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김이랑 지음 / 마카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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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JTBC에서 방영중인 사극 로맨스 드라마가 있다. 김민재 공승연 주연의 드라마 <꽃파당>이다. 이 드라마는 20대의 아이돌 같은 외모의 젊은 남녀배우와 사극이지만 트랜디한 분위기를 가지며, 로맨스 소설에 많이 등장하는 ‘남장여자’ ‘신데렐라스토리’ ‘삼각관계’ ‘F4공식(꽃보다 남자처럼 꽃미남 다수에 둘러쌓인 여주)이 쓰인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이다. 예전 소설, 정은궐의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드라마화한 <성균관 스캔들>을 재밌게 봤다면, 혹은 현재 방영중인 <꽃파당>의 원작소설이 궁금하다면 주목하자. 이번에 소개할 책은 남녀칠세부동석 팍팍한 유교이념이 파다한 조선땅에 도전장을 내민 천출의 남장여자 ’개똥이‘와 이런 막무가네의 여인을 중전으로 만들어야하는 꽃미남 매파들인 ’꽃파당‘의 대국민사기극이자 좌충우돌로맨스이다.



“설마 꽃파당을 모르는가? 상대가 누구든, 무슨 일이 있어도

어떻게든 착! 이어주는 혼담공작소 꽃파당을?”

“중매쟁이란 말이오?”

“보통 중매쟁이가 아니지. 저 꽃 같은 얼굴이 무려 셋이나 있다네. 셋!

그러니 꽃 같은 매파들이 당을 이룬다 하여 꽃파당이라 부르지 않겠나?”

“중신아비가 얼굴 반반해서 어디다 쓰려고요.”

“모르는 소리 말게. 말하지 않았나. 어떻게든 착! 이어주는 곳이라고.”

 

 

 

 

머리를 질끈 묶어 말아 올리고, 사내들의 바지를 입은 개똥이, 얼핏 보면 사내라 오해할만하지만 꽃다운 나이의 처녀이다. 개똥은 남장을 하고 온갖 시장 잔 신부름을 한다. 돈만주면 모든 할 기세인 그녀가 이렇게 억척스러운 것에는 이유가 있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아픈 오라비를 먹여 살리려면 거칠게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한 편 이를 안타깝게 그리고 사랑스럽게 보는 이가 있으니 그는 대장장이 일을 하는 이수. 이수는 일편단심 개똥을 마음에 두게 되고 그녀와 혼인하기 위해 매파를 알아보게 된다. 바로 조선 최고의 혼담성공률 100%를 자랑하는 ‘꽃파당’에.

 

 

꽃같은 매파들이 당을 이룬다 해서, ‘꽃파당’이라 하는 혼담공작소. 그 곳에서는 세명의 매파가 있다. 성격 한번 정떨어지게 더럽지만 날카로운 연애 분석가인 마훈. 눈만 뜨면 술과 여자를 찾지만 복잡한 혼인법률문제를 해결하는 브레인 도준. 그의 손을 거치면 매주도 꽃이 된다는 조선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영수. 이런 세명의 매파가 있는 꽃파당에 혼사를 의뢰한 이수는 번번히 거절당하고, 그것도 모른채 우연한 기회에 꽃파당에서 당담한 혼인일을 돕게되면서, 마훈을 만나고 중매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개똥은 꽃파당의 최초 여성매파가 되기로 결심하고만다.

 

 

한편, 대장장이 이수의 신분이 선왕의 숨겨진 아들임을 알게 된 좌의정 강몽구는 이수를 왕의 자리에 앉힐 계획을 세우고, 정치싸움에 휘말린 이수는 결국 왕의 자리에 오른다. 강몽구는 이수와 자신의 딸을 혼인시켜 부원군이 될 욕심을 부리고, 이수는 자신이 사랑한 개똥이를 중전에 올리기 위해, 다시 한 번 ‘꽃파당’에 의뢰를 하게 되는데... 혼담율 100%인 꽃파당에 위기가 찾아오다! 과연, 천출인 개똥이를 양반집 규수로 신분세탁해 중전의 자리에 올릴 수 있을 것인가?

 

매파가 여성이고 나이든 할머니라는 편견을 깬다는 신선함을, 여주 한명에 다수의 꽃미남들로 구성된 F4공식, 신분차이를 넘어서는 삼각관계 신데렐라 스토리는 정형화를 준다. 즉 신선함과 정형화의 조화가 잘 구성된 퓨전사극로맨스이다. 아마, 성균관 스캔들을 좋아한 드라마 시청자라면, 정은궐의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재밌게 읽은 독자라면 즐겨 볼 수 있을 것이다. 특별한 반전도 없고, 일정한 로맨스 규칙을 따르지만, 사극자체의 무거움과 정치권력싸움이라는 스토리상의 답답함을 덜어내는 현대적이고 신선한 소재(꽃미남으로 이뤄진 혼담소인 꽃파당)가 쓰여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사극로맨스. 머리 식힐 겸 읽을 로맨스를 찾는다면 추천한다.

+@ 정수현의 <한양 다이어리>, 월우의 <조선왕비 간택사건>, 정은궐의 <성균관 유생의 나날> 같은

사극 로맨스를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 앞쪽 작품은 가벼움, 뒤쪽으로 갈수록 무게감이 있다.(정은궐작품이 가장 무게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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