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너는 알고 있다
엘리자베스 클레포스 지음, 정지현 옮김 / 나무옆의자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커티스 시튼펠트의 <사립학교 아이들>은 2005년 뉴욕타임스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 책은 최상류층 아이들이 다니는 기숙학교에 진학한 소녀 ‘리’의 이야기이다.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그 속은 어른들이 모르는 모험과 음모, 사랑이야기가 존재한다. 이 소설은 우리들이 공감할 만한 다양한 사춘기의 성장통인 소외와 소속감 사이, 그 안의 불안과 외로움을 다룬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사립학교 아이들>과 비교되며 그와같은 성장 드라마에 미스터리 스릴러를 더한 소설이다. 명문 사립학교에 다니는 십대 소녀와 그 캠퍼스 내의 비밀, 그리고 10년전 사라진 엄마의 실종사건이 밝혀지는 매혹적인 작품이다. 과연 명문사립학교의 클럽 ‘에이스’는 어떤 곳이며, 실종사건의 진상은 무엇일까?
‘그 말은 에이스의 입회자가 된 날 밤 렌이 한 말과 똑같았다.
비밀이 우리를 묶어준다는 것.
그 결속이 우리를 날아오르게 할 수도, 망하게 할 수도 있었다‘
- ‘사람들은 진실을 말하고 싶어하지 않아.
진실을 밝히고 다치지 않을 사람은 없거든.’
부모세대부터 이어져온 악명 높은 캠퍼스 비밀 클럽, 그 실체는?
17살 찰리는 뉴욕 부동산 업계의 거물 집안의 딸로 엘리트들이 모이는 명문 사립 기숙학교 ‘놀우드’에 다닌다. 그리고 어느날, 그녀에게 초대장이 배달된다. 그 초대장은 ‘에이스’라는 캠퍼스내의 비밀클럽, 에이스는 학교내에 막대한 힘을 가진 비밀클럽으로, 학생들은 물론이고 선생들까지 좌지우지할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한다. 또한 우수한 성적이 보장되며 졸업후 명문대학교 진학은 물론 사회에 나가 성공할 수 있는 다리가 된다. 이 선망의 조직에 입회할 기회가 주어진 찰리. 하지만 에이스의 멤버가 되기 위해서는 ‘게임(테스트)’을 거쳐야한다. 이 것은 세 차례에 걸쳐 에이스가 요구하는 것을 수행하는 것. 이를 외부에 들키면 즉시 탈락이고, 에이스의 존재 누설은 금기시된다. 에이스 조직은 단체의 결속력과 비밀유지를 위해 입회 후보자들의 치명적인 비밀들을 서로 켜고 강압적인 공생관계를 만들어가는데...
과거, 찰리의 엄마는 됬다. 찰리의 엄마인 그레이스는 화목한 서민집안 출신으로 부동산 업계의 거물 앨리스테어와 결혼했으나,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다. 후에 은행 CCTV에서 돈을 인출해가는 그레이스의 모습이 포착되면서, 찰리가족들은 추잡한 스캔들의 먹잇감이 되었고, 찰리의 엄마인 그레이스가 가족을 버린 것이다 혹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것이다 등등 괴소문이 휩싸인다. 그리고 지금, 찰리는 에이스의 입회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과거 한 남학생이 이 단체와 연관된 죽음을 맞이했으며, 그것은 실종된 자신의 엄마와도 연관되어 있음을 깨닫게 되는데... 드디어 밝혀지는 추악한 과거의 비밀, 그 진실은 무엇일까?
이 소설은 찰리와 찰리의 엄마인 그레이스, 아빠인 앨리스테어 세사람의 관점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진행된다. 현재시점에서 비밀조직인 에이스의 입회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드라마틱한 전개를 이어가며, 그 속에 성장소설의 이벤트인 개성 강한 십대들의 일상과 학업, 교우관계와 일탈행동, 홈커밍 무도회, 자선 행사 등이 진행된다. 그리고 이 배경들을 지나가는 커다란 흐름인, 에이스 입회미션은 한 소녀(찰리)가 가진 과거의 아픔과 현재의 꼬리표를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으로 시작되지만, 그 미션이 찰리가 스스로 생각해온 강한 힘있는 모습이 아니라, 잔인하고 부도덕한 행위이며 일탈과 허세만 가득한 상류층 소년소녀들의 거짓과 기만만임이 드러나자 당황과 방황하고 끝내는 선택을 하고 성장을 하게되는데, 이 점은 어딘가에 소속되고자 한 외로움과 자신을 정의내고싶어하는 정체성에 대한 갈급이 드러나는 부분으로, 사춘기를 거쳐온 독자 모두가 공감할 만한 감정선을 가진다.
읽어보자. 겉으로는 선망의 대상인 조직(에이스)의 숨겨둔 추악한 비밀과 간악한 술수, 그 어두운 이면을 파헤치며 나아가는 인물의 방황과 성장은 공감과 감동을 가져오며 스릴감 넘치는 미스터리요소 또한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거짓과 이기심이냐, 진실과 정의인가, 결국 선택을 해야할 기로에 놓인 인물들의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 결국 '강인한 용기'와 '정당한 책임'이라는 매혹적인 스토리속에 여운있는 결말을 선사한다. 참고로, 십대청춘미스터리미드인 <프리티리틀라이어스><가십걸><더라잉게임>같은 풍을 좋아한다면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