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살을 빼 드립니다
가키야 미우 지음, 이소담 옮김 / 지금이책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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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그 원래 뜻은 건강한 식이요법이다. 그러나, 그 의미는 상실한지 오래이다. 우리가 말하는 다이어트는 건강을 포함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아름다움 ‘미(美)’에 관한 것이다. 정상체중이라 할지라도, 절대 정상이 아니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칼로리가 신경쓰여 죄책감까지 드는 것이 요즘 여자들이다. 물론 본인도 그렇다. 평소 사회적 문제를 기발한 창의력과 번뜩이는 아이디어의 결합으로 써낸 가키야 미우가 이번에는 현대인들의 ‘다이어트’에 관한주제로 다이어트 상담소설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작품을 써냈다. 몸은 엉망이고 마음도 병들어 버린 현대 다이어터들을 치유해주는 마음 처방전 <당신의 살을 빼 드립니다>이다.



‘다만, 단순히 뚱뚱해졌다고 해서 우울한 것은 아니다.

주변 사람들의 태도가 갑자기 바뀐 탁도 있다.

남자 직원들이 대놓고 데면데면하게 굴었다. 지금까지 복도에서 마주치거나

회의에서 만날 때마다 우스갯소리 하며 알은체하던 부장도 나를 무시하기 시작했다.

후배들도 예전처럼 편하게 말을 걸지 않았다. 절대 착각이 아니다.‘

- 무거운 몸의 체지방을 덜어내듯, 답답한 마음의 고민도 풀어드립니다

먹는 것 말고, 마음의 허기를 채우는 다이어터들의 이야기

마흔아홉살의 노리코는 몸무게는 곧 자신의 전부라 생각한다. 스스로 자신감을 잃고 자괴감에 빠져들기도 하지만, 실제로 체중이 늘면 주변의 말투와 표정, 행동까지도 변화한 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남편의 무신경한 언사에 남자란 여자가 뚱뚱하고 못생겨지면 냉혹해지는 족속이며, 남편은 자신의 내면 따위는 거들떠 보지않고 젊을 적 아름다운 외모만을 좇아 결혼한 것이라 여기며, 부부생활에 회의감이 들 정도이다. 그 밖에도 불어난 체중 때문에 수많은 다이어트를 섭렵했지만, 항상 실패감을 맛보았던 프로 다이어터들이 등장한다. 부모의 체면 때문에 꿈을 포기한 대학생 고기쿠, 엘리트지만 폭식을 일삼는 대기업 사원 도모야, 한부모 가정 출신으로 따돌림받는 열 살 소년 유타. 이들은 살을 빼기 위해 다이어트 전문가 오바 고마리를 찾아간다. 그리고 시작되는 ‘진짜 다이어트’ 과연 그들은 마침내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번 작품은 가키야 미우의 원래 특징과 최근 변화, 그 중간 사이의 작품이다. 가키야 미우는 기발한 상상력, 예리한 시선, 가슴 먹먹한 감성으로 삶과 사회를 이야기 해 왔다. 특히 중견작가로서 입지를 넓히게된 ‘사회소설’ 분야는 가키야 미우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다. 현시점의 여러 사회적 문제점들, 고령화, 저출산, 주택난 등의 문제를 개성있는 상상력을 더해 재미있으나, 한편으로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다소 묵직함이 있는 소설을 써왔는데, 최근 후회병동은 판타지를 결합한 따뜻한 힐링 성장물로 문제적 시점을 덜어내고, 편안함과 부드러움을 겸비한 감동소설이었다.(물론,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을 하기도 한다). 이번에는 그 중간쯤의 작품이다. 사회적문제를 이야기하지만, 경쾌하고 즐거운 면모가 두드러진 소설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보이듯, 살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사람들과 다이어트 전문가 오바 고마리의 활약을 그린 소설이다. 소년부터 아줌마까지, 각자 자신들의 사정으로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매번 실패하는 다이어트로 몸과 마음이 상해버린 이들. 이들을 구원해줄 오바 고마리의 등장은 마치 현대 여성들이 상상해온 한편의 드라마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은 살을 빼서 드라마틱하게 복수하거나 성공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진짜 다이어트는 외면이 아니라 내면에서 필요했고, 건강한 몸은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다정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쩌면 현재의 문제시되는 자의식 저하, 콤플렉스 문제, 과도한 미적기준 같은 현대사회를 비판하기 위함이 아닐까? 가키야 미우의 전매특허와 위트와 유머가 통통튀는 다이어트 이야기. 올 여름 몸의 무게를 뺄뿐만 아니라 마음의 무게를 뺄 이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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