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가 되고 싶어 태어난 동물은 없습니다 - 동물에 대한 낯선 생각들 더 생각 인문학 시리즈 8
박김수진 지음 / 씽크스마트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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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관한 가사가 화제에 오르고 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아프리카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돼지 흑사병으로, 이병률이 높고 전염될 경우 치사율이 100%에 가깝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 질병을 가축전염병상 제1종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하여 관리 중이다. 자, 여기서 ‘관리’란 무엇인가? 우리는 병에 걸린 사람이 있을 경우, 격리와 치료조치를 취한다. 하지만 여기서의 ‘관리’는 곧 ‘살처분’이다. 구제역, 조류독감 등 가축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우리가 취하는 관리방볍은 질병예방과 방역을 위해, 감염된 가축 뿐만 아니라 전염병 발생 지점 3km이내 농가의 가축까지 모조리 살처분하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이런 이중 잣대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람과 동물의 권리 차이는 무엇이며, 동물권에 관한 정의와 견해에 대한 심도 있는 글이다.



‘투투와 함께 살면서 처음으로 사람이 아닌 동물에 관심이 생겼어요. 

투투와 오랜 시간 생활하다 보니 그동안 얼마나 동물의 감정과 생각, 습관, 행동에 

무지하고 무관심했는지 깨닫게 되더군요. ...그러면서 생각했어요. 

‘대체 강아지인 투투와 사람인 나의 근본적인 차이가 무엇일까?’ 

‘투투에게 희로애락이라는 감정이 있다면 길고양이들에게도, 동물원에 갇혀 있는 동물들에게도, 

사람의 ‘행복한 식탁’을 위해 죽는 닭, 소, 돼지 같은 동물에게도, 

‘대가리 떨어뜨리기 게임’으로 죽어간 잠자리들에게도 희로애락이 있지 않을까?’라고요.‘



- ‘나는 못 먹는 게 아니에요. 안 먹는 거예요’

인간동물과 비인간동물의 차이는 무엇일까?


저자는 올해로 비육식을 실천한지 10년째이다. 과거 저자는 딱히 동물을 좋아하지 않았고, 채소와 과일을 좋아하지 않다보니 비육식을 실천하기까지 꽤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저자가 비육식을 실천하게 된 계기는 반려견 투투를 키우기 시작하면서이다. 반려견을 키우면서 개에게도 감정, 생각, 습관, 행동이 있으며,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저자는 ‘반려견과 식용견의 차이는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저자는 인간을 포유류의 한 동물로 생각하고, 우리의 필요에 의해 이용되는 동물들을 비인간이라 생각할 경우, 우리가 동물에게 행하는 수많은 행위는 학대와 착취임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이런 인간과 동물의 종의 차별을 부정하는 동물에게도 권리가 있다는 ‘동물권’에 관한 이야기이다.


책은 총 2부로 나눠 진행된다. [동물에 대한 낯선 생각들]은 저자가 ‘동물권’을 생각하게 된 계기부터, 현재 동물들이 처한 처참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써내려간다. 농장동물, 실험동물, 모피동물, 전시동물, 애완동물들이 인간의 필요와 욕구에 의해 희생 당하는 처참한 과정과 현실을 이야기하며, 사람을 ‘인간동물’ 동물을 ‘비인간동물’로 나누고 왜 동등한 권리 적용되지 않으며, 때론 동물을 반려동물로 사랑하기도 하면서 식용동물로 먹기도 하는 일관되지 않은 인식과 태도에 관해 고심한다. [동물권을 위해 실천하는 10인의 인터뷰]는 이런 저자의 고심을 나눠 주었던 10인의 채식주의자들과의 인터뷰이다. 저자는 이들에게 질문을 하고 답을 얻어가며, 다양한 비건들의 동물권에 관한 윤리의식과 채식을 실행하기까지의 동기와 실천일화를 보여준다.



-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저지르는 '동물학대'는?

역사와 철학, 통계, 인터뷰를 거쳐 마주하는 불편하지만 알아야할 '동물권'이야기


이 책은 ‘동물권’에 관한 인문학 책이다. 생태 환경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며, 육식과 동물권에 관한 역사와 철학적 이야기를 담아내기도 한다. 저자는 반려견과 식용견을 나누는 기준, 돼지 구제역 때문에 살처분 되는 광경에 눈물 짓다가도 황사 때문에 목이 칼칼하다며 죄책감없이 돼지고기를 먹는 동물을 향한 인간의 이중잣대와 불평등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고심한다. 각종 기사와 논문을 조사하고, 과거 인간중심사상의 역사와 철학을 살펴보며 그 원인을 탐구한다. 또한 몸 하나 겨우 들어가는 지옥에 갖힌 닭, 우유 생산을 위해 항상 임신상태로 있어야하는 젓소, 오락용으로 사육되는 씨월드와 동물원의 동물들, 의학적 산업적으로 실험용으로 고통받는 동물들의 현재 상황과 수치를 보여주며, 인간이 현재 실행하고 있는 무수한 동물학대를 정확하고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 우리가 먹고, 키우고, 보고, 이용하는 동물에 관해 이야기하기에, 불편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하지만 저자가 인간을 ‘동물인간’ 동물을 ‘비인간동물’로 칭하는 것처럼. 동물에게도 생명은 물론 권리가 있음을 절실하게 깨닫고, 현재 내가 무의식적으로 저지르는 수많은 동물학대의 일부분을 보고, ‘동물권’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노골적이나 솔직했고, 불편하지만 생각할 거리를 주는 책, <고기가 되고 싶어 태어난 동물은 없습니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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