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
로지 월쉬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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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웃 블로거님께 선물 받은 조조 모예스의 <미 비포 유>란 소설이 떠오른다. <미 비포 유>는 한 가난한 웨이트리스트가 사지마비환자인 부유한 사업가의 임시 간병인을 하다가, 사랑에 빠지는 러브스토리이다. ‘신데렐라 스토리’와 ‘시한부 연인’이라는 판에 박힌 소재를 이용하지만, 영화로도 소설로도 흥행했고, 나 역시도 인상 깊게 읽은 작품이다. 그 이유는 ‘사랑이 모든 것을 이겨낸다’라는 결말이 아닌, 매우 ‘현실적인 결말’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과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의 결정을 존중해 주는 것이라는 울림 있는 메시지를 주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발굴한 에디터가 또 하나의 작가를 추천한다면? 이 소설은 조조 모예스 이후로 미스터리 스릴러가 주류인 소설업계에서 로맨스의 신예로 떠오른 로지 윌쉬의 데뷔작이다. <미 비포 유> 이후로 최고의 화제로 떠오른 로맨스 소설인 <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 과연 <미 비포 유>만큼 인상 깊은 로맨스를 선사할 수 있을까?



- 일주일의 꿈같은 로맨스, 그리고 사라진 남자의 비밀

그의 진심을 확신하는 그녀, 연락 없는 그를 찾아나서는데...

사라는 십여년 결혼생활을 마무리하고 첫사랑과 이혼절차를 밟는 중이다. 그녀는 화려한 커리어를 두고 사회 자선사업가로 성공한 여성이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그렇지 못했다. 복잡한 심경을 훌훌 떨치기 위한 여행길, 휴가차 온 고향땅에서 다시 한 번 로맨틱한 사랑을 꿈꾸게 된다. 자연풍경과 어울리는 한 적한 길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것이다. 그 남자는 에디. 사라와 에디는 너무도 다르다. 이혼경험의 커리어우먼인 사라, 미혼인 목수인 에디. 하지만 이 둘은 몇 마디 대화와 맥주 한 잔을 시작으로 일주일간 급속도로 빠져든다.

에디는 그간 사라가 봐온 남자와는 다르다. 도심이 아닌 외곽 시골에서 목수일을 하며, 주말에는 취미삼아 축구 선수로 활약한다. 그리고 그 외에는 우울증에 걸린 어머니를 보살피는 남자이다. 다름인지, 새로움인지 모를 매력. 이런 에디를 사라는 사랑하게 되지만 이 사랑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에디는 사라를 만나기 전 예약해둔 스페인 여행을 떠난다. 헤어지기 전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지만, 곧 연락이 두절된다. 사라는 그의 진심과 약속을 믿으며 그를 기다린다. 문자를 남기고, 페이스북에 메시지를 남기지만 그에게서는 도통 답이 없다. 사라의 친구는 30대중후반의 나이에 정신차리라며 그저 지나가는 남자일 뿐이라며 잊으라 하지만, 사라는 계속해서 그를 찾아 헤메는데... 과연 사라는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로맨스 소설이지만 로맨스가 전부가 아닌 소설이다. 초중반만 해도 그저 서로다른 남녀의 운명적인 사랑이라는 뻔한 로맨스가 진행되기에 지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에디의 행방을 추적하는 사라의 이야기와 진짜 에디의 진심과 그의 숨겨진 의도를 궁금해 하는 호기심이 점차 이 소설을 끈기 있게 읽다, 결국 급속도로 빠져들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야기는 사라와 에디의 러브 스토리에서 ‘로맨스적 요소’를, 사라가 에디의 실종을 찾는 과정에서 ‘추리적 요소’를, 사라가 죽은 동생을 기억하고 쓰는 편지글에서 ‘반전적 요소’를 맛볼 수 있다.

로맨스와 반전을 좋아한다면 적극 추천한다. 조조 모예스의 대표작만 읽어보았지만 <미 비포 유>가 로맨스에 강하고 천천히 빠져들게 만드는 소설이라면, <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는 반전에 강하고 초반에 더디다가 중후반에 빠져드는 소설이다. 만약, 현실적이고 감동적인 로맨스를 좋아한다면 조조 모예스의 작품을. 다양한 장르적 요소를 맛보고 독특한 로맨스를 맛보고 싶다면 로지 윌시의 작품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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