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의 노래
미야시타 나츠 지음, 최미혜 옮김 / 이덴슬리벨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노래가 전하는 힘은 위대하다.  멜로디는 음정의 높낮음으로 뇌를 자극해 기분을 좌지우지하고, 가사는 전달력 있는 메시지로 마음을 자극해 감동을 끌어낸다. 때문에 영화 <하모니>나 <파파로티>처럼 음악, 특히 사람의 목소리를 소재로 한 작품은 많다. 여기 또 하나의 작품이 있다. 특이한건 영화가 아니라 소설이라는 점. 영화처럼 ‘음향’이 없는데, 어떻게 그 감동을 전달할 수 있을까싶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그 걱정은 사그라진다. 책 속 글자를 따라 흥얼거리게 되고, 그러다보면 주인공들의 목소리가 귀로 흘러들어와 마음을 찡하게 울려 퍼지게 소설 <기쁨의 노래>. 2016년 서점대상 <양과 강철의 숲>의 미야시타 나츠가 써내려가는 음악에 귀 귀울여 보자.

 

 

“사람이라는 글자, 써서 보여주려고 했던 거 아니에요?”
“사람? 그러니까 이거.”
두 개의 선을 합치지 않고 직립 평행선으로 허공에 써 보였다.
“‘人’이 아니네요.”
“그렇게 생각해도 좋다는 거야. 지금 너희들은 한창 힘든 시기니까.

서로 기대고, 의지하고, 때로는 우울하고, 하지만 혼자서 서지도 못하잖아. 안타까운 시기지.”

 

 

- 서툴렀지만 가장 찬란했던 그 시절, 소녀들의 따뜻한 성장 이야기

재미와 감동이 있는 십대 청춘들의 방황과 극복, 우정과 성장 스토리!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의 딸인 레이는 음대부속고교에 지원하지만 떨어진다. 입시에 실패하기 전에는 엄마가 말한 ‘음악은 즐기는 게 중요하다’라는 자세에 동의했지만, 이제 그건 허울 좋은 말일 뿐이다. 주변에서는 엄마의 인맥으로 들어갈 음악학교를 알아보라 권하지만, 그 말을 들은 즉시 일반학교로 갈 결심을 한다. 스스로에게는 실망감, 엄마에게는 원망만 가득한 채 일반학교로 진학하는 레이. 그 곳에서 눈에 띄지 않기를 바라며 어떤 교류도 없이 학교생활을 이어간다. 자신을 마주하는 것이 두렵고, 밀려나는 것도 뒤처지는 것도 괴롭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의 뜻과는 다르게 얼떨결에 반 대항 합창대회의 지휘를 맞게 되면서 그녀의 마음의 벽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레이와 함께 대회에 나갈 다른 소녀들도 저마다의 콤플렉스로 힘겨워한다. 경제적인 문제로 피아노를 배우지 못한 치나츠, 부상으로 소프트볼 에이스 선수생활을 그만둔 사키, 영혼을 보는 남다른 능력에서 벗어나고 싶은 후미카, 뭔가에 열정적으로 빠져본 적이 없이 적당히 잘하는 반장 히카리, 말 못할 고민으로 괴로워하는 요시코. 이미 상처입고 스스로를 가둔 아이들은 합창대회를 함께한다. 모두 한 목소리를 내야할 합창대회. 하지만 아이들을 서로 부딪치고 충돌하며, 수상은커녕 합창은 엉망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찾아온 뜻밖의 순간, 교내 마라톤 대회에서 꼴지로 들어오는 레이, 결승점을 향하는 레이의 귓가에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것은 연습했던 합창곡 <아름다운 마돈나>. 레이는 아이들의 목소리로 힘을 얻고, 뒤이어 합창단에게 다시 한번 무대에 설 기회가 찾아오는데... 소녀들은 하나된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을까? 그리고 그녀들의 상처는 치유될 수 있을까?

 

 

- 멋지게 성공하는 결말이 아니라, 앞으로의 도전을 기대하게하는 ‘열린결말’이 주는 현실적 감동!

어린 청춘에게는 응원을, 그 시절은 지나온 어른에게는 그리움을 전하는 이야기

 

<기쁨은 노래>는 성장소설이다. 인물들은 각자의 고민과 상처, 실패를 경험한다. 이들은 대부분의 우리들처럼 이 위기의 순간을 매끄럽게 넘기지 못한다. 그러기엔 어리고, 여리고, 서툴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을 외면하거나, 상대에게 분노를 터트리거나, 우울해하며 자포자기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는 어느 책제목처럼 우리들의 젊음은 불안하게 흔들리며, 외롭고 막막했다. <기쁨의 노래>의 주인공들과 우린 별반 다르지 않다.

 

<기쁨의 노래>는 누구나 거처야하는 '성장통'을 다룬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왜 그땐 그렇게 밖에 하지 못했을까하는 후회의 순간들. 그 부자연스러움과 소란함을 다룬다. 그 속에서 음악을 통해 부딪히고 어울리며 성장하는 이야기. 우리들의 이야기이기에 새삼 새로울 것도 자극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어떤 이야기보다 생생한 공감과 추억을 이끌어내기에 진한 울림을 준다. 어린 청춘에게는 응원을, 그 시절을 지나온 어른에게는 그리움으로 퍼져나간다.

 

사실, 이 점들은 다른 성장소설과 비슷하다. 다친 청춘들이 함께 모여 부딪치며, 자신을 돌아보고, 함께 나아가는 이야기. 이것만으로도 충분한데 <기쁨의 노래>는 한 가지를 더한다. 그것은 ‘또 다시 실패’와 ‘열린결말’이다. 이미 부서질 듯 위태로운 아이들이 준비하는 합창대회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우승을 거머쥐고,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을 예상하고 응원한다. 하지만 이 소설을 그렇지 않다. 합창대회는 이미 상처입은 소녀들에게 또 한번의 고배를 마시게 한다. 그리고 전혀 기대하지 않는 곳에서 아이들이 준비한 합창은 빛을 발휘한다. 이것은 다른기회로 이어지고, 아이들은 다시 무대에 서게된다. 그리고 결과는 알려지지 않고 ‘열린결말’로 끝을 맺는다. 이 결말은 이게 끝이 아니라 이들의 시작임을 알리는 신호탄과도 같기에, 독자들은 현실적인 기대와 희망, 그 설렘을 맞이한다.

 

인생은 그런것이다. 넘어지고 일어서고 하지만 또 다시넘어진다. 그리고 예기치못한 우연은 또다른 기회를 만들고, 그 기회가 성공일지 실패일지는 모른지만, 우린 도전하고 성장한다. 누구에게나 있었을 그 시절을 읽고 또 한번의 도약을 시작해보는 것을 어떨까? 이미 그 시절은 지났어도 우리들은 하루하루 나이를 먹고, 아프지만 찬란한, 끝없는 성장통을 겪고 있으니까.

 

+@ 일본영화 <워터보이즈><스윙걸즈>, 일본소설 <밤의피크닉>을 좋아한다면 읽어보자

단문체에 쉬운단어선택, 흥미로운 전개로 청소년들도 어른들과 함께 읽을만한 '좋은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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