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저 생리하는데요? - 어느 페미니스트의 생리 일기
오윤주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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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피의 연대기>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식으로 진행되는 여자들의 ‘생리’에 관한 영화이다. 감독 김보람과 함께, 다양한 나이별 직업별 여성들이 ‘생리’에 관해 인터뷰를 하며 그에 관한 일화나 생각들을 나누기도 하고, 생리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있는 사회적 문제, 생리대 가격에 관한 경제적 문제, 오래전에 있던 생리에 관한 비과학적이고 거짓된 역사적 오류(예를 들면, 옛날 서양의 한 나라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신체적으로 하등해서 정액을 만들지 못해 나온것이 생리혈이었다는)등을 다룬다. 당시 ‘임신은 축북인데, 생리는 수치’라는 잘못된 인식에 대한 도전이자, 솔직한 경험담과 다양한 생리용품에 대한 리뷰로 많은 여성들의 호응과 공감을 얻어냈다. 이런 에세이가 있다면? 이번에 소개할 에세이는 생리에 대해 솔직하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그려낸 일기이다.



‘누구도 내게 생리를 숨기고 부끄러워하라고 강요한 적은 없었지만,

나는 자연스레 여자애들에게만 ‘그 날’을 속삭였고

아무도 보지 못하게 생리대를 숨겨서 화장실에 들락거렸으며,

어쩌다 팬티와 침대에 피가 새기라도 하면 죄책감에 자신을 나무랐고,

생리통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나에게 남자애들이 왜 그러냐고 물으면

민망한 웃음을 지으며 “몰라도 돼”라고 말했다.

그렇게 친구들과 그리고 나 자신과 생리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는 차단되었다‘

한 달에 한 번, 일년이면 12번, 여성이라면 일평생 적어도 400번 이상은 경험하는 것이 생리이다. 생리는 가임기 여성이 임신이 되지 않았을 때, 자궁내막이 호르몬의 분비 주기에 반응하여 저절로 탈락하여 배출되는 현상을 말한다. 간격은 평균28일 정도이며, 기간은 평균3~5일이 정도이다. 이런 생리적이고 자연스러운 몸의 변화인 생리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꽤나 피곤한 존재로 여겨져 왔다. 신체적으로는 복통, 편두통, 복부 팽만감, 메스꺼움, 유방 압통이라는 통증을 겪어야 하며, 정신적으로는 호르몬 변화에 따른 우울과 예민으로 감정조절에 어려움을 느끼고 식욕이나 성욕에 변화를 느끼기도 한다. 사회적으로는 대놓고 말하는게 불편한 소재이며 심할 경우 수치심을 동반하는 경험을 겪기도 한다. 저자는 이런 생리에 관해 솔직하고 대담하게 논하며 이를 통해 여성으로써 자신을 사랑하는 법에 대해 말한다.

<네, 저 생리하는데요?>는 부제 어느 페미니스트의 생리 일기라는 말처럼 ‘생리’에 관한 일기이자 보고이다.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생리에 관한 일화를 풀어 놓는다. 생리를 앞두고 생기는 피부 트러블, 자기 혐오의 감정, 갑작스러운 우울감, 통증과 불편함 귀찮음을 가감 없이 이야기 한다. 읽다보면 대부분의 여성이 공감할만한 이야기들이 쓰여있고, 자신의 경험을 상기시키거나 생리에 관한 올바른 인식이 무엇인지에 관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드는 내용이다. 저자는 100면의 여성이 100가지 생리를 한다 라고 하며,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여성들이 겪는 초경, PMS(월경전증후군), 생리통, 예기치 않은 생리, 생리 중 섹스, 사후 피임약 복용, 사용하는 생리 용품 등 내밀한 경험담을 인터뷰하고 자신의 경험과 다른이들의 다양한 생각과 더불어 정확한 정보 또한 알려준다. 그리고 결국에는 말하기 불편한 소재인 생리에 관해 인정하고 긍정함으로 여성이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방식에 관해 말한다.


 ‘생리는 몸의 운동 중 하나로, 자연스러운 순환이자 몸의 주기’라고 한다. 우리는 이점을 기억해야하지 않을까? 대부분의 여성들이 생리에 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다. 불편함, 귀찮음, 고통스러움, 수치스러움 등. 만약 당신도 그렇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 권유하고 싶다. 이 책은 생리의 긍정적인 면을 이해하고, 나만의 이야기가 아닌 지구상 반을 차지하는 여성 모두의 이야기이다. 그렇기에 나만 유별나지 않다는 위로감을 얻을지도 모르고, 왜 생리기간에 그런 변화를 가지는지 내 몸의 변화를 이해함으로 좀 더 스스로와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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