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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지 - 역대급 살인 미스터리, 리지 보든 연대기
에드윈 H. 포터 지음, 정탄 옮김 / 교유서가 / 2019년 1월
평점 :
실화가 주는 힘, 그 영향을 실로 대단하다. 실제사건은 가정과 몰입이 쉽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을 때 그것이 픽션이기에 ‘만약 내가 주인공이라면’ ‘내 주변에 그와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이라는 설정을 하기 힘든데, 실화를 기반으로 한 서적이라면 픽션같은 논픽션에 자신을 끼워 넣는 것이 어렵지 않다. 여기, 실화이면서도 그 사건이 실로 충격적이기 때문에,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작품이 있다. 존속살인, 여성범죄자, 연쇄살인이 키워드로 독자들의 이목이 쏟아지는 작품. 이 책은 1892년 32세 여성이 도끼로 자신의 친아버지와 의붓어머니를 살해한 핵심용의자로 지목된 사건을 다룬다. 현재 상영중이기도 한, 영화 <리지>의 원작이자.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살인사건의 용의자 리지 보든을 다룬, 화제와 논란의 미제살인사건. <리지>를 만나보자.
‘리지 보든이 도끼를 들어.
엄마를 마흔 번 후려쳤어.
자기각 한 짓을 본 리지.
이번에는 아빠를 마흔한 번 후려치지.‘
- 여성살인마, 존속살인범, 연쇄살인사건 용의자 리지 보든의 연대기
미국 사상 최악의 미제살인사건의 진실은?
1892년 8월 4일 아침, 메사추세츠주 폴리버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폴리버의 부유층인 앤드루 보든과 그의 부인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앤드류 보든은 1층 소파에서 날카로운 둔기인 도끼로 사정없이 수십회 머리를 가격당한 채 발견되고, 앤드류 보든의 아내이자 리지의 의붓어머니인 애비 보든은 2층 손님방에서 남편과 똑같은 참상으로 발견된다. 당시 그 집안에는 피살된 부부 외에 집안일을 도맡아하던 하녀 브리짓 설리번과 앤드류 보든의 막내딸인 리지 보든 뿐. 과연 살인범은 누구인가? 엇갈린 진술 번복으로 인해 자칫 난항에 빠질법한 사건.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모든 정황은 한곳을 가리킨다. 앤드류가 죽으면 막대한 재산은 그의 딸들에게 상속되고, 사건 전날 리지가 독극물을 구입하려한 일, 사건 이후 자신의 옷을 태우는 리지의 모습이 목격되며 모든 정황은 그녀를 기리키는데... 하지만 수많은 정황증거만 있을뿐, 결정적인 물적증거는 발견되지 못한다. 과연 범인은 누구이며 진실은 무엇인가?
- 역대급 살인 미스터리, 리지 보든 연대기
추리 소설보다 더 미스터리한 역사책이 주는 몰입감과 재미!
‘리지 보든 사건’은 그 용의자가 여성이고, 연쇄살인이고, 존속살인이고, 그 살해 무기와 과정이 너무도 잔혹해 충분히 이슈가 된 사건이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당시의 무죄판결이다. 리지 보든은 수많은 정황증거를 가졌음에도, 당시의 발전되지 못한 과학수사로 인해, 결정적인 ‘물적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고, 결국 무죄석방 되기에 이른다. 이 사건은 그 사건만으로도 충격적이였지만, 그 판결도 사건 못지 않게 논란이 된 최고의 난제이자 미스터리이기에 주목할 수 밖에 없다.
당시 진범에 대한 온갖 추측들이 난무했다. 리지 보든이 해리성 둔주 상태에서 살해했다는 설. 리지 보든이 아버지로부터 육체적 성적 폭력을 당한 것을 원인으로 보는 설 등 음모론자와 탐정들은 가설과 추정으로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싶어 했다. 또한 언론계 종교계 여성계에서 다양한 주장을 내세우며 싸우기에 이르렀다. 여성이면 살인자도 결백해지느냐는 비아냥과 물적 증거 하나 없이 무고하고 가련한 여성을 살인자로 누명씌운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단순 이슈를 넘어선 사회운동까지 불러일으켰다.
책은 이 미스터리한 미제사건을 정확한 고증과 다양한 해석으로 접근한다. 사전자체가 정답이 없는 ‘미제’와 ‘논란’이기 때문에 독자는 흥미와 고심을 두루하게 된다. 작품은 이 사건에 대한 서적과 신문기사를 포함한 4편의 논픽션을 엮어낸다. 사건, 정황, 진술, 재판, 해석, 의견 등이 다양한 시선으로 풀이되며, 이 엇갈리는 이야기 속에 진실을 찾기 위한 노력은 어떤 추리 소설보다 흥비로운 몰입감과 복잡한 감정선을 가져온다.
팩트와 해설, 무죄와 유죄, 무고함과 정의 중 어느 것을 택하고 믿을지는 오로지 독자의 몫인 이야기. 실제 범죄 사건이 주는 강력한 힘과 충격적인 상황 묘사, 다양하고 인상적인 해석과 재구성, 당시의 시대의 그늘과 인물의 내면을 상상하게 만드는 추리 소설보다 미스터리한 역사책 <리지>를 읽어보자. 추리와 의심을 거듭하는 재미, 역사와 인물이 주는 무게감이 영화보다 훌륭하니까!
+@ 서양사에 속하는 실제 범죄사건을 다룬 ‘역사책’이나, ‘추리소설’같은 재미가 있다.
1부: 기자출신인 에드윈 H 포터의 <폴리버의 비극: 리지 보든 연대기>는 사건의 팩트와 디테일을,
2부: 범죄 논픽션 작가인 에드먼드 레스터 피어슨 <살인 연구>는 사건의 해설을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