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니발
토머스 해리스 지음, 이창식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2019년 봄, 작가가 13년 칩거와 공백을 깨고 발표한 신작 <카리 모라>. 그리고 <양들의 침묵>이후 30년이라는 기념에 맞추어 토머스 해리스의 신작 한권과 구간 세권이 재발간된다. 신작 <카리 모라>는 아마존평점을 비롯 한국에서도 전작 만큼의 기대감을 채우지 못했다는 아쉬운 평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구간 세권인 <양들의 침묵> <한니발> <한니발 라이징>은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클래식이 영원한 이유는 오랜 후에 즐겨도 그 만한 가치와 즐거움을 주기 때문인데, 역시 ‘한니발 렉터 시리즈’인 세권은 2019년인 현재에 읽어도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기 충분한가 보다. (<한니발 라이징>은 읽지 않은 관계로 그 책을 제외한 ‘한니발’ ‘양들의 침묵’은 본인 역시도 즐겁게 읽었다) 양들의 침묵 이후 속편인 한니발을 소개한다.


전편 <양들의 침묵>에서 살가죽이 벗겨진 채 나방과 함께 유기된 연쇄살인사건에 투입된 FBI연수생 클라리스 스탈링. 그녀는 볼티모어 정신질환 범죄자 수감소에서 한니발 렉터 박사의 도움을 받는다. 한니발 렉터는 아홉명을 살해하고 그들의 인육을 먹은 살인자로 같은 살인자의 심리를 파고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스탈링은 렉터의 도움으로 살가죽을 벗기는 살인마 버팔로 윙을 검거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렉터는 그를 감시한 경관을 살해한 뒤 자취를 감춘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그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사라지고 그 후 7년이 흐른다.

이제 클라리스 스탈링은 FBI 특별 수사관이 되어 수사팀을 진두지휘하는 위치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마약범 검거현장에서 뜻하지 않은 마찰로 인해 총을 쏘게 되고, 그녀가 검거가 아닌 살인을 했다는 식의 오보가 이어진다. 무분별한 작전과 무기사용이라는 오명으로 강등당할 지경에 이른 스탈링. 이런 그녀에게 한 남가 접근한다. 그는 한 때 렉터의 환자이자 렉터의 4번째 희생자이자 유일한 생존자인 메이슨 버거. 메이슨 버거는 렉터로 인해 동물에게 얼굴을 뜯기고 인공호흡기와 휠체어로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는 양돈업으로 모은 부유한 재산으로 그를 잡아 복수할 기회를 노리고 있는데, 이 복수의 기회에 스탈링이 필요한 것이다. 이미 신분세탁을 한 렉터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스탈링에게만 집착하며 연락을 하고, 이를 기회로 본 메이슨은 스탈링을 이용해 렉터에게 복수할 기회만을 엿보는데...

토머스 해리스가 쓴 한니발 렉터 시리즈가 왜 세계 100대 공포영화에 선정되었고, 십여년 전 영화화 되었고, 몇 년 전 드라마화 되었고, 지금 다시 원작소설이 재출간 되었는지를 읽다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한니발 렉터라는 캐릭터 때문이다. 이 책 역시 그의 캐릭터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한니발 렉터는 스릴러 역사상 가장 매혹적인 악인 캐릭터이며, 순도 높은 최고의 악을 보여준다. 그리고 살인조차 예술적인 감각으로 승화시키는 힘, 그 동기조차 철학적인 감각으로 역설하는 한니발 렉터는 각종 지적 유산이 함유된 상징과 암시로 독자에게 원초적인 공포를 선사한다. 또한 연쇄살인마라 해서 무식하고 폭력적인게 아니라 다방면에서 지적이고 세련된 매너와 교양을 갖춰 그의 평소모습과 엽기적인 살인행각 간의 차이가 어디서 왔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그 궁금증을 조금을 해소될 수 있을 듯하다. 렉터의 과거 일부와 스탈링과의 관계가 두드러지니까. 이번에 렉터와 스탈링의 줄다리기는 격조 높은 두뇌 플레이는 물론이고, 남녀사이의 알 수 없는 미묘한 감정과 겉으로 드러난 적의와 속에 내제된 기묘한 존중과 동지애 같은 것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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