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피 할로우 - 워싱턴 어빙의 기이한 이야기 아르볼 N클래식
워싱턴 어빙 지음, 달상 그림, 천미나 옮김 / 아르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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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감독 팀버튼에 의해 제작된 영화 <슬리피 할로우>를 기억하는가? 당시 명작영화 <가위손>의 감독 팀버튼과 인기배우 조니뎁과 크리스티나 리치의 주연이라는 것으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이다. 이 영화는 인기에 힘입어 미국 FOX방송사에서 미드로도 제작되었는데, 시즌4까지 제작될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런 영화와 미드는 감독과 작가에 의해 현대적으로 각색된 것인데, 그렇다면 고전 원작은 어떨까? 이번에 소개할 책 <슬리피 할로우>는 19세기 미국 낭만주의 문학의 대표적인 소설가인 위싱턴 어빙의 원작 그대로를 담은 소설이다. 과연 환상적이면서 기묘하고, 아름다우면서 스릴감 넘치는 <슬리피 할로우>의 원작은 영화만큼 재미있을까?



‘바로 그때, 예민한 아카보드의 귀에 다리 옆쪽에서 첨벙거리는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숲의 어두운 그늘 속, 개울가 한쪽에 무언가 기이하게 생긴 거대한 형체가 우뚝 솟아 있었다.

그 형체는 꿈쩍도 않고, 마치 언제라도 나그네를 덮칠 준비가 된 거대한 괴물처럼

어둠 속에서 잔뜩 몸을 도사리고 있는 것 같았다. 겁에 질린 선생은 머리털이 쭈뼛 곤두서는 오싹함을 느꼈다.

어쩐단 말인가? 돌아서서 달아나기는 너무 늦었다.‘


<슬리피 할로우 - 워싱턴 어빙의 기이한 이야기>는 에드거 앨런포, 너새니얼 호선과 함께, 19세기 낭만주의 문학의 작가 위싱턴 어빙의 단편집이다. 유명 영화의 원작 <슬리피 할로우>의 원작을 비롯, [악마와 톰 워커], [독일인 학생의 모험], [립 밴 윙클],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 [책 만드는 기술] [유령 신량] 총 6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워싱턴 어빙은 유럽 민간 전설과 미국 시대상을 녹여낸 공포와 스릴, 코믹과 로맨스가 어우러진 작품을 써왔는데, 현대에도 많은 매체로 각색되고, 미국 교과서에 실릴 만큼 유명하다.

[슬리피 할로우] 테리 타운 마을에서 약간 떨어진 작은 골짜기. 그 곳은 ‘슬리피 할로우’라 불린다. 그 뜻은 ‘잠의 골짜기’라는 의미로, 골짜기의 나른한 정적과 최초 네덜란드 이주민들의 후예인 이곳 주민들의 특이한 기질 탓에 그리 불려졌다. 이곳은 주술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선량한 이들의 마음을 홀려서 끝없는 공상 속을 헤매게 하는데, 사람들은 온갖 기괴한 것들을 잘 믿고, 황홀경과 환상에 쉽게 빠져 이상한 광경을 자주 목격했다. 허공에서 노랫소리나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일 같은.

이 곳에 이카보드 크레인이 머물게 된다. 그는 지역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 이 곳에 잠시 머물게 된 것이다. 그에게 있어 이런 마을의 특징은 하나의 즐거운 취미로 여겨지게 된다. 마을사람들이 들려주는 유령과 요괴, 벌판과 개울, 다리와 집을 비롯해 특히나 머리 없는 기병이 등장하는 ‘슬리피 할로우의 질주하는 헤센 기병’의 이야기는 공포와 재미, 당혹감과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런 그에게 이야기보다 호기심있게 바라볼 한 여인이 생긴다.

카트리나 반 타셀은 부유한 네덜란드계 농부의 외동딸로 아름다운 외모와 부유한 재산의 상속녀이다. 그는 그녀에게 반해 그녀와의 미래를 꿈꾸며, 그녀에게 구애를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반타셀가의 연회에 참석하게 된 이카보드, 그리고 늦은밤 술기운과 잠기운에 취해 귀가하던 중 기이한 동반자가 그를 뒤따라오는데... 서인같이 크고, 몸에는 망토를 둘렀는데, 머리가 없는 유령 ‘헤센 기병’이 전속력으로 그를 뒤쫓아 오는데...‘그 다리까지만 도착하면 난 무사해’  과연, 이카보드는 이 기괴한 전설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을까?

- 영화나 미드보다는 덜 재미있지만,

동화같은 삽화와 고전의 맛을 느낄수 있는 원작소설.

솔직히 말해서, 영화나 미드보다는 덜 재미있다. 영화와 미드는 현대적으로 우리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되어 좀 더 스릴감과 로맨스적인 흥미요소가 많은 줄거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와 미드와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와, 중간중간 장면을 상상하게 만드는 동화같은 삽화, 고전의 특징인 불필요하지만 충분한 장면과 상황묘사, 유럽 민담이나 전설 속에 당시 미국 사회의 문제점인 물질만능주의 속 물욕이 가득한 인간의 내면을 녹여낸 독특한 줄거리, 당시 시대의 문구나 문학의 인용 글귀는 고전문학을 좋아하거나, 민담과 동화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요소로 작용한다.

공포와 스릴, 로맨스와 코믹. 당시의 사회를 풍자하는 웃기기만 슬프고 환상적이지만 기묘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독자타겟으로 잡아서, 너무 유치하지도 어렵지도 않은 어빙의 원작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다만, 오락요소가 다분한 장르소설을 기대하고 읽기보다는 ‘그림형제의 동화’의 원작을 읽는다는 기분으로 ‘고전’에 접근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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