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조사관
송시우 지음 / 시공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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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매주 수목 밤을 기다리게 하는 드라마가 있다. 장르명가 OCN에서 방영되는 이요원 주연의 <달리는 조사관>이다. 원래 OCN에서는 <보이스> <트랩> <터널> <나쁜녀석들>등 추리, 스릴러, 공포 등의 장르물 드라마로 유명한 방송사이다. 특히 어두운 색감의 영상미에, 실제 사건이나 사회적인 문제를 소재로, 과격한 액션의 형사와 잔혹한 살인마의 대결구도를 그려왔다. 반면, <38 사기동대> <플레이어> 같은 작품은 세금 징수 공무원이나 사기꾼 같은 독특한 직업을 가진 캐릭터 조합원들의 코믹 통쾌한 활극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에 소개할 드라마 원작소설 <달리는 조사관>은 양쪽의 색을 모두 가진다. 한국사회의 실제 있거나 있을법한 사건을 소재로 하는 사회파 미스터리이며, 동시에 다소 생소한 직업인 ‘인권증진위원회 조사관’을 주인공으로 삼아, 사건의 진실을 쫓아 진정인의 인권을 보호하는 팀원들의 이야기이다.



‘사실 나는 인간에게 과연 진실을 밝혀낼 능력이 있긴 있는 걸까 의심이 돼.

경찰은, 검사는, 판사는 그 일을 할 수 있는 걸까.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거고 그들이 하기로 정해져 있는 거야.

인권위는 그 과정에서 절차나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었는지를 살펴보면 돼.

절차나 권리 위반은 잘못된 판단을 낳기 쉬우니까.‘

- 경찰도 탐정도 아닌, 인권증진위원회 조사관들의 진실 찾기!

이요원 최귀화 주연의 수목드라마 <달리는 조사관> 원작소설!

‘인권증진위원회’는 진정인의 인권보호를 위해 움직이는 기관이다. 피의자와 피해자들 간에 인권침해와 차별행위가 있었는지를 조사하는 것이다. 이 인권위 조사관은 공무원이긴 하지만 형사나 경찰과는 달리 공권력을 행사할 수 없으며, 단지 엇갈린 증언속에 인권에 대한 침해여부를 찾아내기 위한 조사만을 수행한다. 즉 그들에게는 유죄냐 무죄냐 하는 판단이나, 단죄를 할 능력도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인권증진위원회에 알려진 인물이 있다. 한윤서는 조사관이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름을 알리게 된다. 한 정치인의 수행비서 성희롱 사건에서 인권침해를 밝히고, 사퇴를 하게 만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상부에서는 이런 그녀에게 또 한 건의 성추행 사건을 맡기기로 한다.

그 사건은 국내 자동차 대기업인 오성기업의 조동조합 국장인 이은율이 조합원인 소지혜를 성희롱했다는 사건이다. 소지혜는 자신이 성희롱 당한 사건을 언론에 알려 이미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태이며. 자동차노조 간부가 조합원을 성희롱했다는 보도가 인터넷에 쫙 깔려, 인권증진위원회에까지 그 이목이 집중된 상태이다. 성적인 파문만큼 도덕성에 직격탄을 날리는 이슈는 없다. 선정적이고, 눈길을 끌고, 싸잡아 비난하기 좋은. 한윤서는 이 골치 아픈 사건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사건의 개요는 평소 선후배사이였던 이은율과 소지혜가 강윤오의 장례식장에서 술을 마신뒤, 취한 소지혜가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자, 이은율이 그녀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나간뒤, 그녀가 구역질을 하자, 한 빌딩 건물 지하1층으로 데려가 성추행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은율은 이를 부인하며, 소지혜가 자신에게 접근을 했는데 거부해서 앙갚음으로 거짓고발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 탐정과 형사에 질렸다면, 이젠 '조사관'이다! 원작소설보다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의 조합!

현재 한국사회에 당면한 문제들을 소재로 삼지만, 전통 추리극 못지않은 디테일한 설정과 반전은?


드라마와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는 원작소설이다. <달리는 조사관>은 일반 추리미스터리소설에서 등장하는 탐정도 형사도 검사도 없다. 끈질기게 추격해야만 하는 범인도 없다. 저자는 실제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국을 모델로 한 가상기구인 인권증진위원회를 만들었고, 그 곳의 조사원들을 주인공으로 삼는다. 그 점이 다른 타 추리소설에서 맛볼수 없는 이색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들은 형사나 경찰처럼 공무원이지만 공권력을 동원할 수 없다. 그들은 피해사실의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조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과정에서 인권침해 여부를 밝히는게 그들의 일이지만, 사건을 조사할 수 록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목도하고, 이 것에 대해 여러 딜레마에 빠진다.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 본분이지만, 한 개인의 인생을 짓밟는 국가권력에 대한 분노를 마주하기도 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인간으로써의 연민을 마주하기도 한다.

읽어보자! 송시우의 다른 작품이 궁금해질 만큼 멋진 소설이니! 진짜 인권은 무엇인가 독자스스로 생각하게하며, 우리사회의 각종 문제를 다루는 시의성 있는 소재를 각 사건별 단편처럼 써내는 작품, 강자와 약자사이 악인과 선인사이에 고민하고 동화하고 독단과 정의사이를 오가는 조사원들이 그 사건마다 각자의 개성과 역할을 뽐내며 독자와 함께 달려나가는 소설. 그들이 만들어내는 인권이 살아있는 세상을 꿈꾸며, 진실의 무게을 밝히는 이색적인 추리미스터리인 <달리는 조사관>. 드라마처럼 러브라인이나 공조하는 느낌은 적거나 없지만, 각자 캐릭터별 존재감과 전통추리극 같은 전개가 엿보이는 소설이니 아마, 드라마보다, 아니 드라마보다 더 재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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