새를 풍기는데... 과연 이 곳은 정말 ‘치유’를 위한 평온의 집인가? 미샤가 계획한 위험한 디톡스 프로그램은?
- 우리에게 '있을법한' 이야기를, '막장스럽게' 구사한 심리스릴러!
따뜻한 자존감 교훈은 덤으로 가져가라!
읽다보면 역시 리안 모리아티라는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확실히 심리묘사에 탁월하고, 스토리가 밀도있게 진행된다. 때문에 두꺼운 분량임에도 책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 이 집중의 요소는 ‘공감’면에서도 작용한다. 작가는 우리 주변에 있을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등장인물을 통해 공감있게 전달한다. 이혼, 사별, 배신, 퇴직 등의 누군가의 인생에서 겪을 만한 아픔을 소재로 한다. 물론, 그것이 다소 막장적인 과거사인 바람, 자살, 성형, 중독을 품고 있기에 재미있는 스토리를 구사한다. 미스터리 장르적 요소는 이들의 관계나 과거사로 풀어지는데, 이들을 지켜보고 관리하는 휴양지원장인 마사라는 인물의 다소 위험한 ‘디톡스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진다.
읽어보자! 각자의 사정과 비밀을 품은채 들어온 아홉명의 타인들과 수상한 건강휴양지의 미스터리는 물론, 나를 바꾸기보단 나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자존감’과도 연관된 따뜻한 메시지 또한 품고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