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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만날 수 있었던 4%의 기적 - JM북스 ㅣ 히로세 미이 교토 3부작
히로세 미이 지음, 주승현 옮김 / 제우미디어 / 2019년 5월
평점 :

"응. 보름달이 아름다운 밤이었어.”
카메라의 앵글을 바꾸는 것처럼 장소는 언제나 바뀌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딱 하나 있었다.
그건 우리 머리 위에서 빛나는 보름달의 색깔이었다.
그 색은…… 푸른색이었다.
- 너를 만나기 위해 나는 다시 한 번 ‘그곳’으로 갈거야.
한달에 두 번, 푸른달이 뜨면 만나느 그. 내 기억속에 사라진 그는?
아카리에게는 훌륭한 연인 카나데가 있다, 그는 키가 크고 스타일이 좋으며 온화한 성격으로 매번 나사 빠진 듯 멍하니 있는 아카리를 챙겨주고 보살펴주는 연인이다. 그들은 대학 캠퍼스 시절에 만났고 5년을 연애했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타이밍에 프로포즈를 한 카나데. 아카리는 어쩌면 당연하다는 듯, 아니면 순리처럼 그와의 결혼을 승낙한다. 둘은 서로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아카리는 결혼을 앞두고 잠시 고향인 교토로 돌아간다.
본가에 가자, 모든 것이 변한 듯, 변하지 않은 풍경이다. 아카리는 가족들과 함께하고, 학창시절 친구들을 만나 회포를 푼다. 그리고 본가에 있는 자신의 방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 방은 마치 고등학교 시절 이후로 시간이 멈춘 듯 그대로였고, 잠시 추억에 빠져드는데, 방 안 서랍 안에서 일기장을 발견하고는 묘한 기시감과 함께, 무언가가 빠져있는 듯한 공허함을 느낀다. 일기장에는 ‘모르는 사람을 발견했다. 이름은 ...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라고 써있다. 이름부분만 부자연스럽게 지워진 일기. 아카네는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그 친구의 존재는 알 수 없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역시 모른다는 말뿐이다. 마치 그 친구가 존재하지 않는 허상처럼 말이다. 하지만 아카리는 등롱을 발견하고, 알 수 없는 꿈을 꾸면서 잊혀진 기억 속, 그 친구, 잊어서는 안 될 누군가가 있음을 깨닫게 되는데...
마치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같은 인상을 주는 이 소설. 영화는 죽은 아내이자 엄마인 여주인공을 비가 오면 다시 만나게 된 아빠와 아들의 이야기 인데, 절대 만날 수 없는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나는 운명적인 기적을 보여준다. 이 소설도 그렇다. 아카리에게는 운명같은 첫사랑이 있다. 그는 학창시절 한달에 두 번 뜨는 블루문 아래에서 만났고, 둘은 풋풓한 사랑을 키워간다. 하지만 그는 아카리와는 절대 만날 수 없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그녀와 만나게 된 것은 단 4%로의 기적이라 말한다. 어쨰서 일까?
소설은 두가지로 흐름을 이끈다. 아카네가 운명인 그를 기억해내는 것과 기억해낸 후 그와 아카네가 왜 어긋나야만 했는지에 관한 것. 이 두 비밀이 풀리면서 운명은 이루어질수 없는 안타까움을 준다. 하지만, 뜻하지 않는 짧은 마지막의 대화는 미소를 띨만큼 멋진 반전을 선사한다. 청춘의 풋풋한 첫사랑, 신비로운 블루문, 그리고 인연과 운명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싶다면 읽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