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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추리소설, 범죄소설에서의 독자의
역할은 ‘형사’이다. 처참한 살해현장에 도착하고, 범인이 남긴 증거를 수집해, 범인을 추적하여 정체를 밝히고 검거한다. 여기, 독자에게
‘형사’가 아닌 ‘판사’ 혹은 ‘배심원’의 역할을 맡긴 소설이 있다. 한 마을에 일가족 살해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은 이미 자신의 죄를 밝혔으며,
이미 검거, 수감 되어버린다. 그렇다면, 독자는 무엇을 해야 한단 말인가! 독자는 누가 범인이냐가 아니라, 왜 범죄를 저질렀으며, 주인공이자
연쇄살인의 피의자인 17살 소년 로더릭 맥레이를 비롯해, 어느 증인의 말을 믿을 수 있느냐를 판가름해야한다. 범인의 뒤쫓는 맹렬한 추격도,
범인의 정체를 밝히는 예리한 추리도 없다. 하지만, 어떤 범죄소설보다 ‘범죄’와 ‘범인’을 날렵하지만 묵직하게 그려낸다. 범죄소설이 아니라
범죄에 대한 소설, <블러디 프로젝트>. 엇갈리는 증언 속에 진실을 밝혀내는, 새로운 역할에 적응할 준비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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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그냥 라클런 브로드를 이 세상에서 제거하는 것이 아니다. 그건 내 손을 빌리지 않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그가 죽는 순간 자신의 생명을 끊은 자가 바로 나 로더릭 맥레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가족을 괴롭힌 대가로 벌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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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의 살인 사건에
얽힌 서로 다른 기록들!
열일곱 살 소년 로더릭
맥레이의 일가족 살인사건, 소년은 왜 살인자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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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스코클랜드 북부의 한 마을,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이자, 열일곱 살 소년 로더릭 맥레이가 세 사람을 잔인하게 살해한다. 세 명의 피해자는 같은 마을에 사는 이웃주민인 라클런
일가. 마을 치안관으로 새로 부임한 중년의 남성 라클런, 그의 십대 딸 플로라와 세 살된 아들 도널드까지. 십대소년은 왜 이웃집 일가족을
잔혹하게 살해했을까? 순순히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자백하는 로더릭, 그는 현재 일가족 살해 죄목으로 기소,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곧 그에 대한
재판이 열린 것이다. 결과는 사형이 의심되는 가운데. 그러나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경로와 범행동기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과 진술이 엇갈리고,
첨예하게 대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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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아주머니: ‘로더릭을 어릴 때부터
알았어요. 예의바르고 친절한 아이에요. 그 아이가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통 피 칠갑을 하고 돌아왔을 때, 난 그 애가 크게 다친 줄 았았어요. 그
아이가 살인을 했다고 고백하자, 솔직히 전 본능적으로 그 아이를 보호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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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공, 주민: ‘로더릭이 이상한 아이이긴
했지만, 원래 그런지 아니면 가족한테 학대를 당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정신이 건강하다면 그런 짓을 저지르지
않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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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교구 주민이라면 맥레이가
범인이라는 소식에 놀라지 않을 겁니다. 그 아이는 늘 사악한 면모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의 아버지는 좋은 사람이고 독실한 신자였으며 그런 그가
사악한 자식의 짐을 지게 되다니, 가혹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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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로더릭은 굉장히 똑똑했어요.
그리고 그 또래 아이들과는 달리 절대 잔인한 행동을 즐길 아이가 아니였습니다. 그애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소식은 솔직히 믿기
어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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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클런 매케니의 사촌, 주민: ‘얼릴
때부터 동물을 학대하고 마을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닥치는 대로 부수곤 했어요. 악마처럼 교활한 놈이죠. 예전에 방화사건이 있었는데 그 때의 범인도
분명 그놈이에요.’
심지어 검사와 변호사, 의사와 학자들까지
그의 진면목을 알지 못하는데... 로더릭 맥레이 그는 불우한 환경에 놓인 피해자인가? 예의바르고 착한 소년의 가면을 쓴
괴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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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예한 갈등과 대립
속에 진실은 무엇인가?
소설의 허구와 실화의
실존의 경계가 무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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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각종 기록과 참고문헌을 총 망라해
이 소설을 창작했다. 이 소설은 한 소년이 일가족을 무참히 살해한 사건을 두고 진실공방이 이루어 지는데,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마을사람들의
진술서, 로더릭 맥레이의 옥중 비망록 (왜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는지에 대한 해명), 부검 보고서, 재판기록 등으로 이루어져있다. 시점또한 1인칭
로더릭 맥레이의 시점과 3인칭 전지적 작가시점, 주변인물의 시점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쓰여졌기 때문에, 진실을 찾기란 여간 어렵다. 각자의 인물의
자신의 사정과 기억, 편견을 가지고 있기에, 독자는 이 부정확한 증언중에 진실을 파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