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 픽처>로 알려진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장편소설 <고 온>이 출간됬다. 이번 이야기는 저자가 여러 나라를 여행한 만큼 풍부한 경험과 다문화적인 안목으로 다져진
미국 역사와 가족이야기이다. 70년대를 배경으로 둔 한 가족의 14년간의 가족사. 서로 너무 다른 성격과 가치관 때문에 절대 섞일 수 없는
기름과 물 같은 애증의 일원들, 그리고 그들에게 닥친 전쟁 같은 난관들. 뻑뻑할 정도로 치밀한 스토리에 쉴새없이 난사하는 기관총 같은 소설.
더글라스 케네디, 이번에도 독자의 마음에 제대로 상륙할 것인가?
‘각각의 가족은 비밀스러운 사회라 할 수 있다.
그 가족들에게만 특별히 존재하는 법칙, 규칙, 한계, 경계의 영역이 존재한다.
다른 사람들의 시각으로 보자면
도저히 말도 안 되는 규칙이 어느 특정한 가족들 사이에서는 능히 통용될 수 있다‘
- 보수주의자 아빠,
신경증 환자 엄마, 진보주의자 큰오빠, 무기력증 작은오빠,
그리고 아웃사이더
나(앨리스). 애증 덩어리 가족의 숨도 쉴 수 없는 벅찬 날들!
‘나’(앨리스)가 속한
빈스가족은 열렬히도 싸워왔다. 가족이라는 말뿐 다들 각자의 삶이 바빴고, 너무나도 다른 성격과 가치관 때문에 한자리에 모일 때면 전쟁을 방불케
했다. 아빠는 보수주의자로 칠레에서 구리광산을 운영한다. 때문에 연중
절반은 집을 떠나 있지만 그 나머지마저도 큰아들과 싸우느라 바쁘다. 이에 늘 불만인 엄마, 유대인인 엄마는 명문대학을 졸업하지만, 전업가정주부로
살고 있다. 이 처지를 남편과 자식탓으로 돌리며, 온갖 일에 간섭하지 않으면 못 견디는 신경증환자이다. 큰오빠는 우수한 성적의 수재지만 정치적
신념에 집착한다. 아빠와는 반대인 진보주의자로 부모와 대립하며 자유롭지만 위험한 인생을 산다. 작은오빠는 하키선수였으나, 교통사고로 꿈이 좌절된
후 아빠의 지시로 경영학과로 진로를 결정한다. 인생의 목표가 마치 부모에게 인정받는 것처럼 스스로의 의지가 없고
무기력하다.
이런 집안 때문에, 학교생활 때문에,
앨리스는 하루빨리 동네를 벗어나고 싶어한다. 그녀의 학교생활은 집안상황만큼이나 벅차다. 가족이 살고 있는 교외지역은 보수백인들이 모여사는 곳으로
소수민족은 차별의 대상이 된다. 유대인 엄마를 둔 앨리스는 집단 따돌림의 대상이 되고, 그녀의 유일한 친구는 같은 처지인 유대인 남자친구
아놀드와 동성애자 친구인 칼리이다. 그들을 의지하며 학교생활을 이어가던 중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칼리가 실종됬다. 경찰은 해변에 놓인
칼리의 소지품을 발견하고, 자살로 결론짓는다. 충격을 받은 앨리스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떠나기로 결심하고, 낯선 타지의 대학에 진학하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그런데 뜻밖에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바로 죽은 줄 알았던 칼리! 그녀는 신분을 위조한채 살아가고 있었는데... 칼리가 전하는
뜻밖의 충격적인 이야기. 앨리스의 가족 중 살인범이 있다는데...

- 이번에는 ‘가족
느와르’다! 광풍같은 시대의 소용돌이, 그 속의 위험천만 가족사.
저자의 작품 중 가장 큰
스케일의 방대한 이야기. 어렵다? 그러나 가치있다!
<고 온>은
더글라스 케네디 작품 중 가장 큰 스케일을 자랑한다. 각자 제멋대로의 가족일원의 치열한 애증의 관계로 시작하지만, 그 배경은 미국의 70년대를
두고, 그 시대의 역사, 사회, 문화, 경제를 포괄해 넘치도록 광활한 서사를 구현해낸다. 시점이 나(앨리스)인 여성화자 한
사람으로 이야기하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다. 다양한 등장인물과 복잡한 사건이 연이어 등장하고, 서로 엮이고 충돌하며 광풍같은 시대속에
소용돌이친다.
대부분 그의 작품주제는 단조로웠다.
이번에는 커다란 몸체만큼,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또한 풍부하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가족이 되었을 때
벌어지는 갈등을 통해, 개인과 가족간에 경계는 어디에 두어야 하며, 어떤 믿음과 사랑을 보여줘야 할지, 70년대
미국의 정치 사회를 그려내며, 현재 미국인들이 편을 갈라 대립하는 정치의 원인은 그 시대에 있으며, 그렇다면 현재 어떻게 화합해야
할지. 한 여성(앨리스)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통해, 한 개인이 시대와 주변환경 때문에 좌절을 맞봐야만 할 때,
그 고비를 어떻게 넘고 상처를 치유해야 할지. 빈스가가 겪는 수많은 역경이 쌓일수록, 독자는 이 이야기가 단순 가족사가 아니라는
점을 확신하게 된다.
솔직하게 말한다. <고 온>은
저자의 전작에 비해 ‘어렵다. 방대하다. 난해하다.’ 그러나 그만큼의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다양한 인물과 변화무쌍한 줄거리를
늘어놓아 난잡하지만, 그 복잡한 구조속에 정신없이 질주하는 스토리와 추리물을 방불케하는 반전미가 있고. 독자는 다양성과 이질성 속에서 수많은
고뇌와 주제의식을 탐닉하게 될 것이다. 쉽지않다. 그러나 가치있다. 그러니 읽어보자.
+@ 7080년대 미국 중산층 가족사이지만,
당시 미국의 사회, 정치, 경제를 보여준다. 보수주의와 진보주의를 중심으로 반전운동,
히피문화, 인종차별(기본권), 동성애혐오(에이즈발생) 페미니즘(여성노동권), 국외테러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난해하고 복잡할수 있는 소재들을 곳곳에 배치하지만, 개성넘치는
캐릭터들의 드라마틱한 사연들이 서로 얽혀들면서 진행된다. 그의 다른책들에 비해
가독성은 떨어지지만, 재미와 가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