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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네 가족 이야기
손승휘 지음, 이재현 그림 / 책이있는마을 / 2019년 2월
평점 :
ebs 하나뿐인 지구 - 북한산 들개편을 본 기억이 난다. 지금까지도 문제가 되고 있는 북한산 들개. 등산객에게 위협이 되고,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명목아래 들개들은 포획대상이 되고 있다. 포획이 구조로 이어지면 좋겠지만, 실상 포획된 아이들은 보호소로 가게 되고, 일정기간 입양되지 않으면 안락사 당하게 된다. 야생들개이자 품종견이 아니기 때문에 입양은 이뤄지지 않고, 대부분 죽음에 이른다. 이 비극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북한산 들개는 은평구 재개발 때 버려진 유기견들이다. 매해 국내에서 발생하는 유기견 수는 약 10만 마리. 사람의 이기심으로 생존의 갈림길에 선 유기견들. <바우네 가족 이야기>는 동물학대, 유기로 인해 상처받고 버림받은 개들이 이야기이다. 눈을 감고싶어지는 현실과 눈물없인 읽을 수 없는 비극을 품은 소설, <바우네 가족 이야기>를 소개한다.
“친구들 다 잡혀가면 어떡해? 나만 어떻게 살아?”
“걱정하지 마. 내가 가서 구할게. 내가 다 구할게.”
“나, 사람들하고 살기 싫어. 사람들 미워. 꼭 와. 꼭 구해서 와.”
“미워하지 마. 아무도 미워하지 마. 미워하면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야.”
- “같은 동물들끼리 이러깁니까?”
버림받고 학대받은 개들의 생존기. 인간이라서 미안한 이야기.
바우는 골든 레트리버 맹도견이다. 은퇴 후 인적이 드문 북한산에서 가족을 이루며 살게 된다. 바우의 가족은 마음씨 좋고 지혜로운 주인할머니와 아내인 아라이다. 할머니의 가르침을 받으며, 아라와 사랑을 키워가며 평탄하게 살던 중, 불행이 닥쳐온다. 어느날, 할머니는 쓰러지고 결국 먼 곳으로 떠나게 된다. 할머니의 자식들은 할머니의 죽음보다 재산 싸움에 몰두하고, 그런 인간들의 욕심과 비정함에 결국 바우와 아라는 빈집에 남겨진다. 그리고 바우와 아라의 새끼 퐁당이가 태어난다. 바우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산속에서 스스로 살아가는 방식을 터득하고, 친구들도 하나둘 생기기 시작한다. 바우는 7마리의 대가족의 우두머리, 가장이 된다.
바우의 가족들은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아라는 부잣집에 살다가 믹스견이라는 걸 주인이 알게 되어서 쫓겨났다. 초코는 발 디딜 곳 없는 뜬장에서 태어나고, 학대당한 충격으로 기억상실에 걸렸다. 달마는 개도둑에게 납치되어 끌려갔다가 올가미에 걸린 채 도망 나왔다. 누렁이는 도살장에서 절체절명의 순간을 경험했다. 하양이는 주인 아가씨에게 버림받아 빗속을 헤메다 죽기 직전에 바우에게 발견되었다. 사람의 이기심, 비정함으로 상처입은 7마리의 개들. 굶주림과 추위보다 무서운 사람들의 학대는 이것이 끝이 아닌데... 과연 바우네 가족은 인간들의 폭력앞에서 무사히 살아갈 수 있을까?
- 예쁜 일러스트, 따뜻한 말투, 동화같은 책이지만, 그 속은 비극과 눈물뿐
학대받고 버림받은 유기견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책의 표지는 강아지의 얼굴, 안의 일러스트는 귀엽고, 저자의 말투는 따뜻하다. 한 편의 동화같은 이야기가 펼쳐질거라 기대하겠지만, 이 소설은 어떤 소설보다 끔찍하고, 참담하고, 화가나고, 슬프다. 이 소설은 북한산에 사는 7마리 유기견들이 한 가족이 되어 역경을 헤쳐 나가는 생존이야기이다. 그 역경은 모두 인간들의 이기심과 비정함에서 비롯된다. 혹독한 추위와 괴로운 굶주림보다 더 무서운건 사람들의 학대, 그 무자비한 폭력이고 소설은 이 것에 주목한다.
개들의 기구한 사연들은 하나같이 분노와 슬픔을 유발시키지만, 결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동물학대, 동물유기, 보호소, 안락사, 강아지공장, 식용견 문화는 현재에도 일어나는 만행이다. 우린 이런 참상을 인간의 관점에서 인간이 쓰고 전하는 기사나 뉴스로 접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개들의 입장에서 개들의 목소리로 전한다. 때문에 새롭지는 않지만 사태의 심각성과 절실함은 더 가슴깊이 전해진다. 개들이 겪는 충격, 아픔, 배신, 폭력은 생생하고, 의인화된 감정선은 개들도 사람과 다름없는 ‘동물’이며, ‘생명’이란점을 뼈아프게 일깨워준다,
<바우네 가족 이야기>는 생명의 존엄함과 행복해질 권리는 인간들의 특권이 아니라는 점을 처절하고도 절절하게 표현한다. 순수하고 정직한 마음을 지닌 개들이 이기적이고 비정한 인간들의 희생양이 되는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을 미워하지 않고 그리워하는 모습은 입안에 씁쓸해지고 목구멍이 매어온다. 이 소설을 읽어보자, 읽는 내내 분노하고 눈물지을 일들뿐이지만, 올바른 반려견문화와 생명존중사상을 깨우치고, 아이같은 순수함과 선함을 간직한 동물들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를 가지게 될것이다.
+@동물학대, 유기동물, 보호소, 안락사, 강아지공장, 개식용, 투견문화 등 개들은 생명이 아닌 도구나 쓰레기로 여겨지고 있다.
올바른 반려동물문화와 동물권을 위해 어른 아이 할 것없이 꼭 읽어보길 희망한다.
유기견의 시점, 입장을 생생하게 묘사해, 표지나 일러스트와는 다른 비극적인 소설이다.
유기견과 인간의 대비를 통해, 선함과 사랑에 대한 교훈을 이야기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