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의 발명
수 몽크 키드 지음, 송은주 옮김 / 아케이드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고난 뒤의 생각은 여러모로 복잡했다. 단순히 재미있을 감동적인 소설로만 생각했는데, <날개의 발명>은 실존인물을 모델로 했기 때문이다. 19세기 미국의 노예제 폐지 운동가이자 여성 운동의 선구자였던 사라 그림케의 삶을 바탕으로 만들어 졌는데, 이 책이 왜많은 어워드에 이름을 올리고 문학상을 수상하고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에서 추천하는지 알 만한 소설이다. 이 이야기는 두 여성의 성장에 관한 이야기 인데, 노예라는 신분의 굴레와 여성이라는 성적차별이 존재하는 시대에 맞서 자신의 희망을 찾아가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아프리카에서 사람들이 날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내가 열 살 때, 어느 날 밤 엄마가 해준 이야기였다.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핸드풀, 네 할머니가 똑똑히 보셨어. 사람들이 나무랑 구름 위로 날아다녔대. 

찌르레기처럼 날았다니까. 여기로 오면서 그런 마법도 더는 쓰지 못하게 된 거지.”

... 고작 열 살이었지만, 하늘을 나는 이야기가 순전히 허튼소리라는 걸 알았다.

우리는 마법을 잃어버린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노예일 뿐이었고,

아무 데도 갈 수 없었다. 엄마의 속뜻을 알게 된 것은 한참 뒤의 일이었다.

우리는 정말로 날 수 있었지만, 마법으로는 아니었다.'



재밌는건 이 두 여성의 ‘차이’이다. 한 여성 ‘사라’는 지배계급이다. 판사아버지와 귀족어머니의 딸로, 10형제중 붉은 머리카락과 주금께로 독특한 외모를 지녔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성장하는 소녀이다. 다만, 그녀에게는 엄격한 엄마가 있는데, 이 엄마는 당시의 지배계급의 전형적인 허영과 이기심, 교만의 캐릭터이다. 그녀의 엄마가 열한살 때 사라에게 생일선물을 하면서 이 소설의 두 번째 주인공인 여성 ‘핸드풀’과의 인연이 시작된다. 다른 한 여성인 ‘핸드풀’은 노예계급으로 이 저택에서 노예로 일하게 된다. 그녀의 엄마역시 노예이고, 그들은 인권을 유린당하고 매질로 다스려지며 정신적 신체적 폭력에 노출되는데, 이 상황에 대해 두 여성의 반응이 소설의 재미를 주는 부분이다. 소설은 교차서술로 진행되는데, 두 소녀 모두 노예제도에 대해 반대하고 있지만, 신분과 성격에서 오는 차이로 다른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점이 극명하게 나눠져 재미와 나름의 생각거리를 준다.


당시의 시대상은 물론이고, 실존인물을 모델로 하며, 두 여성이 인권과 여성권에 대해 생각하고 당시의 억압과 폭력속에서 자신만의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 성장하는 이야기. 이 불평등하고 불합리적인 사회에서 두 여성이 배신과 사랑, 저항과 반란을 경험하며, 노예폐지와 여성 권리 운동의 단초를 여는 이야기. 추천한다. 재미는 물론 그 시대의 시대상과 당시 실존한 사라 그림케의 자유에 대한 추구와 대담함, 그 용기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느낄수 있으며, 저자의 상상으로 재구성된 인물인 핸드풀(실제로 사라가 선물받았던 노예이나, 실제로는 폭력에 의해 단명했다고 한다)에 대한 이야기는 여성에게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존재하며, 더 나아가 세대, 신분, 인종, 성별에 대한 각종 차별에 관한 깊이 있는 생각과 깨달음을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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