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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의 유령 ㅣ 에프 그래픽 컬렉션
베라 브로스골 지음, 원지인 옮김 / F(에프)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요즘 유독 성장소설을 많이 읽으면서, 내 고등학교시절 대학교시절을 되돌아본다. 재밌는건 내 고등학교와 대학교때는 전혀 다른 생활을 했던 것이다. 고등학교때는 도서부원으로 공부잘하는 친구들이 주위에 있었다. 물론 내가 그런 것은 아니였지만. 대학교때는 소위 잘나가는? 노는 친구들이 주위에 있었다. 이때도 내가 그런 것은 아니였지만. 하지만 난 그 그룹에 인사이더가 되기위해 나를 바꿔갔다. 고등학교때는 공부는 못해도 성실히 야자에 참석했고, 대학교때는 잘놀질 못해도 모임과 술자리는 빠짐없이 나갔다. 우리는 왜 인싸가 되기위해 자신을 바꿔가며 온갖노력을 하는 걸까? 하지만 그럴수록 늘어가는건 낮은 자존감과 더한 열등감일뿐이란 걸 알면서도. <아냐의 유령>은 이런 아웃사이더지만 인사이더가 되려는 평범한 우리들에 관한 이야기 이다.
러시아 출신 이민자 아냐는 어릴적부터 편견과 차별을 받아왔다. 외모와 억양이 날씬하고 세련된 미국인과는 달라 유독 눈에 띄었고, 그것은 아냐와 그들을 나누는 선이 되어버렸다. 아냐가 성장해 사립 학교에 다니게되자. 아냐는 주류, 인사이더가 되기위해 노력한다. 살도 더 빼고, 더 예뻐지고, 억양도 미국인처럼 바꿔나간다. 학교내에서 인기있는 그룹에 들어가고 싶고, 잘생기고 인기있는 농구팀의 숀과 사귀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아냐의 기대에 못미친다. 아냐는 노력해도 평범한 아이일뿐이다. 그러던 어느날 한 ‘친구’를 만나고 아냐의 삶이 변화하기 시작한다.
어느날 아냐는 숲속을 거닐다 버려진 우물에 빠졌다. 그곳에는 에밀리라는 유령이 살고 있다. 아냐는 에밀리와 우물에서 지내고, 에밀리의 도움으로 우물에서 무사히 빠져나가게 된다. 그후 에밀리를 다시 만나게되고, 알고보니 에밀리의 손가락 뼈 일부가 아냐의 소지품에 섞여들어오고, 그것으로 에밀리는 우물을 빠져나와 자유롭게 된 것이다. 둘은 친구가 되고 학교생활을 함께한다. 에밀리는 유령이지만, 램프요정 지니처럼 아냐의 소원들을 이뤄준다. 시험성적을 오르게 도와주고, 숀과 연애를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둘은 절친이 되가고, 아냐는 에밀리에게 죽은이유를 묻게된다. 에밀리는 자신과 가족이 살해당했다고 말하고, 아냐는 에밀리를 죽인 범인을 찾아주려 사건을 조사하지만, 에밀리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데....
<아냐의 유령>은 우물과 유령이라는 흔한 소재를 가지고, 성장기에 놓인 소녀의 삶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누구나 공감할만한 감정들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는 늘 어떤 단체에 속하고, 그룹의 어느 위치에 서게될지를 고심한다. 그것이 마치 자신을 정의내리는 것 마냥. 나 역시 어릴적도 그랬고, 지금도 그런면이 있다. 내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보다. 남들이 원하는 것을 따라가게 되고, 인스타그램에 소개된 남들의 멋진 일상을 보며, 내 평범하고 뻔한 하루에 한숨을 쉬기도 한다. <아냐의 유령>은 남과 나를 비교하고, 대세에 속하려고 애쓰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열등감과 불안감, 낮은 자존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을 표현한다.
스스로가 이민자, 아웃사이더라고 느껴진다면, 혹은 인사이더가 되기위해 애쓰고 있다면, 그래픽 노블 <아냐의 유령>을 읽어보자. 성장, 학창시절 키워드 뿐 아니라, 유령이라는 소재와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미스터리한 부분을 끼워넣어, 추리 스릴러 같은 재미는 물론, 우리가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 열등감 같은 부정적이지만 보편적인 감정들을 보고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