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치 이야기>는 일본 실화를 다룬 영화로, 주인이 죽고 난 후 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는 하치라는 개의 이야기이다. 주인을 마중 나갔던 기차역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개의 모습은 관객의 눈물을 쏟아낸다. 반면, <말리와 나>는 신혼부부가 입양한 천방지축 말리의 이야기이다. 리트리버가 천사견이라는 상식을 무참히 깨버리는 말리의 우스꽝스러운 코미디. 개의 기발한 장난과 귀여운 몸짓에 관객은 웃음을 터트린다. 여기, 슬픔과 웃음을 적절히 섞어낸 원작소설이 있다. <베일리 어게인>은 하치처럼 충성스럽고, 말리처럼 장난기 가득한 베일리가 등장한다. 4번의 환생을 통해 자신의 삶의 목적을 알아가는 개의 이야기. 두 영화를 섞은 듯, 두 배로 감동적인 <베일리 어게인>을 소개한다.
‘개의 임무란 사람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명령을 따르는 것과 존재의 이유, 즉 삶의 목적을 갖는 것은 서로 다른 일이었다.
나는 내 목적이 에단과 함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가 성장하는 동안 그의 옆에 있었으므로 그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왜 나는 이번에 엘리가 된 걸까? 개가 한 가지 이상의 목적을 가질 수 있는 걸까?‘
- 4번의 환생, 개의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하치이야기>처럼 슬프고, <말리와 나>처럼 웃긴, 두 배로 강력한 감동
‘나’의 첫 견생은 유기견 엄마로부터 시작된다. 배수로 밑에서 생활하는 ‘나’. 떠돌이개로 척박하지만 자유롭게 생활한다. 그러던 어느 날, 거대한 존재(사람)에게 납치되고, ‘나’는 가족과 함께 사설 보호소로 들어간다. 그리고 마당에서 많은 개들과 지내게 된다. 늦은 밤, 엄마는 문고리를 열고 탈출했지만, 난 그 이별이 언젠가 올 것이었다는 것을 예감하고 있었다. (엄마와 떨어져 ‘사람’과 함께하리란 것을)
마당의 개들은 서열이 존재하는데, 새로 들어온 투견 스파이크가 탑독의 자리를 빼앗으면서 고된 생활이 시작된다. 스파이크는 사악해서 먹이를 뺏는 짓을 서슴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스파이크는 ‘나’의 형제를 물었고, ‘나’는 스파이크를 공격했다. 싸움에서 진 ‘나’는 한쪽 다리에 영구적인 장애를 입었다. 며칠 후 ‘나’는 사설 보호소를 떠나게 된다. 정부에서 강제 이송을 한 것이다. ‘나’는 다리에 입은 장애로 입양 가능성 불가 판정받고, 가스실에서 '안락한' 죽음을 맞이한다.
잠에서 깨어나니, 난 다시 아기가 되어있다. 견생 2막이 시작된 것이다. 난 수 많은 뜰창속에 한 마리로 태어났다. 하지만 탈출을 감행한다. 탈출의 길 속, 한 주정뱅이를 만나 그의 차에 탑승하지만, 한여름에 그는 날 차 안에 버리고 간다. 숨 막힐 더위에 죽기 직전, 한 여인이 날 구조하고 집으로 데려간다. 그리고 나는 그곳에서 ‘나’의 삶의 목적, ‘에단’을 만나게 된다.
에단은 날 구조한 여성의 아들이다. 꼬마 에단은 내 주인이 된다. 우리는 함께 먹고, 자고, 달리고, 수영하고, 찬란한 매 순간을 함께한다. 에단은 날 ‘베일리’라 부르며 애정을 쏟아 붓는다. 시간이 흐른뒤, 어느덧 에단은 청년이 되고, 축구선수로써 꿈을 키운다. 하지만 에단에게 사고가 일어나고, 그는 다리를 다쳐 꿈을 포기하게 된다. 그는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날 농장에 맡겨두고 떠난다. 가끔 날 보러 오긴 하지만, 난 항상 그가 그립다. 후에 난 나이를 먹었고, 에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음을 맞이 하게 된다. 내 삶의 목적은 에단과 함께하는 것이었고, 모든 목적을 이뤘다. 그런데...엥? 또다시 환생해버렸다.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난 다시 나의 에단을 만날 수 있을까?
- ‘개(나:베일리)의 시점’에서 벌어지는 우리(사람)는 몰랐던 이야기,
거듭하는 윤회는 재회를 위한 것, 치밀한 구성이 가져오는 감동적인 이야기.
일반적으로 개를 소재로 한 스토리는 변함없는 사랑, 조건없는 충성을 이야기 한다. 사람대 사람은 그것이 사랑일지언정 특별한 관계나 배경을 필요로 하는데, 개와 사람간의 사랑은 아무 전제조건이 없다. 그래서 대가를 바라지 않는 개의 사랑은 때론 더 진한 울림을 가져온다. 때문에 많은 영화가 있다. <하치이야기> <말리와나>가 대표적이다. 앞서 말했듯이 <베일리 어게인>은 이 두 영화가 혼합되어있는 듯 한 인상을 준다. 베일리는 하치처럼 충성스럽고, 말리처럼 개구지다. 때문에 때론 눈물을, 때론 웃음을 준다.
특히 매력적인 것은, 개의 시점에서 1인칭으로 서술되는 것이다. 사람이 예상할 수 있는 개의 생각을 넘어, 진정으로 베일리의 입장이 독자와 함께 하기에 감동은 배가 된다. 저자는 전문서적과 미국구조견협회의 자문을 얻어 책을 완성했기에, 베일리(개)의 시점이 현실적이다. 개의 삶의 목적, 주인에 대한 사랑,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님에도 다른 각도(시점)에서 진행하고, 타당성을 갖춘 통찰력 있는 필체는 새로운 감동을 끌어낸다.
감동을 끌어내는 요소는 ‘시점’외에 ‘구성’에도 보인다. 베일리는 4번의 윤회를 거듭하는데, 여러 생에 걸쳐 일어나는 사건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4번의 삶과 죽음을 통해 배운것들이 모두 개의 삶의 목적인 ‘에단’, 단 한사람을 위한 것이다. 그 마지막 순간, 죽음앞에 독자의 머리속엔 베일리의 4번의 삶이 스쳐지나가고, 결국 참을 수 없는 벅참을 견디지 못한다. 반려견이 어떤 생각으로 당신을 바라보는지 궁금한가? 그럼 이 책을 읽어보자, 사고뭉치지만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의 개. 그들의 세계의 전부가 당신이란 것을 깨닫는 순간, 사람과의 사랑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무한한 애정을 온몸으로 느끼게 될것이다.
+@ <하치이야기>에서의 슬픔, < 말리와나>에서의 기쁨을 섞은 감동과 웃음의 '단짠단짠' 베일리 이야기
개와 인간의 뻔한 이야기지만, 개의 1인칭시점 서술과 4번의 윤회가 서로 연결된 구성으로 색다르다.
영화 원작소설의 엔딩이 다르니, 영화를 봤더라도 원작소설만의 또 다른 감동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