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론도 스토리콜렉터 70
안드레아스 그루버 지음, 송경은 옮김 / 북로드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미제사건 해결률 100% 천재 프로파일러 슈나이더가 돌아왔다. 많은 서두를 하지 않겠다. 이 책이 이미 많은 것을 갖추었으니, 자칫 속도감을 저해할수 있는 요소들이 가득하지만, 그것들이 만들어가는 완성도 높은 스릴러. 입체적인 인물들은 많이 봤지만, 입체적인 사건들이 보여주는 방대한 스토리는 과격하고 장대하다. 단 사흘, 하지만 20년을 기다렸다. 


"세상엔 흑백으로 딱 떨어지지 않는 일도 있소,

흑과 백 사이에는 커다란 회색지대가 있어요.

...하지만 그건 당신이 결정할 일이오"

- 수사관들의 연쇄 자살극, 누군가의 복수극인가? 기막힌 우연인가?

숨기려는 자와 밝히려는 자의 대격돌. 회색의 정의는 무엇인가?​
    
61일 이후, 연쇄적인 자살사건이 일어난다. 도로 위를 전속력으로 역주행해 트럭을 박아버린 남자, 계단 밑으로 추락해 온몸의 뼈가 부러진 여자, 철로 위에 차를 세워둔 채 자신의 차를 폭파시킨 여자, 만찬석상에서 나와 다리 밑 철로로 투신한 여자, 그리고 욕실에서 자신의 턱을 총으로 쏜 남자... 나이, 연령, 성별도 다르다. 자살동기도 없고, 자살방식도 다르다. 그렇다면, 타살인가? 하지만 뚜렷한 타살 흔적이 없다. 정말, 우연히 차례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일까
    
고속도로 역주행 사건의 자살자(로이벡)는 죽기 전 천재 프로파일러 슈나이더에게 의문의 메시지를 전송했다. ‘61일은 우리 모두들 파멸시킬 거요' 한편 철로 위 차 폭발 사건의 자살자(안나)는 죽기 전 슈나이더와 마지막 통화를 했다. 로이벡 사건을 담당한 티나, 안나 사건을 담당한 자비네, 그녀들은 피해자들의 슈나이더와 연관되어 있음을 깨닫고, 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그는 똑같은 대답만 반복할 뿐이다. ‘당장, 이 사건에서 손을 떼시오!’ 엄중히 경고하는 슈나이더. 그는 무엇을 감추고 있는 것일까?. 얼마 후 그의 경고를 무시한 채 사건을 물고 늘어진 자비네가 실종된다. 불길한 예감, 결국 슈나이더는 사건과 마주하기로 한다.
    
한편, 61일 이전. 하디는 복수를 다짐한다. 마약밀매 조직원인 그는 20년을 감옥에서 썩었다. 그리고 이제 출감한다. 그는 모든것을 잃었다. 20년전 자신의 아내 리지와 아이들이 산채로 불에 타 죽었다. 모든 증거는 그를 향했고, 정신감정도 그가 범인임을 가리켰다. 그는 마약밀매 사실을 숨기려고, 자신의 집을 불태워 가족을 살해한 살인마가 된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는 진실을 찾으려 한다. 누가 왜 누명을 씌웠는지, 그리고 20년동안 세운 치밀한 계획을 실행하기 시작하는데... 



- 그 날의 진실, 한 가지를 향하는 다른 시간과 시선들
정의를 향한 순백의 기사가 아니다, 괴팍한 회색의 모호성을 가진 천재 프로파일러!
 
간혹, 줄거리를 요약하기 난감할 때가 있다. 인물이 많고, 사건이 많고, 인과관계가 많으면 그렇다. 딱 이 소설이 그렇다보통 이러면 방대함이 어려움으로 느껴지고, 중간중간 늘어지기 쉽상이다. 결국 맥이 쏙 빠진다. 하지만 이 책 이 아니라 을 쏙 빼놓는다. 방대한 내용임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건, 단조로운 문장과 파격적인 자살방식, 숨기려는자와 밝히려는자의 날선 대립, 정의가 아니라 회색(모호성)을 띤 괴팍하지만 인간적인 캐릭터가 '가독성'에 추진력을 더하기 때문이다
    
사실, 증거를 수집해 범인찾기를 집중하면 한 사건의 흐름을 쭉 따라가기 마련이다. 또는 범죄현장의 트릭을 밝혀내는 것에 집중하면 그 수수께끼, 문제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이 두 가지는 한 곳을 바라보기 때문에 읽기 편안하다. 쭉쭉 넘어간다. 하지만 그 끝은 단순히 재미있다에 그치게 된다. ‘대단하다라는 감탄을 내지르긴 어렵다는거다.
 
<죽음의 론도>는 단 나흘에 걸쳐 일어나는 사건을 다르고 있음에도 방대하다. 현재와 과거, 수사관 자비네와 티나, 프로파일러 슈나이더, 잠정적 범인인 하디의 시점이 교차되면서 베틀에 북 나들듯 이리저리 꼬여간다. 또한 그 시점들이 주목하는 인물들은 각자의 사정과 동기가 있어, 정의와 죄를 구분하기가 어렵다. 딱 이것 하나 때문에 이 모든 사건이 시작된 거라 꼬집기도 어렵다. 사건 자체가 다양한 단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입체적이란 말이다. 처음에는 피해자인 사람이 후에는 가해자가 되고, 자살현장이 타살현장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마구 뒤집어 재끼는 통에 정신없이 몰아친다. 결국 엮이고 설켜서 촘촘하고 탄탄한 스토리를 완성한다.
    
방대함, 복잡함, 미묘함, 모호성이 가득하다. 이런 점들은 잘못하면 맥이 쏙 빠질수도 있다. 하지만 걱정하지말자. 안드레아스 그루버가 엄청난 속도로 베틀을 짜내 독자의 혼을 쏙 빼놓으니. 자칫 장르물에서 단점이 될 수 있는 이런 많고 복잡한 것들이 성공적인 결말에 이르렀을 때, ‘재미있다가 아니라 대단하다’ 탄성이 쏟아진다.


+@ 각기 다른사건, 다른시간, 다른인물들의 시점으로 교차진행된다. 사건위주로 짜맞춰져가는 스토리이다.

입체적인 사건이 대단하다. 곳곳에서 비리가 터지면서 사건의 이면들이 밝혀질때, 그 진실은 대단한 반전들의 향연이다.

​개인적으로 번역체가 아쉽다. (괴팍한 슈나이더가 예의바른 느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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